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인플루언서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보통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가리키는데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란 연예인들보다 인기도는 덜하지만, 특정 분야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소비자와 가깝게 소통하는 영향력 있는 SNS 크리에이터를 말합니다.

국립국악원
인플루언서

인플루언서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들이 경제활동을 하며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면서 인플루언서는 이제 하나의 직업이 되었습니다. 인플루언서들이 올리는 포스팅이나 콘텐츠의 주제는 조금씩 다르지만, 인플루언서들은 공통된 욕망을 지니고 있는데요. 그 욕망은 바로 ‘유명세’입니다.

인플루언서

정연욱 작가는 인플루언서들이 유명세를 얻는 방법에 따라 세 가지 유형을 파악했습니다.

첫 번째 인플루언서 유형은 물질파입니다.

물질파는 자신이 가진 재력을 통해 유명세를 얻는 유형인데요. 인류가 탄생한 이래, 부를 과시하는 것은 시대와 문명을 막론하고 늘 존재했죠. 과거에는 화려한 궁전과 의상이 재력을 보여주었다면 현대에는 슈퍼카, 고가 미술품, 아찔한 건축물 등이 재력을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포르쉐 911, 에르메스 버킨백…고가의 제품을 보여주는 언박싱 콘텐츠는 인기가 좀처럼 식을 줄 모르죠. 원래 물질파 인플루언서의 상당수는 그만한 경제력을 갖춘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물질파가 모두 재력가는 아니게 되었는데요. 물질파 인플루언서들을 보고 따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추종해 부자처럼 보이고 싶은 사람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유형은 육체파입니다.

육체파는 몸과 얼굴, 전반적인 외형을 강조해 사람들의 관심을 얻는 유형입니다. “잘생긴 사람일수록 짧은 머리가 좋고, 몸이 좋은 사람일수록 벗어야 한다.”는 말처럼 매력적인 몸을 가진 이들에게 노출은 숙명입니다. 온라인에서 자신의 매력적인 육체를 자랑하기 때문에 이들의 몸은 하나의 중요한 콘텐츠가 되는 셈입니다. 결국 육체파에게 SNS는 매력적인 포트폴리오인 것과 동시에 1인 광고판, 돈을 벌기 위한 일터이죠.

마지막 유형은 정신파입니다.

정신파 인플루언서는 주로 자신의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며 지적 콘텐츠를 제작하는 유형입니다. 어제 본 영화, 오늘 읽은 책, 내일 관람할 전시회까지도 콘텐츠의 주제가 될 수 있죠. 이렇게 자신의 아이디어와 정보를 세상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사람들의 동의와 공감을 얻어냅니다. 또 어떻게 보면 정신파 인플루언서는 ‘갈등’이라는 상황을 전략적으로 잘 이용해 주목을 받기도 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견해, 관점을 SNS에 올리며 희열을 느낀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인플루언서

이러한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 제작 밑천은 바로 사람들의 관심’인데요. 그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충족시키는 일종의 과제를 떠안고 있는 것이죠. 예를 들어, 유명한 IT 인플루언서 A, B, C 3명이 있다고 합시다. 새로운 아이폰이 출시하면 이들에게는 가장 빠르고 좋은 퀄리티로 아이폰 콘텐츠를 업로드해야 한다는 숙제가 생기는 거죠. 그럼 A, B, C는 사람들의 기대에 충족하기 위해서는 밤을 새워서라도 언박싱하고 콘텐츠를 올려야 합니다. 결국 유명세를 얻고 사람들의 관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서로 의식하고 경쟁하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좋은 몸이 콘텐츠가 되는 육체파 인플루언서에게 관리는 곧 생존입니다. 몸이 좋은 사람이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는 콘텐츠는 사람들에게 큰 임팩트를 줄 수 있죠. 그런데 이런 콘텐츠를 찍으면서도 좋은 몸을 유지하기 위해 육체파 인플루언서는 앞뒤로 이틀 정도는 간헐적 단식을 합니다. 특히 육체파는 다른 유형에 비해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대로 판단되기 쉽기 때문에 더 잘생기고, 더 몸이 좋은 사람이 등장하면 언제든지 관심이 식을 수 있다는 걱정을 갖고 있습니다.

모든 정신파 인플루언서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정신파는 때로 갈등과 편견을 이용해서 사람들의 갈등을 조장하고 자극을 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심리적 갈등을 겪기도 합니다.

이렇게 인플루언서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은 수많은 땀과 노력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죠.

인플루언서

유명세를 추구하기 위해서 자신이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하고 어려운 일을 겪고 때로는 주변 사람들의 좋지 않은 반응도 감내해야 하는 모습에서 유명세만 쫓는 인플루언서의 모습은 과연 바람직할까요? 실제로 유명한 인플루언서 중에는 많은 보상을 받지만, 이것을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정신적으로 피곤한 부분이 많이 있고 자신이 원치 않는 소비도 계속해야 되기 때문이죠. 만약 인플루언서를 꿈꾸고 있다면, 자신이 추구하는 유명세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고 인플루언서의 일면만 보는 것 대신 어두운 측면도 함께 고려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연욱 ‘구독, 좋아요, 알림설정까지’ 작가

정연욱 작가

– ‘구독 좋아요 알림설정까지’ 저자

– 前 제일기획 근무

–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학사 졸업

– 연세대학교 경영학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