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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나영 몸매가 열일했다
(이미지출처: 유니클로)

세상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내복을 입는 사람과 절대 입지 않는 사람. 특히나 후자의 경우 ‘나는 얼어 죽더라도 내복 같은 건 입지 않는다!’는 어떤 곧은 기상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다. 존경한다. 사실 나 역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복에 대해 강경한 거부권을 행사했던 사람 중 하나다. 물론 다 옛말이다. 지금의 나는 한겨울에 내복 없는 외출은 상상만으로도 오금이 저리니까. 내가 내복에 굴복한 건 나이가 들면서 관절 마디마디가 시려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내 마음속으로 유니클로 히트텍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전까지 나에게 내복은 만 13세 미만의 아동이나 50대 이상의 어른들만 입는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유니클로 광고에서 이나영의 군살 하나 없는 마른 몸 위에 걸쳐진 내복은 내가 거부했던 내복과는 차원이 달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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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나이는 나만 먹나보다
(이미지출처: 유니클로)

유니클로가 ‘히트텍’이란 후끈한 이름의 발열내복을 세상에 선보인 것도 벌써 10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입기만 하면 몸의 온도를 10도 정도는 화끈하게 올려줄 것만 같았던 히트텍. 하지만 정말 그럴까? 히트텍으로 시작된 발열내복의 열기를 한 발짝 떨어져서 관찰해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 “다들 발열내복 잘 입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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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열 내복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위해 다나와 내부 직원 중 94명에게 ‘발열내복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물었다. 일단 발열 내복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발열 내복을 입어본 경험이 있는지를 묻는 게 먼저다. 전체 94명 중, 61%에 달하는 57명이 발열내복을 구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Q. 발열내복 정말 따뜻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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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열내복을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밝힌 사람들에게 발열내복의 만족도에 관해 물었다. 54%가 보통, 39%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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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열내복이 일반내복보다 더 따뜻한가? 에 대한 질문에는 58%가 잘 모르겠다고, 16%는 아니라고 답했다. 놀랍게도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발열내복의 효과를 뚜렷하게 체감하지 못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발열내복의 ‘후끈한’ 발열 효과에 온전히 만족한 사람은 26%였다. 전체 응답자의 4분의 3이 발열내복의 효과를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Q. 발열내복을 사는 이유 = 디자인?

그렇다면, 많은 사람이 발열내복에서 큰 발열 효과를 느끼지 못했음에도 발열내복을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거기에 대한 대답은 아래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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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열내복을 사는 사람들의 64%가 일반 내복보다 세련된 디자인 때문에 발열내복을 산다고 밝혔다. 맞다. 과거 일반내복은 조각미남 정우성도 순식간에 동네 바보형으로 만드는 디자인이었다. 일단 색감부터 화려하다. 살색, 비둘기색, 새빨간 색 등 행여 남의 눈에 보일까 무서운 컬러감을 자랑했다. 무시무시한 빨간 내복 앞에선 원빈도 살아남을 수 없을걸? 하지만 요즘 나오는 발열 내복은 블랙, 네이비 등 차분한 컬러와 티셔츠인지 내복인지 구분이 힘들 정도로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한다. 나도 유니클로의 히트텍을 입고 밖에 나간 적이 몇 번 있다. 입으면 내복이 아니라 고급 티셔츠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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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발열내복은 내복의 두께가 옷의 핏을 망치는 참사를 막기 위해 소재도 얇은 것을 사용한다. 몸에 너무 쫙 달라붙지 않고 적당히 여유가 있는 디자인으로 착용감도 뛰어나다. 이를 말해주듯 발열내복의 착용감을 묻는 말에 79%나 되는 사람들이 활동하기 편했다고 답했다. 이를 보아 발열내복을 입는 가장 큰 이유는 ‘내복 같지 않은 세련된 디자인’과 ‘몸에 촤르륵 떨어지는 부드러운 촉감’, ‘움직이기 편한 착용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Q. 발열내복을 안 사는 이유

한편, 앞서 발열내복 구매여부 조사에서 94명 중 37명은 한 번도 발열내복을 구매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유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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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열내복을 안 사는 사람의 대부분이 그냥 내복 자체가 싫다는 답변을 했다. 그들이 내복을 입지 않는 이유는 추위에 맞서는 남자의 마지막 자존심 같은 걸까? 아니면 단순히 다른 사람보다 추위를 덜 타는 걸까. ‘그냥 내복이 싫다’는 답변에서 사나이의 호연지기가 느껴진다. 특히 한 사람은 기타 의견으로 ‘몸에 열이 많음’이라고 답했는데, 이쯤 되면 가히 호걸의 기개라고 할만하다. 두 번째로 많은 답변은 발열내복의 발열 효과에 대한 의심 때문이었다.

Q. 발열내복을 산 사람들의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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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열내복을 산 사람들도 나름의 아쉬운 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 물었다. 1위는 가격. 구매자 57명(미응답 2명 포함) 중 절반이 훌쩍 넘는 38명이 가격이 비싸다고 답했다. 주요 내복 브랜드 사에서 주력으로 내세우는 발열내복 제품들은 일반내복의 두 배가 넘는 콧대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만약 발열내복을 입고 따뜻함을 느끼지 못했다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은 재구매를 막는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번 문항에서도 ‘보온력이 약하다’는 답변이 ‘가격이 비싸다’에 이어서 2위를 차지했다. 보온력만 놓고 보면 ‘가성비’에 의문이 들 수 있는 상황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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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의외로 다른 사람에게 발열 내복을 추천하겠냐는 질문에는 과반이 넘는 55%의 사람들이 추천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만족도와 보온력 여부 조사에서는 부정적이거나 보통이라는 반응이 많았는데, 사뭇 다른 결과다. 애매한 보온력에 비해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련된 디자인과 우수한 활동성에 높은 점수를 줘서 발열내복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거나 선물을 할 의향이 있다는 것. 발열내복이 일종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아 간다는 증거가 아닐까.

