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면, 언제 어디서 맛있는 간식을 만날지 모르기 때문에 늘 현금을 품고 다녀야 한다. 어묵, 군고구마, 군밤, 붕어빵, 호빵 등 늘 우리를 진심이게 만드는 겨울 간식들. 하지만 붕세권, 호세권이라는 말이 있듯이 최근 들어 맛있는 간식들을 찾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로 인해 동네 간식들 위치를 찾아주는 앱까지 출시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로 여행의 제한도 풀린 요즘, 전국적으로 맛있는 간식을 찾아다녀보는 건 어떨까. 이번 뫄뫄 자랑에서는 지역별로 겨울에 즐겨 먹는 간식들을 모아보았다. 지역 겨울 특산물부터 지역 유명 간식, 혹은 유명 간식 맛집까지! 먹돼장들이 준비한 리스트를 살펴보고 본인의 먹킷리스트를 재정비해 보자.

>> 서울

1. [중구] 토스트

동대문 종합시장 주변에서 판매되고 있는 토스트는 시장을 오가는 이들에게 몇 천 원으로 허기를 채울 수 있는 든든한 간식이다. 노릇하게 구워진 식빵에 양배추 듬뿍 들어간 계란 부침을 올리는데, 거기에 달달한 소스와 함께 설탕을 솔솔 올려주는 것이 특징. 가게에 따라 치즈나 햄 등을 넣어주기도 하며, 완성된 토스트는 반으로 뚝딱 접어 종이컵에 넣어먹어야 맛있다.

2. [종로구] 기름떡볶이

통인 시장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연 엽전 도시락과 기름떡볶이가 아닐까 싶다. 기름떡볶이는 간장, 고추장, 기름만으로 만드는 간단한 음식인데 마치 떡꼬치를 먹는 것처럼 바삭한 식감이 매력적이다. 간장 기름 떡볶이는 간을 약하게 하여 부담이 없고, 고추장 기름 떡볶이는 칼칼한 맛이 은은하게 느껴진다. 1인분만 시켜도 은근히 양이 많으며, 통인시장에서 사용되는 엽전으로도 사 먹을 수 있다.

3. [중구] 가메골손왕만두 

추운 겨울 이곳을 지나는 이들이 절대 빈손으로 못 간다는 마성의 만둣집이다. 대표 메뉴는 고기왕만두와 김치왕만두인데 호빵처럼 도톰한 스타일의 만두다. 만두 소에는 돼지고기, 양파, 무말랭이, 두부, 양배추, 당면 등이 들어가며 아삭한 식감이 느껴진다. 또 간장에 찍지 않아도 될 만큼 간이 잘 되어 있고, 만두 종류도 다양해 취향에 따라 섞어서 살 수 있다. 

>> 경기도

1. [양평] 두물머리연핫도그

연잎을 넣어 차별점을 둔 두물머리연핫도그. 이 핫도그는 전참시에서 이영자가 먹으면서 유명해졌다. 순한 맛, 매운맛으로 나뉘며 같이 파는 맥주를 곁들이면 추위도 잊을 만큼의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반죽 자체에는 연이 들어가 녹차호떡처럼 초록빛이 도는 것이 특징이다. 빵이 두 겹이라 두꺼운 편이고, 소시지가 투툼하여 한 개만 먹어도 든든하다.

2. [용인] 백암순대 

백암순대는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경기도 지방의 대표 향토음식이다. 백암순대는 당면이 들어가지 않고 다양한 채소가 주류를 이뤄 부드럽고 고소함이 뛰어나다. 슴슴하다고 느껴진다면 새우젓을 곁들여 감칠맛이 끌어올리는 것도 좋다. 백암순대는 국밥으로 많이 먹는데, 기름기 없이 깔끔하고 맑은 국물에 들깨와 후추를 넣어 먹는다. 따끈한 백암순대 국밥으로 추운 겨울을 이겨낼 수 있다. 

3. [이천] 볏섬만두

이천 볏섬 만두는 벼 가마니에 곡식을 가득 넣은 것과 같은 보자기 모양이며, 다섯 가지 색깔로 빚어 오복을 기원하는 만두이다. 만두에는 특이하게 무청 시래기가 들어가는데 게걸무 잎사귀의 식감이 뛰어나다. 보통은 볏섬만두를 쪄 먹거나 전골에 넣어먹으며, 볏섬만두전골은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나오기도 했다.

