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민초가 평가하는 
공명정대엄격 민초소주, 민트맥주 리뷰

(민초단이 세상을 어지럽힌다)

민트초코 소주를 이렇게 빨리 동네 편의점에서 만날 줄이야. 편의점 사장님께서 분명 ‘민트초코가 유행’이라는 유언비어에 속아 재빨리 들여온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사장님의 이어지는 진짜 고민은 나를 다급하게 만들었다. “이걸 추가로 더 들여와야 하나 고민이 되어서요(편의점 주류는 반품이 안 되는 것으로 안다)” 

“아, 안돼요! 일단 마셔보고 알려드릴게요!” 

그렇게 민트초코소주와 스피아민트 맥주를 구입했다.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이렇게 민트가 날뛰는 거야! 오늘 마시즘은 공명정대 엄격하게 이 녀석의 신상을 파헤쳐본다.


민초단도 넘기 힘든 경지
민트초코소주

(민초소주, 이것은 언럭키 플레이버 보드카가 아닐까)

먼저 (상쾌한)민트초코소주를 마실 차례다. 무학 좋은데이에서 나왔다. 젊은 느낌을 만드는 좋은데이에 민초단이 침입한 것이 분명하다. 병이 진로이즈백의 청색 느낌인 줄 알았는데, 소주 자체가 민트색이었다. 덕분에 컵에 따라 놓으면 이것이 가글인지 민트초코소주인지 알 수 없게 만들어졌다. 물론 둘 다 평범한 사람이 마시기에는 위험해 보이는 치명적인 비주얼이긴 하다.

에디터는 반민초지만 이 소주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민트와 알콜은 원래 궁합이 좋다. 모히또를 생각하면 된다. 문제는 여기에 초코향을 뿌렸다는 것이다. 판도라의 상자 같은 조합이다. 세상에 나오면 안 되지만 열고 싶은 그런 매력이랄까? 그리고 마셔보았다.

좋은 점은 생각보다 맛있다는 점이다. 첫 향에서 너무 가글 느낌이 나서 걱정했지만 의외로 시원하고 달콤한 느낌이 적당히 들었다. 문제는 보통 내가 맛있다고 느끼는 것은 일반인들에게 괴랄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함께 마신 민초단 4명 중에 3명이 GG 선언을 했다. 그렇다. 민초단도 용납하기 힘든 컨셉의 제품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민트초코가 유행이라서 적당히 좋아하면서 민초단을 칭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민초소주는 그런 가짜민초단(a.k.a 패션민초단)을 거르고 아가페적으로 민트초코를 좋아하는 진성 민초단을 만들기 위한 작품이 아니었을까? 

어쨌든 존재 자체만으로도 논란과 놀라움을 갖는 녀석이다. 마셔야만 한다면 안주와 함께 먹기보다는(양치를 하며 소주를 마시며 초콜릿 우유와 안주를 한 번에 먹는 기분 날 수 있다) 술자리를 마치고 일어나기 전 파이널 한 잔으로 추천을 한다. 이미 생활민초단에게는 우유와 민초소주를 2:1로 타면 맛있는 칵테일이 된다는 레시피가 전래되고 있다고 한다.


설마 했는데 진짜 나왔다
스피아민트 맥주

(롯데껌 3대장이 맥주계까지 넘보고 있다)

지난 리뷰에서 ‘쥬시후레쉬 맥주’를 소개하며 말했다. 롯데껌과 콜라보를 해서 만들었으니, 다른 3총사 중에 스피아민트도 나오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것이 이뤄졌다. 그것이 쥬시후레쉬 맥주를 사준 소비자와의 약속이니까(아니다).

스피아민트 맥주는 정말 껌에서 나는 스피아민트향이 제대로 난다. 컨셉과 디자인만 보면 자기주장을 하는 민트와 맥주가 전쟁을 치를 것 같지만, 의외로 조화로움을 느꼈다. 스피아민트의 향긋한 향과 쌉싸레하고 맑은 맥주의 느낌이 제법 잘 어울렸다. 맥주 자체가 조금 맛있는 것 같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제품의 출시에는 엄청난 테스트가 있었고, 스피아민트 밀맥주냐 스피아민트 라거냐 사이에서 결선투표를 통해 결정된 실력파 맥주라고 한다. 이 제품을 내기 위해 희생하신(?) 많은 시음단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문제는 반민초단에게는 택도 없는 조합이라는 것. 또한 잘못 느끼면 스피아민트껌을 씹다가 뱉지 않고 맥주를 마셨을 때의 기분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호불호를 떠나 나는 이 맥주를 응원한다. 쥬시후레쉬 맥주도 마셨고, 스피아민트 맥주도 마셨는데, 후레쉬민트 맥주도 나와야 롯데껌 삼총사의 완성이 아니던가! 후회는 세 번째 맥주까지 마셔보고 결정할 예정이다. 일해라 롯데껌! 일해라 더쎄를라잇브루잉! 


민트와 민트의 소맥합체
민초소주 X 민트맥주

(소주와 맥주가 있는데 소맥을 먹지 않으면 실례지)

컨셉에 잡아먹혀서 그렇지 걱정보다 폭력적인 맛의 음료는 아니었다. 기존의 호불호가 더 세진 느낌이랄까? 이런 선을 넘는 도전이 있어야 우리가 마시고 즐기는 음료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이다. 이 정도의 정성이라면 반민초인 나도 민초단을 응원할 수도?

따뜻해진 마음에 민트초코소주와 스피아민트맥주의 첫걸음에 기념하는 자세로 두 술을 합쳐 소맥을 만들어 보았다. 독약 같은 비주얼은 내가 민트초코에 퍼부었던 독설을 생각하면 별 것 아니었다. 오늘 나는 이걸 마시고 민초단으로 새롭게 발돋움하는 것이다.

그렇게 마시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 적당히를 모르는 사람들이 만든 제품들이 적당히를 모르는 한국인을 만나면 이런 괴식을 만드는구나. 쓴맛이 목 끝에서 올라오며 술을 깨우는 듯하다. 민트는 제발 소맥으로 말 아드 시지 마세요. 제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