■ 그밖에 남겨진 말들

한편, 기타 주관식 의견으로는 “이번 연도에는 구매해서 입어볼 예정입니다”라는 발열내복 미경험자의 의견, “발열내복은 얇고 움직이기 편해 좋다. 하지만 가만히 있으면 춥다. 뛰어야 한다. 사람들은 가만히 있으면서 발열이 안 된다고 함. 누가 이것도 좀 말해주세요”라는 발열내복 추종자의 간절한 외침, “부모님도 기모내복이 더 좋다고 하셔서 부모님 선물용으로 발열 내복은 비추” 등의 의견이 눈에 띄었다.

▶ 한겨울에는 안에 입기 좋고, 얇아서 활동성에 더욱 좋은거 같습니다. 다만 좀 비싸서…
▶ 유니클로 히트텍 짱짱맨
▶ 착용감이 편해 활동하기 좋지만, 일반 내복과 보온성 면에서는 별 다를게 없다.
▶ 그냥 티셔츠를 입는것보다 확실히 따뜻하구요. 강추합니다.
▶ 발열내복보단 기모 내복이 훨씬 보온성이 좋은거 같아요
▶ 착용감이 좋고 움직임에 불편함이 없어서 좋았다.
▶ 그냥 옷 여러겹 겹쳐 입은 것과 다른게 없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 이번 년도에는 구매해서 입어볼 예정입니다.
▶ 얇고 움직이기 편해 좋음. 근데 가만 있으면 추움. 뛰어야 함. 근데 사람들은 가만 있으면서 소용 없다고 함. 이것 좀 알려주세요.
▶ 발열력이 약한듯 했음. 부모님도 기모내복이 더 좋다고 해서 선물용으로도 비추

■ 결론 : “내복=촌스럽다” 극복한 발열내복, 재도약이 필요하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나와 직원 94명의 경우 발열내복에 대한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보통 수준이다. 우리가 오랫동안 발열내복 광고에 노출되었고, 세련된 디자인에 매료되 발열내복에 점차 마음을 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발열내복의 발열 효과에 대한 의문과 불신은 기존 제조사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만족도 조사 결과나 발열효과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보면, 일반내복(기모내복 포함)과 발열내복의 대결에서 아직 발열내복이 완전히 승리한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유는 상대적으로 약한 보온력과 비싼 가격. 발열내복에 만족하고 추천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 이유가 발열 효과보다 디자인과 세련된 이미지 때문이라는 것은 ‘발열내복’ 이라는 명칭이 허위/과대광고라는 일각의 비판을 도드라지게 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공개되는 신제품 발열내복들은 기모 가공, 광발열 등의 신기술 적용으로 보온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복은 촌스러운 옷’이라는 오명을 떨쳐내는 데 일등공신이었던 발열내복. 이제 ‘발열내복은 보온력이 별로’라는 지적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에 나설 때다.

■ 내가 발열내복이다

자, 마지막으로는 기존 발열내복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새로이 등장한 대표제품들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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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히트텍 울트라 웜

유니클로가 올해 새롭게 선보인 제품. 기존 히트텍과 동일한 네 가지 원사를 사용했으나 배합율을 달리했다. 안쪽에는 기모 가공을 더해 기존 히트텍의 약한 보온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기모 가공으로 인해 두께감이 생기면서 기존의 얇고 몸에 차르르 떨어지는 착용감을 중시했던 사람들에게는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우리가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입었던 히트텍이다. 오래 두고 사귄 벗같이 친근한 발열내복 아닌가, 믿고 입을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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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 히트업

트라이의 발열내복 라인 히트업. 땀을 빠르게 흡수하고 흡수된 수분을 열로 바꿔 체온 저하를 막아 보온효과를 내는 발열내복의 기본에 충실한 제품이다. 우리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해 소재와 기능 활용에 따라 베이직, 액티브, 익스트림 라인으로 나눴다. 그중 셔츠 안에 입어도 내복이 보이지 않는데 신경 쓴 ‘히트업 플러스 크루넥’과 일상생활에서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히트업 플러스 타이즈는 요즘같이 추운 날씨에 매서운 겨울바람으로부터 당신을 든든하게 지켜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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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C 보디히트

BYC는 이름처럼 몸의 열기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발열내복을 선보였다. 일반적인 흡습형 발열내복과는 다른 광발열 기술을 적용했다. 몸에서 나오는 미량의 적외선을 열에너지로 전환하는 광발열(솔라터치) 원사를 사용해 몸을 움직이거나 땀을 내는 여부에 영향을 덜 받는다. 움직임이 없으면 발열효과가 없는 일반 발열내복의 단점을 보완한 기술이다. 더 얇아지고 부드러우며 신축성 있는 원단 덕분에 아무것도 입지 않은 것처럼 가볍고 착용감이 훌륭하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송기윤(iamsong@danawa.com)
글, 사진 / 테크니컬라이터 이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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