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트래블러 제나입니다. 오늘은 스페인여행시리즈 4번째 시간으로 제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도시, 세비야를 드디어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바르셀로나를 거쳐 그라나다에서 기차를 타고 3시간을 달려 만났던 곳. 철저한 계획 속에 여행을 하는 편인데, 세비야만큼은 그냥 있는 그대로 마음 가는 대로 여행을 하고 싶어, 큰 틀만 정해 놓고, 무계획으로 떠났던 곳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진심으로 반했던 세비야 여행! 제나와 함께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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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륙의 첫 항해 출발지, 세비야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중심 도시이자, 옛 이슬람 왕조의 수도이면서 콜럼버스가 신대륙의 첫 항해를 떠났던 곳. 바로 ‘세비야’다. 신대륙과의 무역 중심이었던 만큼 예술과 낭만이 넘치는 도시다. 세비야는 유럽에서 3번째 규모인 세비야 대성당과 콜럼버스의 무덤을 만날 수 있으며, 지상에서 가장 열정적인 춤 플라멩코와 투우의 본고장이란 타이틀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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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달루시아가 이토록 매력적이고 이곳만의 유일무이한 문화적 컬러를 지닐 수밖에 없는 것은 다양한 종교와 문명이 버무려지고, 로마와 이슬람 등의 지배 왕조가 번갈아가며 교차되는 과정에서 그 모든 것이 융화되고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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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는 그리 크지 않은 도시이기 때문에 주요한 관광지는 도보로 충분히 가능하다. 물론 중간중간 도심을 관통하는 트램을 타고 이동하면 훨씬 편리하게 다닐 수 있다. 세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플라멩코인데, 이는 그라나다 편에서 그라나다 플라멩코와 함께 좀 더 자세히 다루기로 하고, 여기서는 도보 여행코스에 맞게 소개하고자 한다. 세비야는 소개할 곳이 많아 첫 번째 시간으로 세비야 대성당, 콜럼버스의 묘, 히랄다탑, 알카사르 여행을 먼저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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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 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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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로 들어서면 그동안 만나왔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꿈의 공간이 펼쳐진다. 그중 세비야 구시가지의 상징인 세비야 대성당과 히랄다 탑은 우리를 압도하는 위엄으로 자신들의 세계로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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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3번째로 큰 대성당은 한눈에 담기지 않는 규모로 세계적 위용을 자랑한다.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 런던의 세인트폴 성당에 이은 세계적 규모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이 3개의 성당에 대해서 한번 더 정리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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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사원이 있던 자리에 지어진 이 성당은 100여 년 동안의 공사를 거쳐 1519년에 비로소 완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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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외부는 고딕 양식이며 내부는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 히랄다 탑과 오렌지 안뜰은 이슬람 사원을 그대로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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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기존의 다른 대성당과는 분위기나 외관이 좀 더 화려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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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 대성당 안으로 들어서면 엄청난 규모의 내부가 위압감을 조성한다. 밖에서 느꼈던 위엄보다 훨씬 더 압도적이다. 어쩌면 그리스도 앞에 우리는 아주 나약한 존재임을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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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메인에 있는 고딕 양식의 목제로 만들어진 주제단은 사람이 만들었다고는 절대로 믿기지 않을 만큼 섬세하고 정교하다. 화려한 황금빛의 조각 작품들은 성서의 내용을 풀어내고 있다. 여기서 눈을 크게 뜨고 봐야 할 것이 바로 신대륙에서 가져온 1.5t의 금으로 만들어진 성모마리아에 안긴 예수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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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 내부에는 세비야 최고의 예술 갤러리라고 평가될 만큼 다양한 그림과 조각들로 꾸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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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의 규모가 상상 이상이므로 충분한 시간을 두고 감상하도록 하자.


