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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중동 호흡기증후군”인 메르스가 국내에 창궐하면서 국민들은 엄청난 불안에 휩싸였다. 정부의 초기 대응이 미흡해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한 데다, 대책 및 현황 발표까지 혼선을 빚으면서 우리 국민들의 불안은 극에 달했다.

급기야 사람들이 많이 모인 다중밀집시설에서는 작은 기침 소리 하나 내기도 눈치 보였으며, 재채기라도 한 번 했다가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받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덕분에 시장 경제가 전체적으로 위축 되었으며, 서면 경제가 상당한 위협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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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산 이후 손 세정제, 마스크와 개인위생 용품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는데, 공기로 전염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면서 일반 마스크를 넘어 전문가 등급에 해당하는 산업용 N95 마스크까지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결국, N95 마스크는 국내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해외 직구를 통해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아주 많았다. 메르스가 남긴 흉터는 2015년 하반기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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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2015년 예능을 강타한 키워드는 단연 “요리”였다. 실력과 예능감을 겸비한 쉐프들이 경쟁을 펼쳤던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는 전 회에 걸쳐 주목을 받았으며, 출연한 거의 모든 쉐프들을 스타덤에 올려놓기도 했다. 대표적인 쉐프는 최현석, 샘킴, 오세득 씨 등이다.

아프리카와 같은 개인 방송을 표방한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는 백주부, 슈가보이라는 애칭을 얻은 백종원 씨가 상당한 인기를 끌기도 했는데, 그를 주축으로 “집밥 백선생” 역시 매회 깨알같은 전문가의 꿀팁을 쏟아내며 각각의 요리법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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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JTBC 홈페이지>

현재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수많은 프렌차이즈 음식점과 지상파, 케이블을 넘나드는 요리 프로그램을 석권하며 주가를 더욱 높이고 있다.

차승원과 유해진의 케미가 돋보였던 삼시세끼에서는 식재료를 직접 구해 끼니를 때우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이런 요리방송의 인기는 “1인 가구”, “요리하는 남자”라는 트렌드와 맞물려 요리 강좌 시장의 확대는 물론, 주방용품과 주방가전의 매출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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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맛

올해를 강타한 맛은 단연 단맛이다. 과자 시장에서는 정말 특이하게 품귀현상을 빚었던 “허니버터칩” 열풍 이후, 달콤함을 상징하는 “허니”라는 타이틀을 채용한 유사 제품들이 쏟아지며 바야흐로 단맛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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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간식거리에서 시작된 단맛은 주류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롯데주류에서 선보인 “처음처럼 순하리” 시리즈의 대대적인 성공 이후, 달콤한 맛이 나는 과일 맛 소주들이 연이어 출시돼 인기를 끌었으며 단맛 전성시대의 정점을 찍기도 했다.

사회학적으로 단기적인 불황에는 매운맛이, 장기적인 불황에는 단맛이 인기를 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세계적인 장기 불황으로 인해 단맛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이 같은 제품들이 유례없는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장기 불황이 계속될 경우 스트레스를 낮춰 주는 것으로 알려진 단맛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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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카봉

2014년 말부터 시작된 셀카봉의 인기는 2015년에 이르러 정점을 찍었다. 셀카봉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2015 히트 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는데, 일반 대중은 물론 정치인들조차도 셀카봉을 적극 활용할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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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pixabay>

초기에는 단순히 타이머를 맞춰 놓고 찍는 형태의 제품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블루투스를 활용한 버튼과 리모컨을 제공하는 개선형 모델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너도나도 셀카봉을 이용해 사진을 찍다 보니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았는데, 일부에서는 이 같은 문제 때문에 셀카봉 휴대 및 반입을 금지하기도 했다.

이 같은 셀카봉의 인기는 SNS와 스마트폰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된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자신의 특별한 일상을 찍어 타인에게 공유하고자 하는 현대인의 욕구가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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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캠

그 어느 해보다도 걸그룹의 직캠이 화제가 됐던 한 해였다. EXID의 하니는 단 하나의 직캠 영상으로 음원 차트 역주행의 쾌거를 이뤄 냈으며, 각종 예능 프로그램 및 공연 섭외 1순위로 손꼽히게 된 계기가 되었다.

걸그룹 여자친구 역시 우천으로 미끄러운 무대 위에서 수도 없이 넘어지며 꿋꿋이 무대를 마치는 직캠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다. 과거 굴욕샷이라는 이유로 제지받곤 한 팬의 직캠은 이제 스타들의 성공 요소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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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원 차트를 역주행시킨 EXID의 직캠 영상 >

올해의 진정한 대세라 할 수 있는 AOA의 설현 역시 과거 다수의 직캠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이 같은 걸그룹 열혈팬의 증가로 고화질 영상 촬영이 가능한 장비의 판매량이 대폭 증가하기도 했다.

작고 가볍지만, 성능은 뛰어난 풀 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가 주목을 받았으며, 고화질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4K 지원 모니터와 TV 역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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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결제

현금이나 카드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간편 결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한 해였다.

핀테크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많은 기업이 너나 할 것 없이 자사만의 간편 결제 서비스를 들고 나왔지만 이렇다 할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카카오가 “카카오페이”를 선보이면서 본격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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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삼성전자 홈페이지>

이후 3초 간편 결제로 빠른 강조한 페이나우와 네이버의 인프라와 편의성을 강조한 네이버페이 등이 널리 쓰이기 시작했으며, 최신 갤럭시 시리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삼성페이”가 등장하면서 절정을 이뤘다.

