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 간절한 계절이 왔다. 집이나 근처 카페에서 마시는 것도 좋지만, 도심을 벗어나 숲 속에서 즐기는 커피도 정말 멋지겠지. 일상을 피해 만난 카페는 우리에게 쉼과 여유, 그리고 마시는 즐거움을 주니까.

국립국악원

80일 동안 마시즘은 전국의 동네카페를 찾아다녔다.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카페도 있었고, 잘 헤쳐나가는 곳들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 코로나가 끝나고 손님들이 마음 놓고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동네 카페를 응원하고 정보를 모아 #withmap이라는 지도를 만드려고 한다. 

그 중 오늘은 숲과 산이 아름다운 충청남도와 대전의 카페를 소개한다. 


1. 물멍과 숲멍을 한 번에 즐기는 뷰맛집
공주 숲너울

힐링카페

한국에 이런 뷰가 있다고? 해외 풀빌라를 연상시키는 수영장 뷰를 누리는 곳. 바로 공주시 광덕산 자락에 위치한 카페 ‘숲너울’이다. 구불구불한 커브 길을 올라가다가 카페의 모습을 보고 숨겨진 문명을 발견한 듯 놀랐다. 사실 천안과 공주의 경계에 있어 천안에서 오기에도 어렵지 않다. 

내부에 들어서면 넓은 통창 너머로 풍경이 햇살처럼 쏟아진다. 모니터 화면으로 늘 피로한 도시인의 눈을 씻어주는 사이다 뷰. 창이 아니라 거대한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한다. 이 산, 이 물… 이것이 뉴트럴 신선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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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너울에서는 시그니쳐 ‘숲너울 라떼’를 맛봐야 한다. 천안의 명물인 호두와 쿠키를 잘게 부숴넣어 크런치한 식감을 살리고, 기분좋은 달콤함을 냈다. 구불구불한 커브를 올라올 만한 보람이 있는 맛이다. 


2. 60년 된 한옥에 퍼지는 홍차의 향
공주 루치아의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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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공주 구도심의 골목 사이를 걸어가다보면 시작은 한옥을 만날 수 있다. 1960년에 지어진 가정집을 카페로 개조한 ‘루치아의 뜰’. 아담한 앞뜰에서 들리는 풍경소리가 배경음악처럼 평온하게 귓가를 맴돈다.

오래된 장소에는 힘이 느껴진다. 오래되었지만 낡지 않아 멋스러운 소품들이 우릴 반겼다. 매일 정성스럽게 닦아서 반질반질 윤이 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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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홍차 전문 카페다. 질 좋은 홍찻잎을 사용해서 우려낸 차를 멋스러운 티팟에 내어준다. 한옥 집에서 서양식 차를 마시고 있으니 기분만은 모던보이, 모던 걸이 된 듯하다. 추천하고 싶은 메뉴는 디저트이지만… ‘공주 밤파이’다. 따스한 홍차에 바삭바삭한 밤파이를 곁들이면 일상의 고단함이 스르륵 녹아버린다.


3. 공주의 알밤을 즐기는 완벽한 방법
공주 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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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특산품은 무엇이던가. 바로 알밤이다. 그렇다면 알밤을 가장 편하게 먹는 방법은? 충청남도 공주에 위치한 카페 ‘휘연’에서는 공주 지역의 알밤으로 만든 시그니처 음료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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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연의 ‘공주 알밤라떼’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밤 페이스트를 쓰지 않는다. 사장님이 직접 알밤을 일일이 부수고 으깨어 만든 베이스를 사용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인간 다람쥐, 인간 호두깎기가 아닐까(아니다). 

휘연에서는 바밤바에서 맛볼 수 없었던 풍부하고 세심한 알밤의 풍미가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뜨거운 메뉴 보다는 차가운 메뉴로 마시는 것이 알밤의 맛을 조금 더 뾰족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4. 어서와, 밭뷰는 처음이지?
당진 카페 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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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오션뷰 카페만 찾아다니면서 왜 밭뷰는 몰랐을까? 푸르른 청보리밭이 끝없이 펼쳐진 이 곳. 충청남도 당진의 ‘카페 피어라’다. 카페의 상징과도 같은 푸른 밭은 봄 여름엔 청보리밭, 가을엔 옥수수밭으로 변신한다.

자리에 앉으면 바로 옆에서 청보리가 넘실거린다(현재는 옥수수를 심고 있다고 한다). 잠시나마 새참을 먹는 농부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멍하니 풀멍을 하기에도 제격이다.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해 귀여운 반려견이랑 함께 오는 분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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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만큼이나 베이커리도 완벽하게 갖춰져있다. 그 중 얼그레이 화이트초콜릿 케이크를 추천한다. 얼그레이의 풍미가 제대로 살아있어 향긋하다. 추천하는 음료는 계절과일에이드다. 계절마다 제철과일을 재료로 만들어 건강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푸른 들판이 보이는 야외 테이블에 앉아 계절의 변화를 느껴보기에 제격이다. 


