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필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꼭 필력이 없더라도 구성만 잘 맞추면 잘 쓴 글처럼 모양새를 갖출 수 있다. 속인다는 개념이 아니라 그럴듯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마치 정식으로 요리를 배운 적이 없더라도 인터넷 레시피를 따라 하면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이치와 같다.

오늘 말하려고 하는 것이 바로 이 ‘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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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예전 이야기를 하면, 지금과 비슷한 기분을 느꼈던 게 아마 2008년 11월 어느 날이었을 것이다. 아침 출근길에 느끼는 겨울 냄새를 맡으며 첫 출근의 설렘을 안고 걸었다. 그때가 바로 수험생활을 잠시 내려놓고 인턴 기자로 첫걸음을 뗀 시기다. 솔직히 당시엔 ‘기사’의 ‘ㄱ’자도 몰랐다. 그저 인터넷에 올라오는 기사를 읽기만 했다. 그 결과는 당연했다. 인턴기자였지만, 내게 기사를 쓰길 요구했던 이들 덕택에 난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속만 태웠다. 아주 까맣게 불탔다.

지금 생각해보면, ‘틀’이라 것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였다. 스트레이트가 뭔지, 박스가 뭔지 아무런 개념이 잡혀 있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스트레이트와 박스의 개념을 잡기까지는 2년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 선배들은 박스 기사라고 말은 하곤 했는데, 그 누구도 속 시원하게 박스 기사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이는 없었다.

 글을 못 쓰는 이유?

지금까지 내가 겪은 바를 토대로 얘기하면, 글을 못 쓰는 이유는 두 가지다.

(1) 너무 많은 소재를 가지고 있어서 그걸 주체할 수 없거나 그 반대이거나

(2)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의 틀을 몰라서 구성에 대해 고민을 하다 시간을 허비하거나

(1)의 경우엔 본인이 쓰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추려내면 될 것이다. 소재가 없다면 소재를 발굴하는 훈련을 하면 될 것이다. (1)의 경우는 문제 될 게 없다.

이번에 말하고자 하는 것은 (2)에 대한 이야기다.

 

글 잘 쓰는 방법을 묻는 이들에게

다들 잘 안다. 글 잘 쓰는 방법. 어떻게 써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

글 잘 쓰는 방법은 단순하다. 많이 읽고 많이 써봐야 한다. 필사가 이 두 가지를 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필사란 사전적 정의로 책이나 문서 따위를 베껴 쓰는 것을 말한다. 베껴 쓰기를 하다 보면 눈과 손이 글의 틀을 익히게 된다. 작가가 되기 위해 수백 번 필사를 한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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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는 글의 틀을 습득하는 과정이다. 눈이 틀에 익숙해지고 뇌가 틀의 구조를 학습하게 되면 어느 순간부터는 자연스럽게 글의 내용만 떠올라도 틀을 자유자재로 끄집어내서 사용하게 된다.

 기교는 그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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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좋은 글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명심해야 한다. 앞으로 글을 읽을 때 글의 구성과 문장과 문장 간의 연결, 문단과 문단의 이음, 단어의 선택 등을 꼼꼼히 살피면서 보길 권한다.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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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다가 감탄사가 나올 만큼 마음의 울림을 주는 글을 발견하면, 스크랩하는 습관을 들여라. 그리고 그 글을 필사해라.

많이 써야 하고 많이 읽어야 한다. 사람마다 글을 보는 눈높이가 다르다. 자신이 감동한 글이 본인 수준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글이다. 다른 이가 감동했다고 해도 내게 마음의 울림이 없다면 그건 좋은 글이 아니다.

필사는 기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열정을 가지고 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하면서 즐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