>> 충청북도

1. [단양] 흑마늘닭강정

마늘로 유명한 단양. 그래서인지 순대, 만두, 닭강정 등 마늘로 만든 간식들이 풍부하다. 특히 닭강정은 단양 시장 내에서 인기가 많아 줄을 서서 주문을 하고 한두 시간 뒤에 찾아가야 할 정도이다. 흑마늘닭강정은 양념에 흑마늘 진액이 들어가 검붉은 빛을 띄며, 맛은 마늘간장 치킨과 비슷한데 양념의 농도가 진하여 마늘 맛이 깊게 느껴진다. 가게에 따라 누룽지를 추가하거나 마늘 맛을 두 배로 선택할 수 있으니 취향에 따라 먹어보자. 

2. [영동] 곶감

영동은 2007년부터 2024년까지 감 산업 특구로 지정되었다. 지리적으로 감이 잘 자라는 곳이며 덕분에 당도가 높고 색이 고운 감이 재배되기 때문이다. 영동은 이맘때면 곶감 만들기가 한창인데, 해가 넘어가고 1-2월 즈음 곶감 축제가 열릴 정도로 그 맛이 우수하다.

3. [괴산] 대학찰옥수수 

괴산 대학찰옥수수는 여름에 바로 수확 후 먹어도 맛있지만, 삶은 후 급속냉동한 냉동옥수수 제품들이 많아 맛과 영양을 겨울까지 즐길 수 있다. 괴산은 옥수수가 유명한 만큼 옥수수빵, 옥수수 막걸리 등 다양한 상품을 생산해 낸다. 괴산의 옥수수는 알이 튼실하며 은은한 달달함이 중독성 있다. 이는 괴산의 옥수수가 우수 품종으로 개량되었기 때문이다. 2002년 충남대 최봉호 박사가 오랜 연구 끝에 알이 크고 당도가 높은 옥수수를 재배하였으며, 이를 대학찰옥수수라고 부른다.

>> 충청남도

1. [천안] 호두과자

호두과자의 탄생지는 호두가 유명한 천안이라고 볼 수 있다. 천안의 호두는 알이 굵고 지방이 풍부하여 고소한 맛이 나는데, 이 호두를 빵 속에 넣어 고소함과 씹는 맛을 극대화하였다. 휴게소 과자의 원조급이라 할 수 있으며, 호두과자 덕분에 천안의 호두가 유명해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2. [공주] 군밤 

알밤이 유명한 공주는 전국 최대 생산지이며 밤빵, 밤막걸리 등 밤으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그중 공주 군밤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은 군밤으로 매년 군밤 축제가 열릴 정도로 맛이 뛰어나다. 

3. [금산] 인삼튀김

인삼이 흔한 금산에서는 인삼을 씻어서 바로 먹거나 굽고, 튀기는 등 다양한 주전부리로 먹어왔다. 튀김에 사용되는 인삼은 5~6년 된 인삼이며 값이 비싸긴 하지만 크기가 튀김에 적당한 수준이다. 인삼 튀김은 주문과 동시에 튀겨져 바삭함이 살아있으며 속은 감자처럼 포슬포슬식감이며, 조청에 찍어 먹으면 고구마튀김과 비슷한 맛도 느낄 수 있다.

>> 경상북도

1. [예천] 용궁순대

예천 용주군 용궁군에서 처음 탄생한 용궁 순대는 쫄깃한 돼지 막창을 사용해 비주얼과 맛을 한 번에 잡았다. 막창은 소창보다 두꺼우며, 쪄 먹을 경우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순대 속에는 찹쌀과 선지를 비롯해 대파가 가장 많이 들어가며 선지와 채소의 조화가 좋다.

2. [대구] 콩국

대구의 콩국은 타지역과 달리 따뜻한 콩국물에 찹쌀 튀김을 넣어서 먹는다. 여기에 기호에 따라 소금이나 설탕을 더 추가해도 된다. 찹쌀 튀김은 떡처럼 씹는 맛이 쫀득하며 자극적이지 않고 고소한 콩국과 잘 어우러진다. 

