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잘 나오는 법이 무엇이냐”는 궁금증, 가져본 적 있으시지요? 나는 연비가 9km/L 밖에 안 나오는데 같은 차 타는 다른 인간은 12km/L나 나오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매달 들어가는 기름값에 마음 아파한 적은 없었는지요?

이런 고충을 아는 여러 매체들은 때마다 ‘기름값 아끼는 법’을 골자로 하는 조언들을 쏟아내곤 했습니다. 예컨대 ‘급’자가 들어가는 행동을 하지 말고, 트렁크를 싹 비울 것을 권하고, 속도를 천천히 끌어올리되 느긋한 맘으로 운전할 것을 얘기했지요.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이렇게 차를 타고 다니면? 우리는 도로의 민폐가 될 게 뻔합니다.

이 콘텐츠는 여기서 출발했습니다. 연비를 좋게 만드는 법은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그걸 기억하는 건 어려운 일이고, 모조리 실천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에 연비 좋게 하는 법 중 현실에 가장 현실에 맞닿아 있는 것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간단히 다섯 가지만 꼽았습니다. 실현 가능한 얘기들로써 기름값 아끼고 오늘 밤에 치킨 사 먹어 보아요.

첫째, 가속은 힘차게 하되 ‘항속’하세요
차가 기름 먹는 원리를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1) 운전자가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2) 자동차가 가속 의사를 인지하고 3) 엔진의 실린더에 연료를 분사하거나 스로틀 보디를 열어주는 것. 이때의 연료 분사량은 엑셀러레이터 페달 밟는 양에 비례합니다. 결국 엑셀 페달을 깊이 밟으면 기름을 많이 먹고, 적게 밟을수록 기름을 덜 먹는다는 거죠.

이 때문에 대개의 전문가들은 “연비를 따진다면 엑셀을 조금만 밟으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정지상태에서 바퀴를 굴릴 때, 즉 가속 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적게 밟아 서서히 속도 올리기를 당부했지요. 너무나 맞는 말입니다. 위의 원리에 대입해보면 연료 분사량이 줄어 모두가 ‘연비왕’이 될 수 있을 테죠.

하지만 매 신호마다 오른발에 온 신경을 기울이며 출발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결국 편하고자 타는 게 자동차인데 말이에요. 무엇보다 변속기의 다단화가 진행된 오늘날에는 이게 꼭 맞는 말도 아닙니다. 예전 차들의 경우 최고 단에 물려도 엔진이 빠르게 돌아 연료 절약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게 사실. 자동변속기는 4~5단 기어가 전부였기에 항속하는 것보다 서서히 가속해 기름 아끼는 것이 중요했지요. 하지만 요즘에는 소형차까지 6단 자동변속기가 보급된 세상입니다. 이로써 최고 단에 물렸을 때의 연료 절감 효과가 매우 좋습니다. 결국 골골거리며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보다 오히려 재빨리 가속한 뒤 톱 기어로 항속하는 게 연비에 유리하다는 논리입니다.

여담이지만 자동차 입장에서 약한 힘으로 가속하는 건 ‘고부하 조건’에 해당됩니다. 일부 직분사 엔진 차들의 경우 이때 까르륵거리는 노킹을 수반하는 게 그 증거죠. 따라서 무조건 서서히 가속하기보다는 원하는 속도까지 빠르게 끌어올린 뒤, 그 속도를 유지하며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살짝만 밟아 보세요.

둘째, 메이커에서 권장하는 엔진오일도 충분합니다
자동차가 힘을 내어 굴러갈 때는 필연적으로 동력성능을 깎아 먹는 ‘저항’이 있기 마련입니다. 바퀴의 구름저항과 변속기의 저항, 공기저항 등이 대표적이지요. 하지만 엔진 자체에도 저항이 있다는 걸 아시나요? 이 중에서는 실린더 내벽과 피스톤 간의 저항이 가장 크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엔진 내부에는 필연적으로 마찰을 줄이기 위한 기름(엔진오일)이 들어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친환경이 자동차의 핵심 가치로 떠오름에 따라 여러 메이커들이 저점도의 ‘저마찰 엔진오일’을 권장합니다. 구체적으로 5W20~5W30의 저점도 오일을 순정으로 채택, 엔진 마찰 저항을 줄여 좋은 연비를 이끌어낸다는 원리입니다.

물론 엔진오일의 역할은 윤활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폭발로 인해 뜨거워진 엔진을 식히기도 하고 연소에 따른 불순물을 정화하기도 하죠. 그래서 순정 엔진오일일지라도 고출력 차량에는 0W40에서부터 심지어 0W60과 같은 고점도 오일까지 들어갑니다.

이러한 엔진오일의 중요성 때문에 일부 자동차 전문가나 정비사들은 고가의 합성 엔진오일을 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건 대개의 운전자에게 계륵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주행환경에서는 메이커가 권장하는 순정의 저마찰 엔진오일도 충분하다는 얘기입니다. 엔진 보호의 목적을 우선 고려해 고점도 오일을 쓰면 가속이 둔해지고 연비가 나빠지거든요. 따라서 자신의 주행 환경과 운전 스타일을 고려, 괜찮다면 메이커가 권하는 엔진오일을 쓰는 걸 추천합니다. 메이커가 가속과 내구성, 연비까지 모두 생각해 설정한 제품일 테니.

셋째, ‘뜨거운 것’들은 마음껏 트세요
가끔 이런 얘기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기름 아끼려고 히터 잘 안 튼다”고. 아무래도 에어컨을 틀면 연비가 나빠지니 히터도 으레 그럴 거라고 아는 듯합니다. 독자 여러분 중에도 분명 있을 거예요. 히터 틀면 기름 많이 먹는다고 여기는 분.

