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커피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죠.

1. 커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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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coffee)는 볶은 커피콩으로 만든 음료다 정도는 대부분 알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커피콩은 사실 ‘콩’이 아니고 커피 열매의 ‘씨앗’이죠. 그냥 어쩌다 보니 콩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커피는 커피/코피아 나무(coffea plant)의 열매에 들어있는 씨앗이자 커피콩인 생두를 볶아(roasting) 원두를 만들고 그걸 갈아서 우려내거나 물과 함께 짜내어 만든 음료입니다.

커피나무에, 커피 열매에, 커피콩에, 커피 가루에… 계속 커피, 커피 하는데…
커피는 어쩌다 “커피”라고 불리게 된 걸까요?

2. 커피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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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어원에는 몇 가지가 있는데요. 가장 가능성 높은 가설에 따르면 커피는 아랍어 카흐와(qahwah)에서 왔다고 합니다. 식욕 억제제로 쓰이는 술을 의미하는 카흐와는 술 대신 커피가 식욕 억제에 사용되면서 커피에 그 이름이 붙게 된 것이죠. 카흐와는 오스만 투르크 제국으로 넘어가 카훼(kahve)라고 불리게 되었고 카훼는 네덜란드로 넘어가 코피(koffie)가 되었으며 여기서 지금의 영단어 커피(coffee)가 되었죠.

이외에도 힘이라는 뜻의 아랍어 쿠와(quwwah)에서 왔다거나 에티오피아 남서부의 카파(kaffa) 왕국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가설 등이 있습니다.

보아하니 커피는 아랍 쪽에서 처음 마신 듯한데 커피는 어떻게 발견되었을까요?

3. 커피의 탄생

가장 널리 퍼지고 정설로 믿어지는 커피의 기원 설은 “칼디의 설”이죠. 에티오피아의 양치기 소년 칼디(Kaldi)는 염소들이 어떤 열매를 먹고 미쳐 날뛰자 자신도 먹어 보고 황홀감을 느낍니다. 그 열매가 바로 커피였죠. 그는 커피를 인근의 이슬람 사원에 있는 사제들에게 소개했는데요. 하지만 수도사들은 커피의 각성효과를 두려워하며 악마의 열매라고 생각했고 불에 태워버렸죠. 그런데 오히려 향이 더 좋아져서, 이후에 커피는 볶아서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아라비아의 “오마르(Omar)의 발견설”, “에티오피아 기원설” 등이 있습니다.

그럼 커피는 어떻게 우리 곁으로 왔을까요?

4. 커피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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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적어도 9세기부터 에티오피아에서 재배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무역과 정복의 과정에서 커피는 이집트와 예멘으로 전파되었고 또 페르시아, 터키와 북아프리카에도 퍼지게 되었죠. 16세기 초반, 이슬람 국가들은 커피의 각성효과가 이슬람의 종교 정신에 바람직하지 못하다 하여 커피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다음으로 커피는 유럽에 퍼졌는데요. 지금처럼 커피에 우유를 넣거나 달게 먹는 방식은 오스트리아에서 시작됐고, 처음으로 커피를 대량 수입하여 장사한 나라는 네덜란드였으며, 프랑스의 상류층은 커피를 담당하는 하인을 고용하기도 했고 런던 사람들은 커피숍에 모여 지식을 공유하고 토론을 즐겼습니다.

17세기 말에는 미국에도 흘러 들어갔고, 독립 전쟁 중에 커피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여, 20세기에 들어서서는 커피 산업이 급진적으로 발전했죠.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들어오게 됩니다.

5. 한국의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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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외국의 문물이 많이 들어오던 1890년 전후에 커피가 들어온 걸로 보고 있는데요. 고종 황제가 러시아 공사관에 피신해 있을 때 커피를 마시게 된 후 커피를 즐겨 마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때 당시 커피는 중국의 한자 음차를 따서 “가비(假借)” 혹은 “가배(珈琲)”라고 불렸습니다.

해방 이후 미군정 시기엔 인스턴트커피가 들어왔고 이를 계기로 커피믹스가 개발되는 등 커피의 대중화가 이루어졌고 현재에는 아시다시피 남녀노소 불문하고 커피를 즐기게 되었죠.

그렇다면 우리가 즐기는 커피는 종류가 무엇이 있을까요?

6. 커피(콩)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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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은 크게 “아라비카(Arabica)”와 “로부스타(Robusta-canephora)”, 그리고 “리베리카(Liberica)”로 3가지로 나뉘며 더 세분화되기도 하죠. 이 중 아라비카는 전체 커피 생산의 7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커피 종들은 어떤 장소에서 어떤 등급으로 재배되냐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는데요. 커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에티오피아 예가체프(Ethiopia Yirgacheffe)”라던지 “콜롬비아 수프레모(Columbia Supremo)” 같은 이름을 들어봤을 겁니다. 커피콩의 이름은 “생산국+산지”, “생산국+수출항구” 혹은 “생산국+등급에 해당되는 명칭”으로 붙여지죠.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는 에티오피아의 예가체프 지역에서 나오고, 콜롬비아 수프레모는 콜롬비아의 수프레모 등급이며 “예멘 모카(Yemen Mocha)”는 예멘의 모카라는 항구도시에서 수출됐던 아라비카 품종이죠. 여기에 “예멘 모카 마타리(Yemen Mocha Mattari)”처럼 3가지 요소로 종류를 더 세분화시킬 수 있습니다.

