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시기 전부터 부모님의 맥심 커피를 타 주던 남자, 매일 아침을 맥심 모카 골드로 시작한 남자, 헌혈을 하면 피 대신에 맥심이 흐를 것 같은 남자. 마시즘에게는 커피 인생에 있어 한 가지 목표가 있다. 그것은 오늘 마시는 맥심이 어제 마신 맥심보다 나아야 한다는 작지만 웅대한 꿈이다.

국립국악원

이러한 ‘맥심부심’은 나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맥심으로 커피 타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실력이 장착되어 있다. 사실상 양궁, 게임과 더불어서 한국에서 1등 하기가, 세계 1등 되기보다 어려운 종목이라고 할까? 

다행히 맥심으로 커피 타기는 공인된 대회가 없었다. 그런데 그 도화선에 불을 붙인 사건이 생겼다. 바로 <천하제일 맥심대회>다. 지난 6월 1회는 끝났지만 나는 믿고 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맥심이라면 2회 천하제일 맥심대회가 (아마도) 열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마시즘은 천하제일 맥심 바리스타가 되기 위한 기본기부터 고급 스킬까지 대치동 과외 스타일로 전수해주겠다. 이것만 배우면 어떤 홈카페 부럽지 않다고!


기초 : 맥심과 물의 황금비율은 얼마일까?

한국에서 “커피 좀 타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맥심으로 커피를 탈 때 물의 양을 기가 막히게 맞추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맥심 커피믹스의 물의 양은 100ml 정도다. 소주잔 2잔 정도의 분량으로, 종이컵으로 9분의 5정도를 맞추어 따르는 것이다. 초심자라면 섬세한 계량으로 이 비율을 맞출 필요가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라면의 물을 맞추듯 물의 양을 몸이 기억해야 한다. 맥심은 빨리 타서 전달하는 게 미덕이니까. 

100ml의 물의 양은 정석 중의 정석이다. 하지만 커피를 마실 손님에 따라 약간의 센스가 필요하다. 사람에 따라 맥심을 맛있게 즐기는 물의 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맥심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맥심 매니아라면 물의 비중을 5% 정도 적게 하여 맥심의 고소한 맛을 더욱 진하게 만든다. 반대로 맥심에 초심자라면 물을 살짝 더 넣어 ‘부드럽고 마일드한 맥심’을 강조하여 보여줄 수 있다. 이 정도만 능숙하게 해도 어딜 가든 ‘커피 좀 탄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초급 : 맥심으로 아이스커피 타기

맥심

드디어 당신은 맥심의 세계에 첫 발자국을 남겼다. 하지만 자만하지 마라. 이제 겨우 매뉴얼대로 맥심을 타는 걸음마를 익혔을 뿐이다. 당신의 맥심을 다양하게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본 기술을 배워야 한다. 그것은 바로 ‘맥심으로 아이스커피’를 타는 것이다. 

아이스커피를 타는 방법은 대대로 맥심고수들 사이에서 구전으로 전해져 온 비법이었다. 하지만 최근 맥심 광고 CM송에서 “맥심 두 봉지에~ 차가운 얼음!”이라는 핵심 레시피를 유출하고 말았다. 그렇다. 맥심 두 봉지에 차가운 얼음만 있다면 아래와 같이 아이스커피를 만들 수 있다. 

1. 맥심 커피믹스 2봉을 준비한다.
2. 따뜻한 물을 소량 넣고 저어서 녹여준다.
3. 머그컵의 3분의 2만큼 차가운 물을 채우고, 얼음을 넣는다.

사실 맛있는 아이스커피를 원한다면 차가운 물에 ‘맥심 아이스’라는 제품을 타면 된다. 하지만 번거롭게 느껴지는 이 방법을 알려주는 이유가 있다. 바로 ‘맥심 커피믹스 두 봉지에 따뜻한 물을 약간 넣고 녹이는 것’이라는 방법이 모든 맥심 레시피의 근본이 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요리로 치면 만능간장이라고 할까?


중급 : 인증샷을 부르는 인싸 디저트, 맥심사냥

맥심

다음은 소셜미디어를 휩쓴 힙하고 재미있는 맥심 레시피다. 바로 아이스크림 ‘더위사냥’의 맥심 버전 ‘맥심사냥’이다. 맥심 커피믹스를 붓고 비어있는 맥심 봉지에 다시 커피를 넣고 얼리는 것이다. 간단한 발상의 전환이지만, 오랜 맥심 역사상 가장 크리에이티브한 레시피로 꼽힌다.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맥심 2 봉지를 컵에 붓고, 따뜻한 물을 약간 넣어 녹인다.
2. 차가운 물을 다시 넣어 아이스커피를 만든다.
3. 비어있는 맥심 봉지에 아이스커피를 붓는다.
4. 아이스커피를 채운 맥심 봉지를 종이컵에 기대어 세워 냉동실에 넣는다
5. 시간이 지나 얼면 맥심사냥 완성!

간단한 레시피의 맥심사냥에도 숙련된 고수들의 디테일한 팁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종이컵으로 아이스커피를 만드는 것이다. 종이컵으로 아이스커피를 만들고 비어있는 맥심 봉지에 커피를 부을 때 종이컵을 구겨서 주둥이를 만들어 쉽게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맥심 봉지 안에는 꽉 차지 않게 맥심을 부어주는 정도의 센스가 필요하다. 액체는 얼면 부피가 커지기 때문이다.