3. [대구] 꿀떡

대구 지역에서 먹는 꿀떡은 우리가 흔히 아는 것과 조금 다르다. 대구 꿀떡은 옥수수수염을 우린 물에 찹쌀을 불리고 그 찹쌀을 치대어 떡을 만든 후, 흑설탕과 배 등을 섞어 만든 시럽에 푹 담가 먹는다. 겉으로 보기엔 시럽이 많아 달아 보이지만 의외로 은은한 단맛이 나며, 떡의 쫀득한 맛을 극대화한다.

>> 경상남도

1. [진주] 찐빵

진주 중앙시장에서 유명한 수복빵집. 이곳의 찐빵은 따끈한 팥 소스를 찐빵 위에 끼얹어 준다는 특징이 있다. 계피 향이 솔솔 나는 팥죽에 빵을 찍어 먹는 것 같은 맛인데, 빵이 쫄깃하며 팥소와 팥 소스가 단 편이 아니라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2. [통영] 꿀빵

통영에 가면 꼭 사 오는 꿀빵. 사시사철 인기 있으며 팥 도넛에 꿀이 발린 비주얼에 절로 군침이 돈다. 요즘에는 팥소 외 옥수수, 호두, 치즈, 고구마 등 다양한 종류의 앙금이 들어간다. 가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찹쌀을 넣어 쫀득함을 살리고 피를 얇게 만드는 곳이 많다. 선물용으로도 좋지만 통영 바다를 바라보며 따뜻한 커피와 함께 할 때 온전한 통영을 느낄 수 있다. 

3. [부산] 물떡

겨울철 부산인들의 소울푸드 중 하나인 물떡. 겉으로 보기엔 국물에 담긴 가래떡인데 한입 베어 물면 담백함에 빠져들게 된다. 물떡은 짭조름한 어묵 국물이 배어있고 간장에 툭 찍어서 먹으면 감칠맛이 배가된다.

>> 전라북도

1. [군산] 호떡

군산의 중동 호떡은 3대째 내려오는 호떡 가게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군산에 들러 이곳 호떡을 찾는다. 일반 호떡은 넉넉한 기름에 튀겨내는데, 이곳 호떡은 기름 없이 바삭하게 굽는 호떡이며 호떡 안에는 흰찰쌀보리와 검은콩, 검은쌀, 검은깨 등이 들어가 고소하고 담백하다.

2. [전주] 비빔밥고로케

비빔밥 고로케는 많은 이들이 반신반의하면서 먹지만 오묘하게 중독성 있는 맛에 빠져버리고 만다. 전주의 또 다른 명물 비빔밥을 다져 넣어 튀겼는데, 고추장 맛이 진한 편이 아니라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또한 비빔밥이 들어가 기름의 느끼함을 잡아주며 크림치즈 고로케와 먹으면 단짠 조합이 뛰어나다.

3. [정읍] 쌍화탕

정읍의 쌍화탕은 옛 문헌에 기록되었을 정도로 유명한 토산품이다. 때문에 정읍 장명동 거리에는 쌍화차를 파는 전통찻집들이 많으며, 쌍화차 거리로 자리를 잡았다. 가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가래떡 구이에 조청을 파는 곳이 있어 차와 같이 즐기기 좋다. 

>> 전라남도

1. [해남] 고구마

해남에서 생산되는 고구마는 다른 곳에 비해 더 달고 부드럽다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겨울철만 되면 해남 고구마 한 박스씩 쟁여 놓는 집들이 많다. 고구마의 단맛을 가장 극대화해주는 조리법은 구워 먹는 것으로 우유나 김치를 곁들이면 훌륭한 식사도 된다.

2. [완도] 전복빵

전복빵은 완도의 특산물인 전복이 통째로 올라가 있다. 아랫부분의 빵은 카스텔라 같은 식감인데 부드럽고 폭신한 식감과 전복의 쫄깃함이 의외로 잘 어울린다. 전복의 내장은 빼고 만들기 때문에 특유의 비린 맛이 없다. 하지만 다소 특이한 조합으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한 번쯤은 먹어봐야 할 빵이다. 

