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위해 가방을 챙길 때 세면도구와 비상약 정도는 당연하고, 모바일 기기를 충전하기 위한 케이블과 멀티 어댑터 등 챙겨야 할 필수품이 점점 많아진다. 이 중에서 최근 해외여행의 필수 아이템이 된 것이 인터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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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디서나 편리하게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됐지만, 그래도 해당 지역이나 장소의 무료 무선인터넷만으로는 연결 상태도 불안하고 속도도 만족스럽지 않다. 모바일 기기에 장착하는 선불 유심칩부터 통신사의 데이터 로밍 서비스, 별도로 신청하는 포켓 와이파이 등 해외여행 중에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에 대해 알아보자.

하나. 신청만 하면 OK, 가장 간편한 “통신사 데이터 로밍 서비스”

SKT, KT, LGU+ 3개 통신사에서는 자사의 전용 멤버십 서비스에서 데이터 로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화나 앱으로 신청하는 것 외에 다른 준비과정이 필요 없어, 해외에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한 방법이다. 거의 모든 스마트폰이 자동 로밍 기능을 제공하는데, 미리 데이터 로밍 서비스를 신청해 두면 따로 설정해줄 필요도 없고, 해당 국가에 가면 자동으로 그 지역에서 제공하는 통신 서비스와 연결돼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통신사 서비스인 만큼 이용 가능한 국가도 3가지 데이터 이용 방법 중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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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대체로 데이터, 음성, SMS 등 3가지로 구분된다. 이 중에선 데이터 서비스 신청이 압도적으로 많고, 다른 2가지는 신청 빈도가 높지 않다. 음성이나 SMS의 경우 각종 메신저 앱 내에서도 데이터를 이용한 음성 통화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들도 음성 통화가 포함된 상품보다는 데이터 전용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좀 더 경제적이다.

3개 통신사의 데이터 로밍 요금제는 이용 범위와 가격이 비슷하다. 가장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하루 100MB 요금제는 기본 1만 원에 VAT를 포함해 하루 11,000원이다. SKT의 경우 약 1천 원이 더 저렴한 9,900원이다. 100MB의 용량이 국내에서는 매우 적어 보이지만, 해외에서는 지도를 검색하거나 여행에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는 정도로는 적당하다. 정해진 용량을 초과해도 속도가 약 200Kbps 정도로 낮아질 뿐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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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데이터를 구입해 USIM 칩에 담아 간다! 선불 유심 칩

길거리를 걷다 보면 편의점에 붙어 있는 ‘Prepain SIM’ 포스터를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선불로 데이터와 음성통화 시간을 SIM 칩에 충전해 구입하는 선불 USIM 칩이다. 국내 편의점인데도 영어로 쓰인 것은, 국내에서 선불 USIM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대부분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여행자들도 여행지의 공항이나 편의점에서 선불 USIM 카드를 구입해 스마트폰에 장착하면, 자기가 사용할 만큼만 요금을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 통신사 정보가 저장되는 부분이기에 선불 유심칩을 장착하면 새로운 번호가 부여된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세컨폰으로 선불폰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대부분의 선불 유심칩은 유효기간이 있어 같은 번호를 2년 이상 사용하는 것은 어렵다.

대부분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통신사와 기간 약정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혹자는 만약 USIM 칩을 빼면 약정이 풀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한다. 이는 과거 국가별로 스마트폰에 컨트리 락(지역 제한)이 걸려 있는 경우에는 걱정해야 할 일이었지만, 2012년 이후에는 모든 스마트폰에 컨트리 락이 없다. LGU+의 경우 컨트리 락보다 범위가 좁은 캐리어 락(통신사 제한)이 걸려 있는 기종이 있는데, 이 역시 2014년 이후 출시된 기기는 해당 사항이 없다. 혹시 해외여행을 준비 중인 사람 중 2014년 이전에 출시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선불 USIM 칩보다는 통신사 로밍이나 포켓 와이파이를 쓰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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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에서는 아예 시장 노점에서 선불 유심칩을 판매한다

지역마다 USIM 칩을 구입하고 요금을 충전하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사드 때문에 분위기가 좋지 않은 중국이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이 중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해 대부분의 아시아권 국가로의 여행은 7일 이내로 계획하는 경우가 8할 이상이다. 요즘은 대부분 숙소에서 무료로 Wi-Fi를 사용할 수 있으니, 여행지 외부에서 사용할 데이터의 양은 (SNS를 잠시 접어두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여행 기간을 일주일로 잡는다면, 선불 USIM을 장착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게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셋. 용량과 비용 부담에서 해방되고 싶다면? 포켓 와이파이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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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스마트폰이 있기 전인 2000년대 초·중반까지는 여행을 계획하면서 휴대폰 관련 준비를 할 일이 거의 없었다. 여행 전에 해당 지역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검색해 정보를 챙겼고, 모르는 길은 해당 지역의 여행지도를 얻어 보면서 다녔다. 전화 통화도 간단하게 1~2분 정도로 끊거나 문자메시지를 이용하면 추가 요금도 그리 많이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뒤로는, 여행 준비가 간편해진 대신 소요 비용이 더 커진 것이 단점이 됐다.

