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나, 냉장고 안에 잔뜩 들어 있던 사과가 시들기 시작했어요. 윤기가 돌던 표면의 생기가 사라지고 멍이 든 것처럼 물러버린 것도 있어요. 이럴 땐 잼으로 만드는 것이 최고죠~ 재료는 과일과 설탕! 응? 정말 이게 끝? 그러면 어떻게 해서 잼이 끈적끈적 해지지?_?

냉장고가 없던 시절, 과일을 어떻게 보관했을까요?

4세기 그리스 사람들은 과일을 오랫동안 저장하는 방법을 생각해 냈는데요, 그건 바로 ‘꿀’!!!

농도를 높이면 과일에 살고 있던 세포가 수분을 모두 잃어버려 과일이 더 이상 상하지 않거든요(삼투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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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3세기에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사탕수수가 들어오면서, 유럽사람들은 꿀대신 설탕으로 과일을 절여보았죠.

설탕은 꿀과 달리 강한 향이나지 않아서 과일이 가진 고유한 향기를 유지하기에 좋았답니다~

그렇게 잼이 탄생한 것이죠.

잼은 고체일까요, 액체일까요?

답은? 둘의 중간상태! 고체보다는 부드럽고 액체보다는 단단한 ‘겔’의 상태랍니다.

겔은 그물이 엉켜있는 스펀지가 물방울을 머금은 것과 비슷해요~

과일과 채소를 겔 상태로 만들어주려면 반드시 가열해주어야 하는데요, 겔로 만들어주는 ‘펙틴’이라는 성분이 과채의 세포막과 세포벽 안에 들어 있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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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은 엄청 달콤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났어요 ㅠ_ㅠ 설탕을 많이 넣어야만 잼이 생기거든요.
설탕은 미생물을 쫓아내 과일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펙틴 분자를 뭉쳐 그물구조로 만들어요. 설탕이 물 분자들을 끌어당기면 빈 공간에서 펙틴 분자들이 가깝게 모이지요. (WOW! Amazing Science)

한양대 조리과학 연구실 ‘사이언스 인 더 키친’에서는 사과잼을 만들어 보았어요.

요리는 과학이다. 사이언스 인 더 키친의 사과잼 레시피 대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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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과 5~6개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껍질을 벗긴다

2) 네 쪽으로 자르고 심을 제거해 과육만 남긴다(약 1kg)

3) 과육을 두께가 0.5cm쯤 되도록 잘게 썰어준다

4) 사과조각들은 소금물에 담그고, 약 5분 후, 사과조각들을 맑은 물로 씻어내고 레몬즙을 뿌린다

-> 레몬을 뿌리면 갈변현상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잼 맛을 부드럽게 만들 수 있어요.

5) 물기를 제거한 사과조각들을 냄비에 넣고 뚜껑을 닫은 뒤 중간불로 끓여준다

-> 이때 센 불로 끓이지 않게 조심. 펙틴 사슬이 너무 잘게 부서지면 겔을 형성하지 못해요.

6) 약 세번으로 나누어 사과 질량의 60~70%만큼 설탕을 골고루 붓는다

7) 사과농축즙이 눌어붙거나 타지 않도록 약한 불에서 주걱으로 잘 저으면서 졸인다

펙틴 분자들은 설탕을 넣은 뒤에도 여전히 음전하를 띠고 있어 서로 밀어내요.이때 레몬즙이나 구연산 같은 산성 물질을 넣어주면 펙틴 분자들이 더 이상 음전하를 띠지 않는답니다. 조금씩 끈적끈적해지기 시작했을 때 레몬 반쪽을 짜 넣어주세요~

가장 맛있게 완성된 잼은 설탕의 농도가 약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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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농도로 적당히 졸여졌는지 수중낙하법으로 쉽게 알아볼 수 있어요. 찬물이 가득 차 있는 투명한 컵에 사과농축즙을 한 방울 떨어뜨린 다음 관찰하는 방법이지요. 즙이 물속에서 여기저기로 퍼진다면 잼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이에요. 완성된 잼은 한 방울 떨어뜨렸을 때 물에 퍼지지 않고 컵 바닥까지 굳은 채 떨어진답니다. 완벽하게 졸인 잼이어야만 빵에 바를 때 빵 속에 젖어들지 않고 표면에 넓게 펴져요.

이 콘텐츠는 2013 과학동아 11월호, 이정아 기자의 <쿡!쿡! 맛있는 과학> 제7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