중급 : 초콜릿으로 만드는 맥심 카페모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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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인터넷 인싸를 넘어 홈카페에 도전할 차례다. 단순히 따뜻한 우유에 맥심을 타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카페라떼가 만들어지지만, 초콜릿을 더한다면 그보다 특별한 ‘카페모카’를 즐길 수 있다. 맥심 카페모카를 만드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1. 컵에 초콜릿을 가득 채운다.
2. 따뜻한 우유를 붓고 초콜릿이 녹도록 저어준다.
3. 따로 맥심 2 봉지에 따뜻한 물을 조금 넣어 녹여준다.
4. 녹은 맥심 원액을 초콜릿 라떼(초콜릿 녹인 우유)에 부어준다.
5. 취향에 따라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한스쿱 떠서 올린다.

비주얼만 봐서는 장인정신을 가지고 오랜 시간 복잡하게 만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하지만 우리는 기초부터 차근히 따라왔기 때문에 간단한 방법으로 맥심 카페모카를 만들었다. 이처럼 최소한의 수로 화려한 커피를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천하제일 맥심고수가 추구하는 길이 아닐까?


중급 : 이맛에 반하나, 맥심 바나나 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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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카페에서도 보기 드문 메뉴인 ‘바나나 라떼’에 도전할 차례다. 맥심에서는 실제 바나나를 믹서에 갈아 우유를 섞은 바나나우유를 권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진정한 맥심고수는 수고를 덜면서 최상의 맛을 찾는 법이다. 시중에 파는 바나나맛 우유만 가지고도 훌륭한 맥심 바나나라떼가 만들어지거든.

1. 바나나맛 우유를 허리선까지 마신다.
2. 남은 부분에 맥심 2 봉지 녹인 것을 붓는다.
3. 바나나맛 우유와 맥심을 휘휘 저어서 마신다.

맥심과 바나나맛 우유의 만남. 이것은 각 자리의 최고가 만나서 뽐내는 하나의 콜라보레이션 같은 느낌이다. 맛의 정상회담이라고 할까? 달콤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바나나라떼의 맛이 어떤 카페메뉴 부럽지 않은 조화를 보여준다. 


고급 : 이 고급짐은 무엇인가, 맥심 화이트 골드 샤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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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고급과정, 즉 심화과정에 들어왔다. 이 정도 수준에 이르렀다면, 이제는 하산하여 자신만의 레시피를 개발해도 좋다. 그 기준점이 되는 맥심 화이트골드 샤베트의 경우는 맛도, 비주얼도 어떤 카페 부럽지 않은 수준의 고급스러움을 자랑하는 레시피다.

1. 맥심 화이트골드 2 봉지를 따뜻한 우유와 연유를 넣어 녹인다.
2. 얼음틀에 넣어 얼려 맥심 화이트골드 아이스큐브를 만든다. 
3. 얼어있는 맥심 화이트골드 아이스 큐브를 믹서기에 갈아 샤베트를 만든다.
4. 곱게 갈아진 맥심 화이트골드 샤베트를 컵에 담는다.
5. 바닐라 아이스크림 한 스쿱을 위에 띄우고 초코시럽, 연유를 붓는다.

샤베트가 되어버린 맥심 화이트골드만의 깔끔한 맛과 부드럽고 담백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조화가 일품이다. 초코시럽이나 연유, 아몬드 등의 데코레이션을 더하면 마치 성공한 카페에 앉아 이곳의 시그니쳐 메뉴를 맛보는 느낌마저 난다.


고급: 천하제일 맥심대회 우승작, 맥심 크러쉬

맥심

마지막은 제1회 천하제일 맥심대회의 우승 작품 레시피다. 이름하야 ‘맥심 크러쉬(라고 쓰고 맥심 크rrrrr쉬라고 부른다)’다. 전반적인 방법은 맥심 화이트골드 샤베트와 비슷하지만 훨씬 직선적이고 선명한 맛이 느껴진다. 이게 바로 현재 한국 1등 맥심 매니아의 작품인가?

1. 맥심 따뜻한 우유와 연유를 넣어 녹인다.
2. 얼음틀에 넣어 얼린다.
2. 컵에 맥심 2봉지와 따뜻한 물 조금을 부어 녹인다.
3. 컵에 우유 95ml, 연유 5ml를 넣는다.
4. 얼어있는 맥심 아이스큐브를 올린다.
5. 위에 민트 잎 한 장을 얹어 데코레이션을 한다.

맥심 크러쉬는 기본적으로 컵에 담긴 음료가 맛있다. 그 위에 맥심을 얼린 아이스큐브가 샤베트처럼 녹아들면서 환상의 맛을 자랑한다. 맥심 크러쉬 위에 얹어진 한 장의 민트 잎 때문에 식목일 비주얼이 난다는 심사평(?)도 있었지만, 기본적인 맛의 밸런스가 엄청나다. 마치 맥심사냥의 최종 진화 버전이랄까?


간편하고, 다양하다 여러분의 비장의 맥심 레시피는?

‘봉지를 뜯어 넣고, 따뜻한 물을 붓고, 저어서 마신다” 맥심만의 간편함은 오랜 시간 전국민 적인 사랑을 받아왔다. 함께한 시간가 깊은 만큼 사람마다 각자의 다양한 맥심 레시피들이 곳곳에서 태어나고 있다. “여러분만이 알고 있는 비장의 맥심 레시피는 무엇이 있을까?”

다양한 맥심 레시피들이 맞붙을 그날을 기다리며, 기대감으로 맥심 모카 골드의 입구를 뜯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