콜럼버스의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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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 대성당이 유명한 이유는 세계 3번째라는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이곳에 바로 콜럼버스의 무덤이 있기 때문이다. 절대 스페인에는 묻히지 않겠다며, 자신이 발견한 아메리카에 묻히고 싶어 했으나, 많은 역사적 우여곡절 끝에 돌고 돌아 세비야에 유해가 보관되는데, 이 관속의 유골의 진위 여부가 아직도 논란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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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이야 어찌 되었든,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으로 세계의 범위를 넓힌 장본인의 유해가 내 눈앞에 있는 저곳에 있다고 한다면, 그것을 보고 있는 이 상황이 정말 소름 끼치게 짜릿했다. 스페인 땅에 묻히지 않겠다는 그의 유언대로 하늘에 떠 있는 저 형상 또한 그 어느 성당에서 만날 수 없는 진귀한 장면이니 오랜 시간 감상하며 눈과 마음속에 깊숙이 담아둔다.


히랄다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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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 대성당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는 곳, 히랄다 탑이다. 이곳은 12세기 말에 세워진 모스크의 첨탑이었다고 한다. 이후 지진으로 파손되었다가 16세기 경에 기독교인들이 전망대와 풍향계가 있는 종루를 설치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지금의 히랄다 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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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의 구시가와 신시가지를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는 이 탑은 특이하게 전망대까지 계단이 없다. 아주 오래전, 말을 타고 이 정상에 올랐다는 전설이 있는데, 그래서인지 여는 탑에 비해 오르는 길이 넓고 심한 경사가 아니라 편하게 오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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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부터 32번까지 표지판을 지나면 정상에 도착하는데, 여기서 한눈에 들어오는 시원하게 펼쳐진 세비아의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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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 대성당의 특징은 바로 오렌지 나무들이 늘어선 정원이다. 붉게 물든 오렌지가 주렁주렁 달린 이 정원은 오랜 대성당 관람 후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참고로 정원의 오렌지는 일반 오렌지처럼 먹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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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죄의 문을 지나 세비야 대성당의 감동을 안고 대성당 맞은편에 세비야 알카사르로 간다.


알카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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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을 다녀오면 세비야의 알카사르는 시시하다고들 했다. 그래서 일정에 넣을까 말까 고민하다 알함브라 궁전을 모델로 완성된 곳이기 때문에 그 감동을 이어가고 싶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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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나다 알카사르 알함브라 궁전을 다녀온 뒤였기 때문에, 이미 스페인의 화려한 궁전의 모습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정문을 들어서는 순간 가슴이 또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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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사르를 둘러보는 동안 알함브라에서 받은 감동 이상으로 경외감을 느낄 정도였다. 한동안 말을 잃을 정도였으며, 눈을 몇 번이고 감았다 떴다를 반복했던 것 같다.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이 현실에서 가능한 일인지… 아니 그것보다 몇백 년 전에 어떻게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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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 궁전과는 또 다른 디테일한 세공 기법이 눈을 의심케 했으며, 규모는 작았지만 오히려 더 아름다운 듯했다. 특히나 쏟아질 듯한 천정의 장식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오차도 없다. 마치 기계로 찍어낸 듯한 아니 영혼을 담은 이 정교함은 기계가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감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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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 안에는 왕이 살았던 궁전답게 곳곳에 잘 정비되어 있는 정원들이 있다. 특히 가장 커다란 궁 뒤쪽의 정원은 매우 이국적이고 울창해 자연과 하나 되는 색다른 궁전을 표현해냈다. 맑았던 날씨가 정원을 둘러볼 때쯤 먹구름이 몰려와 소나기를 퍼부어댔다. 그 느낌 마져도 경의로웠다면 난 이미 세비야의 알카사르에 흠뻑 빠져있었던 것이 틀림없다.

제나와 함께한 세비야 여행 어떠셨어요? 다음 편에서는 세비야의 하이라이트, 스페인 광장을 포함해 세비야 대학과 황금의 탑 여행을 떠나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