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호주에서 설립된 미용 제품 브랜드 이솝(Aesop). 이들과 관련해 재밌는 일화가 있어요. 창업 25주년을 맞이한 2012년 그들은 자사 홈페이지에 파일 하나만 업로드 했죠. 바로 이솝이 세워진 1987년부터 25년 동안 매년 출판된 도시 중 꼭 읽어야 할 책과 함께 각국의 추천 서점 25곳을 선정한 목록이었어요. 왜 이랬을까요?

이안 감독의 영화 <색, 계> 보셨나요?

무슨 내용이었더라?

1940년대 중국 내 급진파 항일단체가 친일파 핵심 인물인 정보기관장 이모청(양조위)을 암살하는 계획을 세워요. 이 계획을 위해 왕자즈 (탕웨이)는 신분을 속이고 이모청에게 접근한 지 3년 만에 신임을 얻게 되죠.

마침내 암살 준비를 마친 당일, 이모청은 왕자즈에게 6캐럿짜리 분홍색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하면서 ‘보석 따윈 관심없어. 그걸 낀 네 손가락이 보고 싶을 뿐이야’라며 자신의 마음을 전해요.🙈

이솝

원수의 진심을 사랑하게 된 여주인공

왕자즈는 큰 다이아몬드 반지를 낀 채 밖으로 나가면 누군가 노릴 것이라는 생각에 반지를 빼려 해요. 그 순간, 이모청은 ‘그대로 끼고 있어’라고 말한 뒤 이렇게 덧붙여요.

“내가 지켜주겠소”

그 순간, 암살을 계획했던 왕자즈의 마음은 흔들렸어요. 변심한 왕자즈가 이모청에게 도망가라고 말한 덕분에 그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무사히 목숨을 구하게 되죠. 3년 이상을 계획한 암살자의 마음이 흔들린 이유는 6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 💍때문이었을까요? 아니에요. ‘지켜주겠다’는 진심 때문이었어요.

좋은 브랜드의 기준은 무엇일까?

브랜드를 좋은 브랜드로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진심이에요. 사실 예전부터 지금까지 브랜드란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한 전략으로 여겨져 왔죠. 브랜드 전문가들은 광고와 마케팅, 디자인 등을 통해 진심을 표현하는 것을 하나의 전략으로 다루죠. 하지만 좋은 브랜드는 그런 짓을 하지 않아요. 진심은 기본적인 사고 방식이지, 전략이 아니기 때문이죠.

이솝

한결같은 진심을 보여주는 브랜드, 이솝!

1987년 호주에서 설립된 미용 제품 브랜드 ‘이솝(Aesop)’은 소비자에게 한결같은 진심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해요. 창업자 데니스 파피티스는 이발소를 운영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1980년대 중반 호주 멜버른에서 작은 미용실을 열었어요.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지만, 그는 한 가지 불만이 있었죠.

  • 데니스 파피티스의 불만😤 : “건강한 헤어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해선 그에 걸맞는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데,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대부분의 모발용 제품에는 화학물질이 잔뜩 들어가 있어.

화학에 대한 사전 지식은 1도 없는 그였지만 ‘1회분 생산량에 포함된 방부제 수치는 제로(0)에 가까워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화학물질과 유기농 재료를 여러 방법으로 섞어가며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 실험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그는 최초로 천연 오일을 첨가한 헤어 염색제를 개발했어요. 이후 재료와 원료에 관한 과학적인 연구 방식에 매료된 그는 건강한 헤어스타일에 필요한 제품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고, 1996년부터는 얼굴과 몸 등 피부 전체를 관리하는 제품까지 개발하기에 이르렀죠.

이솝

이름 뿐인 자연주의를 거부하다!

이솝은 무방부제를 기본으로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된 다양한 식물성 성분을 함유해 최상의 효과를 끌어내기 위해 애쓰고 있어요. 이런 제품 개발 정책 때문에 ‘자연주의를 표방한 유기농 제품’이라는 인식을 얻게 되었지만, 정작 이솝은 이를 반기지 않아요.

  • 이솝이 자연주의를 반기지 않는 이유😐 : 자연주의라는 용어가 진실을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다양한 식물성 재료를 함유해 최상의 효과를 끌어내기 위해 애를 쓰지만 식물성 재료가 들어갔다고 해서 완전히 천연성분으로만 제품을 만드는 것은 아니므로 소비자가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선 이런 용어들을 판매를 위한 전략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덕업일치? 포장에서도 스며드는 이솝의 진심!