여기에 뒤질세라 LG전자 역시 간편 결제 서비스를 예고하기도 했는데, 삼성페이 만큼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쇼핑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간편 결제 시장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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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해외 시장과 마찬가지로 미래 산업의 핵심 요소로 주목받았던 “드론”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던 한 해였다. 산업적 목적으로는 각종 규제와 안정성에 발목이 잡혀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아마존이나 구글이 다양한 서비스에 드론을 시험 적용해 그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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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Pixabay>

드론에 고화질 카메라 장착이 가능하다 보니 영상 촬영에서만큼은 두각을 나타냈다. 007 시리즈를 비롯한 다수의 영화 촬영에 사용되기도 했으며, 국내에서 여러 방송국에 도입돼 방송 촬영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도 했다.

앞서 요리 키워드에서 소개한 나영석 PD의 “삼시세끼”는 이 드론을 잘 활용한 영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무엇보다도 키덜트를 주축으로 한 취미용 드론 시장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백만 원을 호가하던 이전 제품들과 달리, 20-30만 원대 제품들이 등장한 것은 물론, 적게는 단돈 몇만 원으로 드론의 재미를 즐길 수 있는 제품의 출시가 이어져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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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장기적인 불황이 계속되면서 고가의 제품보다는, 저렴하지만 성능이 부족하지는 않은 이른바 가성비가 좋은 제품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무엇보다도 대륙의 실수라 불리며 보조배터리에서부터 공기청정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출시한 샤오미같은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언제나 높은 스펙의 제품만 주목받았던 스마트폰 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었다. 비싼 고급형 제품 못지않게 중저가형 가성비 스마트폰들이 상당한 판매고를 올리며 주목을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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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출시돼 하반기까지 상당한 판매량을 기록한 갤럭시 그랜드 맥스 외에도 올해의 대세, 인기 걸그룹 AOA의 멤버 설현을 모델로 내세운 스마트폰 루나가 상당한 이슈를 끌어내며 가성비 스마트폰의 정점을 찍기도 했다.

이와 맞물려 같은 제품을 좀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해외 직구, 구매대행 시장이 덩달아 활성화되기도 했으며, 비슷한 제품을 더 높은 가격에 구매해야 하는 국내의 상황에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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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가상현실 시장은 무겁고 비싼데다 콘텐츠마저도 부족했던 초기 헤드마운트의 실패 이후 잠시 주춤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만으로 간편하게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구글 카드보드가 주목을 받으면서 장비와 콘텐츠, 모든 면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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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삼성전자 기어VR 홈페이지>

셀 수도 없이 다양한 VR 기기들이 출시되었지만 전용 콘텐츠 스토어를 갖춘 오큘러스 리프트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례적이게도 중국에서 출시된 폭풍마경 시리즈가 오큘러스 리프트와 유사한 형태의 스토어를 갖춘 채로 출시하면서 가성비 VR 기기로 주목받기도 했다.

삼성전자 역시 단 기종의 스마트폰만 지원하던 기존 제품과 달리 최신 스마트폰 4종 모두를 지원하는 기어 VR을 국내에 출시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삼성 기어 VR은 폭풍마경 시리즈와는 달리 회원가입과 사용이 비교적 간편하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주기 위한 센서가 별도로 탑재되면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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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O

올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주는 이른바 O2O 서비스의 성장이 돋보였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단순히 온라인에만 이용 가능한 서비스가 대부분이었지만, 오프라인의 서비스를 온라인에서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든 O2O 서비스가 대거 등장하며 우리의 인식과 습관을 바꿔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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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의 로고>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원룸과 오피스텔의 매물을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직방, 언제든 편리하게 10분 단위로 차량을 렌트할 수 있는 쏘카, 어디서든 터치 한 번으로 택시를 손쉽게 부를 수 있는 카카오 택시, 위치 기반으로 각종 혜택을 알려주는 것은 물론 줄을 서지 않고도 음식을 손쉽게 찾아갈 수 있는 시럽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들의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이보다 더 생활에 밀착된 집안일, 세차, 심부름 서비스가 출시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대규모 투자까지 유치해 세를 늘려가고 있다. 이같은 O2O 서비스의 강세는 후년에서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더욱 대중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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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을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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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장기적인 불황이 이어졌던 한 해였다. 소비 시장 전체가 위축되고 소비 성향까지 많이 변한 2015년이었다. 하지만, 불황이라는 단어 하나로 2015년 전체를 아우를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음식과 취미를 중심으로 하는 개인의 가치 소비가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1인 가구의 증가로 맛집 방문을 넘어 직접 요리를 하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스트레스를 낮춰주는 단맛을 선호했음은 물론이다. 더불어 자신의 만족을 위해 거금을 아끼지 않는 모습은 이제 더이상 낯설지 않은 소비 성향이 되었다. 취미로 즐길 수 있는 드론, 전동휠, VR, 카메라 등이 바뀐 소비 성향을 잘 나타내준다. 또한, 이 모든 소비 행태를 가성비라는 개념이 관통하고 있다.

이처럼 올해는 고달픈 삶에서 작은 위로를 얻기 위한 가치 소비가 이어졌으며, 이를 타인에게 자랑하고자 하는 욕망 역시 여전했다. 올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에는 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모쪼록 더 이상 나빠지지만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다나와 테크니컬라이터 ‘유성우’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