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보기 : [디자인돌림] 맺고 풀어 만드는 아름다운 매듭공예
핸드메이드 유아용품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예전에 저는 15년 동안 여성복 디자이너로 활동했어요. 오랜 기간 여성복만 만들다 보니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보고 싶었는데, 조카가 태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유아용품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아기도 워낙 좋아해서 도전해 볼 만한 분야라고 생각했죠.
차별점은 어떤 게 있나요?
저는 아기 피부에 굉장히 좋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이나 생산성 문제로 기업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원단을 많이 사용해요. 물론 가격이 조금은 높아지겠지만, 더 좋은 재료로 만든 유아용품을 원하는 부모들이 있어요.
좋은 재료와 함께 신경 쓰는 부분은 또 어떤 게 있으세요?
예쁘게만 만들기보다는 아기가 불편해하지 않게 만들려고 해요. 아기들은 불편해도 제대로 표현을 못 하니까 만드는 사람이 가장 크게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또 기존보다 더 편리하고 실용적인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하고요. 수많은 유아용품이 있지만 사용하기 불편한 제품들이 의외로 많아요.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아기 담요 같은 거요. 엄마들이 유모차에서 담요를 자주 떨어뜨리거든요. 위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엄마들도 당장은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 털어서 다시 덮어주던가 유모차 덮개에 올려놔요. 그걸 보고 저는 담요에 끈을 달아봤어요. 사용하지 않을 때는 유모차에 묶어 놓거나 말아서 끈으로 묶어 부피를 줄일 수가 있어서 활용도가 높아요.
손님들의 반응은 어때요?
대부분 좋아하세요. 처음엔 큰 관심 없이 구경하던 분들도 담요에 달린 끈 같은 실용적인 부분을 발견하시면 이런 게 항상 필요했었다면서 반가워하며 구입하세요. 좋은 원단까지 사용된 걸 알고 나면 좋은 제품을 만든다며 칭찬도 해주시고요. 그런 손님을 만나면 기분이 좋아서 막 깎아드려요. 돈 계산하는 법을 잠시 잊어버리죠.
그럼 뮤뮤를 시작하고 처음 만들었던 유아용품이 뭔가요?
작년 겨울에 만들었던 귀여운 아기 모자가 처음이었어요. 다짐했던 대로 아기에게 좋은 원단을 사용해서 아기가 불편해하지 않을 디자인으로 만들었는데, 제 기대보다 더 잘 만들어져서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손님들에게도 반응이 아주 좋아서 금방 완판됐어요.
뮤뮤를 시작하고서 기억에 남는 일은 어떤 게 있으세요?
첫 박람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품도 만들고 디스플레이 준비도 세심히 하느라 하루에 2시간 정도밖에 잠을 못 잔 것 같아요. 다행히 노력한 만큼 결과가 좋았어요. 부스를 예쁘게 꾸몄다는 칭찬도 많이 들었고, 제가 만든 제품에도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어요. 영국, 호주, 대만 등에서 오신 바이어 분들이 많은 문의를 해주셨을 뿐 아니라 일반 손님들도 많이 구매해주셔서 나중엔 팔 물건이 없어서 못 파는 정도였어요.
작업 시간은 얼마나 되세요?
재료 구매 같은 것도 저 혼자 하기 때문에 시간을 정해놓고 작업하진 못하고, 상황에 맞춰 최대한 시간을 만들어서 작업해요. 최근엔 박람회 위주로 판매와 홍보를 하는데, 베이비 페어 같은 박람회가 한 달에 한 번씩은 있어서 요즘엔 하루 6시간 정도 작업하고 있어요. 다행히 종로4가 근처에서 모든 재료를 구할 수 있어서 시간이 많이 절약되는 편이에요. 원부자재는 동대문과 광장시장에 있고, 상품 포장을 위한 재료는 방산시장에서 구할 수 있거든요.
앞으로 어떤 유아용품을 만들고 싶으세요?
시중에 수많은 유아용품이 있지만, 과연 그 용품들이 꼭 필요한 것인지, 용도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새로운 걸 만들더라도 꼭 필요하고 용도에 맞는 유아용품을 만들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