이러한 이솝의 고집은 포장 디자인이나 마케팅에서도 잘 나타나요. 이솝에게 포장 디자인이란 개념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에요. 대부분의 미용 브랜드가 화려하고 세련된 그래픽을 가미한 포장 디자인에 미사여구로 점철된 홍보문구를 넣어 소비자를 유혹하지만, 이솝은 정반대죠. 그들은 별다른 디자인 요소 없이 브랜드와 제품 이름, 성분명과 사용법만을 꾸밈없이 제품에 표기해요. 또 자외선으로부터 내용물을 보호하기 위한 갈색 유리병을 거의 모든 제품군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나, 2012년부터는 종이 쇼핑백 대신 천 소재의 에코백에 담아 제공한다는 점만이 이솝의 포장에서 드러나는 고유한 개성이죠.

이솝
이솝:더 북. 이솝의 지난 30여년간을 담은 책으로 리졸리 뉴욕 출판사에서 출간 (사진 : 이솝홈페이지)

포장만 안해? 광고도 안해!

또 이솝은 어떠한 상업용 광고도 진행하지 않아요. 창업 25주년을 맞았을 때를 보면 그들은 자사 홈페이지에 파일 하나만 업로드 했죠. 바로 이솝이 세워진 1987년부터 25년 동안 매년 출판된 도서 중 꼭 읽어야 할 책과 함께 각국의 추천 서점 25곳을 선정한 목록이었어요. 이러한 행보에 대해 파피티스는 이렇게 얘기했어요 :

데니스 파피티스 曰 : “소비자가 책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행복을 느낀다면 소비자의 피부도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때요? 그들의 소박한 커뮤니케이션에서 진심이 느껴지나요?😍

진심을 위해 딱 하나, 이건 하더라!

그 대신 이솝이 진심을 보여주기 위해 초점을 맞추는 지점이 하나 있어요. 바로 매장 공간 디자인이에요. 어느 도시에서나 그 도시의 문화와 철학을 기반으로 매장을 설계하는 이솝, 특히 이탈리아 출신의 영화감독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루카 구아다니노와 협업해 만든 로마 매장은 독보적이에요. 거친 돌과 장및빛 대리석, 짚묶음 등 다채로운 재료를 활용해 고대 로마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재현하는 한편, 제품이 돋보일 수 있도록 채광과 조명도 고려해 현대적인 요소도 함께 연출했죠.

토키 가라사대, 이솝 너란 브랜드는 도대체!

이들의 고집스러운 진심이 느껴지는 사례를 하나 전할까 해요. 토키의 친구가 책방을 연 적이 있었어요 :

“토키야. 나 책방 화장실에 이솝의 핸드워시를 사뒀는데 핸드워시 전용 금속 거치대도 함께 사려고 본사에 전화로 문의했거든? 그랬더니 느닷없이 책방의 내부와 외부 사진을 찍어달라는 거야! 그러면서 이솝 글로벌 본사에서 최종 승인을 해야 전용 금속 거치대를 판매할 수 있다고 하더라. 그때 느꼈어. 자신들의 진심을 전하기 위해 소비자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작은 요소 하나까지 꼼꼼히 따지는 이솝의 원칙 말이야.”

어때요? 그 원칙을 지키기 위해 어떤 행보를 보여왔는지 눈앞에 선하게 그려지죠? 그리고 앞으로 또 어떻게 나아갈지도 말이죠.

혹시 아로마 테라피 (Aromatherapy) 라고 들어보셨나요? 😚향기요법이라고도 불리죠. 식물의 향과 약효를 이용해 인체의 항상성을 키우는 자연 요법입니다. 집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요즘, 때론 답답하시죠? 몸도 찌뿌둥 하실테구요. 토키는 그럴 때마다 룸 스프레이를 뿌리면서 심신의 밸런스를 맞춘답니다. 그리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룸 스프레이는 바로 이솝의 키테라 아로마틱 룸스프레이. 😏 제품 정보는 이솝 홈페이지에서 : https://www.aesop.com/kr/

장점 :

  • 에센스 오일인 패출리(patchoulli)가 기분 전환에 도움을 줘요.
  • 은은하게 향이 오래 남아 집 안에서의 시간을 보다 따뜻하게 해줘요.
  • 그냥 세워두기만 해도 간지가 철철나는 용기는 멋져요.

단점 :

  • 말해 뭐해.😂🤣😅

[퇴그닝 5분 교양시리즈] 퇴근 후 5분, 당신의 교양이 업데이트 되는 시간. 퇴그닝 5분 교양 시리즈는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할애해 다양한 분야에서 지혜를 쌓아보자는 취지로 시작해요. 사실, 교양(敎養, liberal art)이란 말의 뜻을 살펴보면 자유로운 (Liberal) 사고를 위해 폭 넓은 지식과 기술(art) 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어요. 우리 ‘더 나은 삶을 위한 교양’을 함께 쌓을 수 있도록 해요.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시리즈.
모리오카 서점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15
마블스튜디오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14
레드불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13
에어 조던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12
맥도날드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11
루이비통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10
디앤디파트먼트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9
보잉 747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8
구찌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7
블루보틀 커피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6
룰루레몬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5
스타벅스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4
이솝 (AESOP)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3
파타고니아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2
도쿄R 부동산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