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거실 안을 혼자 걷는다. 텔레비전을 보지도, 무언가를 마시지도 않는다. 그가 하는 일은 분리배출뿐이다. 빈 페트병의 라벨을 벗기고, 물로 내부를 씻어 말리고, 구겨서 뚜껑을 닫다 보면 기분이 좋거든. 곧 있으면 저 제로 웨이스트 박스를 한가득 채울 수 있겠군. 적금 만기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마음이 뿌듯해진다.
분리 배출은 페트병뿐만이 아니다. 다른 플라스틱 포장재도 분리배출하여 다른 분리수거함에 모은다. 하지만 제로 웨이스트 박스에 들어가지 못한 플라스틱들이 외치는 듯하다. “왜 페트병만 따로 모으는데! 이거 완전 플라스틱 차별 아니냐!”
아니다. 같은 플라스틱이라도 페트병은 다르다고. 원더플(ONETHEPL)* 피플 마시즘. 오늘은 왜 투명 음료 페트병을 따로 분리 배출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왜 플라스틱과
페트병을 따로 구분할까?
플라스틱에는 출생의 비밀이 있다. 비록 우리가 ‘플라스틱’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이름과 재질이 다른 것이다. 그럼 왜 따로 이름을 알려주지 않고 플라스틱이라고만 알려줬냐고? 이들의 이름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PE(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PS(폴리스티렌), PET, PVC… “
그렇다. 이름부터 수능시험 같지 않은가(아니다). 재활용 과정에서는 같은 재질의 플라스틱끼리 분류가 되어야 재생원료 활용도가 높아진다.
이때 돋보이는 녀석이 있다. 포장재로 쓰이는 플라스틱 중 가장 많은 양이 사용되며, 제대로만 분리배출 된다면 재활용을 하기에도 협조적인(?) 녀석. 바로 ‘페트병’이다.
그래서 페트병은 다른 플라스틱과 따로 분류되어 버려지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서도 한 가지 조건이 있다. 투명한 음료 페트병만 따로 모은다는 것이다.
플라스틱계의 숨은 원석
투명 음료 페트병을 찾아서
코카-콜라의 친환경 캠페인 ‘원더플’에서 지난 시즌과 달리 투명 음료 페트병만 모으는 이유가 있다. 색깔이 들어가지 않은 페트병은 다시 한번 사용되는 과정에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재활용 과정을 돌아보면 알 수 있다. 선별된 페트병은 재활용 과정에서 잘게 부서지고 세척되며 재생원료가 된다. 이 녀석들로 다른 플라스틱 포장 용기를 만들거나, 녹여서 폴리에스터 섬유를 만든다. 이때 페트병 품질에 따라 섬유가 길게 뽑히거나, 짧게 뽑히게 된다.
짧게 뽑힌 섬유는 대부분 ‘재생 솜’으로 활용이 된다. 하지만 이것이 길게 뽑힌다면? 멋진 옷이 되기도 하고, 신발이 되기도 하고, 원더플 굿즈 ‘알비백’ 같은 가방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동안 섬유업체들은 원료를 구하기 위해 고품질의 투명 음료 페트병을 수입해오고 있었으니까.
최근에는 원더플 피플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투명한 음료 페트병을 분리배출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런 분리 배출 문화가 정착된다면 10만 톤 이상의 페트병을 재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미 투명 음료 페트병 분리배출이 정착된 나라에서는 사용한 페트병을 가지고 다시 페트병을 만들고 있다. 그야말로 더 이상의 플라스틱을 생산하지 않고, 있는 플라스틱을 계속 사용하는 방식으로 변해가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플라스틱,
원더플한 미래를 위해
우리의 분리배출은 환경은 물론 경제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투명 음료 페트병을 비롯하여, 많은 재활용 쓰레기를 재질별로 구분하고, 내용물과 이물질을 한 번 세척하는 것만으로도 재활용 과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분명 조금은 번거로울 수 있지만, 지키기에 따라 미래는 달라질 수 있으니까.
우리의 작은 행동이 만들어낼 원더플 한 미래를 기대해본다.
※ 원더플(ONETHEPL, 한 번 더 사용되는 플라스틱) 캠페인은 사용한 음료 페트병을 모아서 재활용을 하는 코카-콜라의 자원 순환 캠페인입니다. ‘마시즘(http://masism.kr)’은 국내 유일 음료 전문 미디어로, 코카-콜라의 원더플 피플로 선정되었습니다. 코카-콜라 저니에서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