5. 천안에 숨겨진 해외의 풍경
천안 교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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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산길을 따라 굽이굽이다. 가든식당이 있을 것 같은 풍경에서 갑작스럽게 이국적인 저택이 등장한다. 충청남도 천안에 위치한 일본 감성의 카페 ‘교토리’. 이 곳은 ‘교토의 작은 마을’이라는 이름에 담긴 뜻 답게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묻어난다. 일본의 조용한 시골마을에 온 것처럼 섬세하게 분위기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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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는 따뜻한 차를 마셔보기를 추천한다. 단아한 티팟에 담겨 나오는데, 양이 꽤 넉넉해서 여유를 부리며 천천히 즐기기에 적합하다. 우리는 ‘피치우롱차’를 마셔보았는데, 구수하면서도 산뜻하게 다가오는 복숭아 향이 인상적이었다. 일본 여행이 그리운 분들이라면 꼭 한 번 들러볼만 하다.


6. 산에서 만나는 고소함 대잔치
아산 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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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에 산이 이렇게 많을줄 몰랐다. 이번에는 산 중턱에 위치한 카페다. 이름부터 ‘사네’다. 갈 때는 힘들었는데 막상 도착하면 그 모든 수고로움이 잊혀졌다. 등산의 기분. 이곳에 올랐더니 모던한 카페의 모습은 물론 그 너머 아래에 보이는 동네풍경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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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네의 시그니쳐 음료는 ‘콩가루 크림 커피’다. 콩가루가 아인슈페너마냥 가득 담겨있어서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 치트키가 하나 더 있는데 ‘가래떡’을 시킬 것. 평범한 가래떡이지만 이렇게 예쁘게 생긴 가래떡은 처음 봤다. 동글 동글하게 생긴 가래떡 디저트에 맛도 마음도 빼앗기고 말았다. 


7. 세상 어디에도 없는 뉴타입-티
대전 풍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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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 노잼시티라고? 적어도 카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틀렸다. 대전은 재미있는 컨셉의 카페들이 모여있는 흥미로운 도시다. 카페 ‘풍뉴가’에서는 어디에서도 맛본 적 없는 특별한 블렌딩 티를 마실 수 있다.

먼저 입구에서 우리를 반겨준 것은 빼곡한 대나무 숲이다. 어디선가 쿵푸팬더가 나타날 것 같은 시원스런 비주얼. 한여름에도 시원하게 야외 테이블에서 티타임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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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전문 카페답게 커피 메뉴는 판매하지 않는다. 사장님께 가장 자신있는 메뉴를 물어보니 스위트 블렌딩 티를 추천했다. 사계절의 이름을 담은 블렌딩 티는 제각기 다른 계절의 뉘앙스를 제대로 표현했다. 맛의 레이어를 층층이 쌓아올려 마치 칵테일 같은 기분이 든다고 할까? 분위기 만큼이나 독특한 차음료였따.


8. 도심에서 만나는 가장 가까운 자연
대전 커피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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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도 좋지만 현실적으로 도시를 벗어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럴 땐 대전의 ‘커피인터뷰’로 향해보는 것은 어떨까? 커피인터뷰는 자연친화적인 느낌의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다.

이곳은 방콕이나 발리에 온 듯한 기분이 느껴지는 감성적인 분위기다. 건물이 마치 미로처럼 연결되어 있어 구석구석을 탐험하는 재미가 있다. 공간마다 느낌이 꽤 달라 누구든지 셔터만 누르면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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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무척 더워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직접 블렌딩하는 원두 3종이 있어 취향따라 원두를 고를 수 있다. 카페 외관만큼이나 커피의 맛도 무척이나 신경쓰고 있다는 것을 맛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숲과 커피 한 잔을, 
대전과 충청남도에 숨은 카페는?

이번 충청남도에서 만난 카페들은 내내 ‘휴식’이 가득했다. 숲과 나무로 둘러싸인 공간도, 맑은 공기와 특유의 느린 분위기 마저도 지친 몸과 마음이 쉬러 오기에 제격이었다. 

전국 카페투어 프로젝트 #withmap에 많은 분들이 ‘나만 알고 싶은 동네 카페’를 추천해주었다. 여러분의 응원과 모인 제보로 하나의 카페지도를 만들어보려 한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우리동네 숨은 카페는 어디일까? 동네에 나만 알고 싶은 인생카페가 있다면 지금 바로 댓글로 제보를 부탁드린다. 맛있는 것은 함께해야 더 맛있으니까. 또 함께 가면 더 멀리 갈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