하지만 히터가 연비에 끼치는 실질적인 영향은 ‘거의’ 없습니다. 엔진 힘을 빼먹는 에어컨과 달리 히터는 그저 엔진 열을 실내로 보내주는 개념에 가깝거든요. 물론 이때에는 블로워 모터를 돌리기 위해 전기가 필요하고, 그로 인해 발전기가 돌기도 합니다. 발전기는 엔진에 벨트로 걸려 있어 부하로 작용하는 게 사실이고. 그러나 이게 출력 내지 연비에 끼치는 영향은 일반적인 운전자가 느끼기 어려울 만큼 미미합니다. 따라서 여름철에 사용하는 에어컨과 달리 동절기의 히터나 스티어링 휠 열선, 시트 열선은 기름값 걱정 말고 마음껏 써도 좋습니다.

넷째, 창문 여는 것보다는 에어컨을 추천합니다
여름에 에어컨을 틀면 연비가 나빠진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얘기일 것입니다. 뜨거운 공기를 제거하고 찬 바람을 내보려면 필연적으로 콤프레셔(압축기)가 돌아야 하는데, 이게 엔진에 벨트로 걸려 있어 출력을 떨어트리면서 기름 많이 먹게 만드는 거죠. 보통 에어컨을 틀고 다니면 많게는 20%까지 연비가 나빠지는 걸 볼 수 있는데요. 이런 현상은 경차나 소형차 등의 저출력 차량에서 더욱 두드러지곤 합니다. 그래서 기름값에 예민한 일부 운전자는 에어컨 대신 창문을 열고 다니기도 하죠.

그렇다면 창문을 열고 달리는 것과 에어컨을 트는 것 중 어떤 게 기름을 많이 먹을까요? 이를 입증하기 위해 그동안 여러 자동차 전문 언론과 기관들이 테스트를 실시해왔는데, 결론은 ‘그때그때 다르다’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에어컨 대신 창문을 여는 게 획기적으로 기름을 아낄 만한 방법은 아니라는 사실.

결국 선택의 문제로 귀결될 텐데 필자는 창문 개방보다 에어컨 트는 걸 추천합니다. 창문 열면 에어컨 틀었을 때에 비해 운전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아울러 열린 윈도로 다른 차 바퀴 회전력으로 튄 돌이나 이물질이 실내로 들어올 수 있고 대기 환경이 나쁜 수도권에서는 내장재의 오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더운 날 창문 여는 것보다는 에어컨이 시원한 게 자명하죠. 보태어 기술 발전으로 최신 차량은 에어컨 작동에 따른 기름 소모율이 전보다 크게 줄었습니다. 또 ‘에코’ 모드에서는 에어컨 콤프레셔의 작동 빈도를 최소화해 기름을 절약하고, 가속 환경 등 엔진에 부하가 걸릴 때는 에어컨이 저항으로서 덜 작용하기도 합니다.

마지막, 타이어를 주기적으로 체크
타이어 공기압이 낮아지면 주행안정성이 떨어집니다. 심할 경우는 스탠딩 웨이브 현상이 발생, 휠에서 타이어가 빠져버릴 수 있죠. 결정적으로 연비도 나빠집니다. 방금 바람 넣은 자전거는 훅훅 잘 나가지만 바람 빠진 자전거는 굴릴 때 다리 힘이 많이 들어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래서 타이어 공기압은 늘 철저히 관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적어도 매월 한 번 이상은 체크하세요. 승용차 타이어의 적정 공기압은 대게 30~34psi. 이보다 정확한 수치를 알고 싶다면 운전석 도어 문턱에 붙은 레이블을 확인하면 됩니다. 취향에 따라 연비를 중시하는 입장이라면 2~3psi를 더 넣어도 좋습니다만 가장 이상적인 건 메이커의 권고 수치를 따르는 것입니다. 다만 공기는 열을 받으면 팽창하므로 주행 후 두어 시간 정도 지난 다음 공기압을 점검하는 걸 추천합니다(휴대용 공기압 체크기는 오픈 마켓에서 만 원 정도에 살 수 있습니다).

하나 더 팁을 드리자면 타이어 선택 시 ‘구름저항 또는 회전저항(RR)이 적은 제품을 찾는 것’입니다. 이른바 에코 타이어나 친환경 타이어로 일컬어지는 것들은 차를 타력으로 굴러가게 해 좋은 연비를 자아내도록 하니까요. 이걸 어떻게 체크하냐고요? 지난 2012년 12월 1일부터 에너지관리공단의 ‘타이어 효율 등급제’ 실시에 따라 타이어 제조사는 모든 승용차용 타이어에 회전저항계수와 젖은 노면 제동력 지수를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회전저항계수가 1에 가까운 제품을 선택하면 기름을 아끼는 데에 도움이 되겠지요. 이 결과값은 각 타이어 제조사 또는 에너지관리공단 홈페이지(http://bpms.kemco.or.kr/tire/)에서 한눈에 확인 가능합니다.

TIP! 국내에서 판매중인 차량의 연비, 한눈에 보는 방법
그동안 자동차 연비를 확인하기 위해 제조사 홈페이지를 들락거렸다면 이제는 그럴 필요 없습니다. 한국에너지공단 홈페이지(bpms.energy.or.kr/transport_2012)에 가면 국내에서 팔리는 모든 차의 연비를 한번에 볼 수 있거든요.

2018년 8월 말 기준, ‘표시연비 좋은 순’으로 정렬하면 엔진 품은 자동차 중 1등은 기아 K5 PHEV입니다. L당 23.8km를 간다지요. 2등은 현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로 22.4km/L. 3등이자 수입차 중 1등은 토요타 프리우스로 L당 21.9km를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