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색만 까맣지 다른 한국 사람들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현민이 커버

“여기서요?”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서 만난 17세 모델에게 ‘워킹’을 주문하자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첫걸음을 떼자 순식간에 프로모델의 포스를 보였습니다.

청계천을 런웨이로 바꿔버린 ‘국내1호 흑인 혼혈모델’ 한현민군(한광고1).

지난해 봄, 한상혁 디자이너의 ‘2016 F/W 시즌 heich es heich 쇼’를 통해 데뷔한 이래 굵직굵직한 패션쇼 무대 30여개에 올랐습니다.

모델로 발탁된 건 지난해 3월.

인터넷에 올린 사진을 보고 현재 소속사인 윤범 SF모델스 대표가 만나자고 연락을 해왔습니다.

둘은 이태원에서 만났고 윤 대표가 대뜸 제안했다. “해밀턴 호텔 앞에서 한번 걸어볼래?”

현민군은 워킹을 배운 적은 없지만 평소에 유튜브 영상으로 모델들이 걷는 모습을 찾아봤습니다.

봐온 것이 시나브로 실력으로 쌓였는지 윤 대표는 단박에 계약했습니다.

“제가 워킹을 했을 때 후광이 번쩍했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1년만에 ‘라이징 스타’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까만 피부색 때문에 데뷔 전까지만 해도 자신감은 바닥이었습니다.

“유치원 다닐 때 제게 물건을 던지는 친구들도 있었고, 친구 엄마가 ‘까만 애랑 놀지마’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예전엔 사람들이 쳐다보면 숨고 싶었지만 패션모델로 활동하면서 자신감이 점점 쌓여갔습니다.

이제는 런웨이 무대로 쏟아지는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게 됐다고 했습니다.

“키 188㎝, 몸무게 64㎏를 유지하기 위해 패션쇼나 촬영이 있기 3일 전부터 굶어요. 너무 배고프면 사과와 고구마를 먹긴 해요. 내일은 패션쇼 일정이 없으니 밤에 라면 끓여 먹으려고요(웃음).”

하얀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으니 영락없는 ’10대 소년’이었습니다.

뉴스1 정수영 기자, 송영성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