위 공식에 예외적인 이름도 드물게 있죠. “코피 루왁(kopi luwak)”은 인도네시아어로 “커피+말레이 사향고양이”인데요. 사향고양이가 커피 열매를 먹고 똥을 싸면, 그 똥에서 껍질에 싸인 씨앗을 꺼내어 세척한 후 껍질을 벗기고 볶아 만든 커피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비싼 커피로도 알려져 있죠.

음… 근데 커피 생산국만 해도 세계 1위와 2위인 브라질과 베트남을 포함해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까지 40 곳이 넘어가는데 커피 매니아가 아닌 이상 커피콩까지 구분하면서 마시는 건 너무 머리 아프죠. 커피의 종류라 했을 때 알고 싶은 건 이거겠죠?

7. 커피의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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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커피 차트는 에스프레소를 이용한 커피 레시피입니다. “에스프레소(espresso)”는 기계를 이용해 물과 커피에 압력을 가해 농축한 커피죠.

커피의 종류는 크게 에스프레소와 “드립 커피(drip coffee)”, “콜드 브루(cold brew)”로 나뉘는데요. 드립 커피는 차를 내리듯이 커피가루를 담은 거름종이에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낸 커피이고, 콜드 브루는 차가운 물로 오랜 시간 추출한 커피입니다. 콜드 브루가 막 유행할 때 같이 유행한 커피가 있었죠. 더치커피.

콜드 브루와 제조 방법이 비슷한 “더치커피(dutch coffee)’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네덜란드인이 만들었다는 커피입니다. 네덜란드인이 항해를 하는 동안 뽑을 수 있게 개발한 커피가 현재의 더치커피로 불리게 되었다는 거죠. 하지만 이 정보는 거짓으로 일본에서 마케팅 차원으로 지어낸 이야기라고 합니다.

낚였네요…

말 나온 김에 커피 차트에 있는 커피 중 몇 가지도 썰을 좀 풀게요.
“아메리카노(caffe americano)”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미국과 관련이 있는데요. 미국인들이 에스프레소가 너무 써서 물을 타 마시는 걸 이탈리아인이 보고 만들었다는 설이 있구요. 보스턴 차 사건 이후 영국에서 차 보급이 끊기자 비교적 싼 커피를 차 마시듯 물에 타 마시는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카푸치노(cappuccino)”는 에스프레소에 우유와 우유 거품이 섞인 붉은 갈색을 띠는 커피인데요. 이 색깔이 카푸친(Capuchin)이라는 수도회에서 수도자들이 입는 수도복의 독특한 색과 비슷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카페모카(caffe mocha)”라는 이름은 카페 모카가 예멘의 모카커피에서 나는 초콜릿 맛을 따라 하기 위해 만들어진 커피이기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하여간 커피콩에 커피 종류까지 이렇게나 많은데 바리스타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겠죠?

8. 바리스타

Coffee Shop Cafeteria Restaurant Service Concept

바리스타(barista)는 “바 안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갖고 있으며, 에스프레소를 뽑고 이를 베이스로 여러 가지 커피를 만드는 직업입니다. 쉽게 말해 커피를 만드는 사람이죠. 커피와 관련된 직업은 더 있습니다.

 

“커피를 볶는 사람”이라는 뜻인 로스터(roaster)는 생두를 볶아 원두로 만드는 사람이죠. 블렌더(blender)는 여러 종류의 원두를 혼합하여 맛을 내는 사람입니다. 보통 로스터와 블렌더를 겸하기도 하죠. 커퍼(cupper)는 커피의 맛과 향 등을 파악해 생두의 등급을 매기거나 원산지를 구별해 내는 사람입니다. 큐그레이더(Q-grader)는 생두부터 원두까지의 전박적인 일을 총괄하는 직업군인데요. 커퍼의 일을 하기도 하고 더 나아가서 원두의 등급을 매기기도 하죠.

커피 하면 떠오르는 사람은 바리스타뿐만이 아닙니다.

9. 커피와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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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귀를 자른 것으로도 유명한 후기 인상주의 화가 반 고흐(Vincent van Gogh)는 커피를 매우 좋아했다고 하는데요. 그중 예멘 모카 마타리로 만든 커피를 즐겨 마셨다고 하죠. 그의 작품 중 하나인 “밤의 카페테라스(Night at Caffe Terrace)”도 그가 커피를 즐기다가 받은 영감에서 그려진 작품이 아닐까요?

커피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아예 커피를 위해 작품을 쓴 사람도 있습니다. 바로 음악의 아버지, 바흐(Johann S. Bach)죠. 그의 211번째 곡 “가만히 좀 있고, 말하지 마세요(Schiweight Stille, Plaudert nicht)”은 “커피 칸타타(Koffee Cantate)”라고도 불리는데요. 그 당시의 카페에서 공연용으로 만든 곡이었죠. 내용도 커피를 사랑하는 딸과 커피에 보수적인 아버지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유명한 대목은,

“아, 커피는 정말 기가 막히지.
수천 번의 키스보다도 더 달콤하고,
머스커텔 와인보다도 더 부드럽지.
커피, 난 커피를 마셔야 해.
 누가 나에게 한 턱 쏘려거든,
아… 내 커피잔만 가득 채워주면 그만이오.”

마지막으로 또 한 명의 유명한 커피 덕후인 프랑스의 외교관 “탈레랑(Talleyrand-Perigord)”이 남긴 명언으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이 명언과 더불어, 커피를 즐겼던 많은 예술가들과 지식인들을 떠올리며 종교의 탄압에도 불굴하고 지식과 교양의 장으로써 성장해온 카페에서 우리 한 번 교양 있게 커피를 즐겨보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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