3. [담양] 댓잎 호떡 

담양의 죽녹원과 메타세콰이아에서는 대나무로 만든 다양한 간식을 판매하는데 그중 따끈한 댓잎 호떡이 인기이다. 댓잎 호떡에는 댓잎 가루가 들어가 반죽에 푸른빛이 돈다. 때문에 일반 호떡과 달리 쌉쌀함이 은은하게 느껴진다. 호떡의 반죽이 조금 두꺼운 편이라 겉은 바삭 속은 폭신한 식감이며 호떡 소에는 견과류가 들어가 씹는 맛이 있다. 

>> 강원도

1. [강릉] 커피콩빵

강릉은 카페거리가 있을 만큼 커피가 유명한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커피로 만든 커피 콩빵이 생기게 되었다. 현재는 특허를 낸 본점과 그 외 강릉의 다양한 카페에서 커피 콩빵을 판매 중이다. 커피 콩빵은 은은한 커피 향과 달콤한 팥앙금이 조화로우며 빵은 부드럽고 촉촉한 편이다. 가게에 따라 앙금이 없는 제품도 판매하고 있으니 취향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 

2. [속초] 오징어순대

속초 여행에서 빠져선 안될 오징어순대. 오징어순대는 실향민들이 명절에 먹던 명태 순대가 쉽게 구할 수 있는 오징어로 대체해서 만들어진 음식이다. 오징어순대는 내장을 제거한 후 각종 채소와 당면을 넣고 찜통에 쪄낸다. 찌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계란 물을 입혀 한번 구워야 비로소 속초 명물 오징어순대가 완성된다. 통통한 오징어 살과 부드러운 속이 조화로우며 명태 회 무침을 곁들이면 기름진 맛을 잡아줘 깔끔하게 먹을 수 있다. 

3. [안흥] 찐빵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잠시 중단이 되기는 했지만 횡성에는 안흥 찐빵 축제가 있을 정도로 찐빵이 유명하다. 안흥 찐빵은 반죽을 할 때 막걸리를 사용해 숙성, 발효를 하며 100% 국내산 팥으로 팥소를 만든다. 앙금엔 중간중간 통팥이 있어 식감이 좋으며 당도가 적당해 여러 개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 제주도

1. 보리빵

수요미식회에도 나왔을 만큼 제주도에서 유명한 보리빵. 보리빵의 종류는 기본 보리빵, 팥 보리빵(통팥), 쑥빵으로 단출하다. 보리빵은 보리 특유의 갈색빛을 내며 반으로 가르면 구수한 향이 난다. 빵의 식감은 말랑하면서 쫀뜩하며 속은 없지만 씹을수록 은은한 보리 향이 인상 깊다. 또 자극적이지 않아 먹으면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기분도 든다. 팥이 들어간 통 보리빵은 기존의 앙금보다 포슬포슬한 식감이며 알갱이들이 살아있어 씹는 맛이 좋다. 

2. 감제범벅

제주에서는 고구마를 ‘감제’ ‘감저’라고 부른다. 감제범먹은 겨울철 제주도민들이 즐겨 먹었던 소박한 간식으로 고구마를 깍둑 썰어 끓는 물에 데친 다음 소금으로 간한 메밀가루를 넣어 범벅으로 섞어준다. 가정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고구마를 대체해 호박이나 무로도 범벅을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3. 빙떡

빙떡은 제주도의 향토 음식으로 관혼상제에 빠지지 않는 떡이다. 이름의 유래는 빙빙 돌려서 만들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멍석처럼 만다고 해서 멍석떡, 쟁기떡, 전기떡이라 불리기도 한다. 빙떡은 메밀 반죽에 무채를 넣어 만드는데 무채는 데친 후 소금, 참기름, 쪽파, 깨를 넣어서 간하며 슴슴하게 만드는 게 포인트다. 메밀 반죽은 찬물로 하며 반죽의 농도는 흐를 정도로 묽어야 한다. 예전에는 돼지기름에 붙이기도 했으며 무나물을 대신해 팥소를 넣어먹기도 했다. 

기획, 편집 / 다나와 김명신 kms92@danawa.com

자문 / 前 요리매거진 에디터 김예영

글 / 문유진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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