기자가 최근 몇 년간 아시아 국가들을 여행하면서 가장 많이 이용했던 것이 지금 소개할 포켓 와이파이다. 처음 이 서비스를 이용해본 것이 2014년에 취재차 대만을 방문했을 때로, 그 전에 중국에 갔을 때 현지의 무료 Wi-Fi만 믿었다가 약 10만 원의 데이터 이용료를 빼앗긴(?) 이후의 절치부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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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에서 포켓 와이파이를 통해 한국 프로야구 중계 영상을 보는 모습

포켓 와이파이의 가장 큰 장점은 데이터 용량이 제한적이지만 거의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포켓 와이파이 대여 서비스에서 동영상 감상이나 대용량 데이터 다운로드는 제한하고 있지만, 웹서핑이나 지도 검색 등 일반적인 사용에 있어선 용량 제한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게다가 데이터 로밍이나 선불 USIM 칩은 해당 기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포켓 와이파이는 다수의 사용자가 여러 기기를 함께 이용할 수 있어 훨씬 경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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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 ‘포켓 와이파이’라고만 검색해도 엄청나게 많은 제품이 쏟아진다

최근에는 소셜커머스에서 포켓 와이파이 서비스를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 3박 4일 일본 여행 일정이라면, 일본 포켓 와이파이 서비스를 4일 치 구매한 뒤, 해당 서비스 제공 업체의 홈페이지에서 개인정보와 여행 날짜, 지역 등의 정보를 입력해 예약하면 된다. 기기는 인천, 김포를 비롯해 대부분의 국내 공항에서 수령·반납할 수 있다. 기기의 충전 상태만 유지하면 여행 기간 내내 개인이나 일행 모두가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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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서 인기있는 4G LTE형 포켓 와이파이 기기

사용자가 가장 많은 일본·중국의 경우 하루 3~4천 원대의 요금으로 포켓 와이파이를 대여할 수 있다. 기자가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에 갈 때, 11,000원 정도로 친구 한 명과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다. LTE 신호 세기도 국내만큼이나 빠르고 쾌적했다. 대만이나 홍콩 등 약간 먼 거리의 국가도 비슷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고, 괌이나 사이판 등의 관광지나 미주, 유럽 등지에서도 하루 7~8천 원 정도면 대여할 수 있다. 친구들과 함께 2주 정도 다수의 국가를 경유하는 유럽 여행의 경우, 멤버 중 한 명이 데이터 로밍 서비스를 신청하는 것보다, 유럽 통합 포켓 와이파이 대여비를 나눠 내는 것이 훨씬 저렴하고 효율도 좋다.

데이터 이용, 내게 가장 적합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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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3가지 방법 중 어느 하나를 1순위로 내세울 순 없다. 해외여행의 목적지와 더불어 가는 이유도 다양하고 현지에서의 계획도 정해진 대로 움직이는 것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행 전에 미리 준비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당장 인천공항 가는 택시를 잡아타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어떤 서비스가 가장 적절한지는 아래의 조건을 보고 스스로 판단하도록 하자.

여행 준비는 1개월 전부터 – 포켓 와이파이
여행이든 출장이든, 대부분의 여행은 1개월 정도 전부터 준비하는 것이 보통이다. 한 달 이상의 여유 준비 기간이 있다면, 당연히 미리 신청할 수 있고 가장 저렴한 포켓 와이파이 서비스가 적당하다. 공항에서 제품 수령과 반납을 직접 해야 하기에 약간의 발품을 팔아야 하지만, 10여 분 정도의 발품으로 여행 경비를 아낀다 생각하자. 혼자 가는 여행이라 해도 포켓 와이파이가 제공 용량 대비 가장 저렴하고, 여러 명이 함께 간다면 금상첨화다.

나의 여행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 – 선불 유심
농담처럼 적었지만, 선불 유심칩을 장착하면 새 전화번호가 배정돼 기존에 사용하던 스마트폰과 별개로 사용할 수 있다. 사용하지 않는 구형 휴대폰이 있다면 선불 유심칩을 사용하는 것으로 메인/서브 구분을 하기도 쉽다. 만약 사나흘 정도가 아니라 보름, 1달 정도로 긴 여정이라면, 데이터 로밍이나 포켓 와이파이보다는 일정 금액을 충전한 선불 유심 칩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다.

네? 저녁에 오사카에서 만나자고요? – 데이터 로밍
기자는 아직 ‘급하게 해외출장을 가야 하는’ 경우를 겪어보지 못했지만, 하루 이틀 사이에 여행 일정이 잡히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휴가철의 여행이라면 현지에서라도 선불 유심칩을 구입하면 되지만, 업무상의 바쁜 일정이라면 따로 개인적인 시간을 내기도 쉽지 않다. 이럴 때는 별도의 과정 없이 전화 통화나 모바일 앱으로 데이터 로밍을 신청하는 것이 가장 간편하다. 이용 요금은 3가지 방법 중 가장 비싸지만, 업무상 경비로 처리해달라고 사정하면 대부분의 회사에서 비용 처리를 해줄 것이다. 개인이라면 어떡하냐고? 급하게 해외를 나가야 하는, 아니, 나갈 수 있는 정도의 사람이 데이터 로밍 요금 정도를 겁낼 리가 있나.

기획, 편집 / 다나와 정도일(doil@danawa.com)
글, 사진 / 테크니컬라이터 황연종(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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