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최근 렌터카를 빌려 운행하다가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했다. 로드 레이지(Road Rage)가 횡행하는 작금의 세태에 불안감을 감출 수 없어 거북이 운전을 했지만 헛일이었다. 합류도로 방향을 역행해 달려드는 차에는 속수무책이었다. 결국, 합의를 통해 원만히 마무리했지만 그전까지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교통사고 상황을 설명하기란 여간 머리 아픈 일이 아니었다. 출동한 사고처리반을 비롯해 교통경찰과 보험사 측 사고담당자들까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일은 사고의 후유증보다 더 큰 부담이었다.

이들에게 사고 상황을 아무리 잘 설명해도 되묻는 일이 반복되었기 때문. 블랙박스 영상도 없어 아쉬웠는데 파손된 차량 부위만 촬영하고 제대로 된 현상사진을 남기지 않은 것이 큰 실수였다. 그렇다면 교통사고 현장 사진 촬영, 어떻게 찍어야 할까?

부분보다 사고현장을 담아야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당황한다. 이때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촬영하는 곳은 대부분 사고로 인해 파손된 부위다. 하지만 차량의 파손된 부위는 현장 상황을 제대로 설명해줄 수 없다. 따라서 파손된 부위를 찍기 전에 교통사고 장소와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전체 사진이 필요하다. 사고장소에 일단 차량을 두고 30m가량 떨어져 전경 사진을 담아야 한다. 특히 도로 위에 일방통행이나 합류도로 방향 등의 표시가 있으면 사고 장면과 함께 찍어 둬야 한다. 혹시 교통신호가 아직 바뀌지 않았다면 반드시 카메라에 담도록.

심야에 사고가 났다면 혹은 전방을 주시하는데 장애물이 있었다면 얼마나 어두웠고 장애물이 얼마나 시야를 가렸는지 확인시켜줄 수 있도록 사진을 남겨야 한다. 객관적으로 기록을 남기는 일이야말로 사고를 증명하고 제대로 보상받는 길이다. 간혹 교통사고로 인한 정체 때문에 뒤차가 경적을 울리기도 하지만 양해를 구하고서라도 현장사진을 담을 수 있는 시간을 놓쳐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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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손된 부위는 근접 촬영하라

교통사고로 인해 파손된 부위는 최대한 가까이서 촬영해야 한다. 사고 현장의 상황을 담는 사진을 먼 거리에서 찍는 것과 정반대의 상황이다. 가까이서 찍는 것과 더불어 파손 부위가 구체적으로 차량의 어느 부분인지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 이처럼 파손부위를 세부적으로 근접 촬영하는 이유는 교통사고 당시 사고차량이 어느 정도로 달렸는지 속도를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교통사고에서 얼마나 빠른 속도로 달려와 부딪혔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만약 사고 차가 과속(제한속도 20km초과)으로 달렸다면 현행 도로교통법상 11대 중과실에 속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차와 도로구조물과 충돌이 있었다면 사고로 인해 파손된 도로구조물도 촬영해 두어야 한다. 파손부위 정도로 속도를 추정하는 원리와 같고 도로구조물이 도로교통법상에 합당하도록 설치되었는지 아니면 사고를 유발할 수밖에 없는 구조물이었는지 향후 항변의 실마리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블랙박스 역할을 하는 자동차 앞바퀴

교통사고 사진을 찍을 때 빼놓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는데 바로 자동차 앞바퀴다. 자동차 앞바퀴는 그 방향에 따라 피해자와 가해자를 가르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끼어들기로 인해 접촉사고가 발생했다면 특히 중요한 단서는 모두 자동차 앞바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차 바퀴 방향을 반드시 카메라에 담도록 하자. 간혹 이런 점들을 눈치채고 앞바퀴를 서둘러 반대방향으로 돌리는 사고 가해 운전자도 있는데, 앞바퀴와 지면이 닿는 부위를 근접 촬영하면 바퀴를 돌리는 자국이 남아 확인할 수 있다. 지면에 남은 타이어 마크도 분명 중요한 단서가 된다. 바퀴와 함께 이 지면의 타이어 마크를 같이 찍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상대편 블랙박스도 반드시 촬영하라

최근에는 블랙박스를 장착한 자동차들이 많다. 교통사고의 중요한 정보를 담은 동영상은 사고를 증명하는 결정적 단서로 매우 귀중한 정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교통사고를 일으킨 사고 가해자들 가운데 일부는 블랙박스가 없다고 하거나 있어도 작동하지 않는다고 발뺌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위해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상대방의 블랙박스를 촬영하고 동작하는 상태를 상대편에게 확인시켜야 한다. 물론 영상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장의 여건을 비롯해 블랙박스 영상 소유자가 영상을 제공하는 데 합의해야만 가능하다.

교통사고는 한쪽의 일방적 과실에 의해서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 과실비율을 조정하려는 다툼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만사 보험으로 처리하겠다는 사람이라면 상관없지만, 보험사는 상호 원만한 합의를 우선 하므로 사고 과실비율을 적극적으로 조정해주지 않는다. 따라서 사고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 엔카매거진  김경수 기자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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