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이슬을 가르며 한없이 달려 닿은 곳! 백련의 주산지인 김제에 도착했다. 늘 새로운 곳에서 또 어떤 자연을 만나고 인연들을 만나게 될지 궁금해지는 날들이 좋다.

국립국악원

찌는 듯한 더위에 잠시 발길을 돌려 닿은 곳! 그 곳에서 또 나는 삶의 청아함을 배우고 담백함을 얻는다.

서울에서 세 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바로 김제이다. 김제에서는 여기저기서 연꽃들의 축제가 한창이었다. 그 단아함에 종교를 떠나서 마음까지 깨끗해 지는 느낌. 청아하다 못해 시원하기까지 한 그 꽃들을 보고 있으니 도시에서 받은 스트레스도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생긴 염증도 하나하나 다 치유되는 기분이었다.

연근

차를 한적한 곳에 세워놓고 무작정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찌는 듯한 더위 아니 폭염이었다. 아스팔트 위로 피어나는 아지랑이를 따라 그 신기루 같은 모습이 눈앞에서 떠나질 않았다. 푹푹 찌는 날씨를 잊는데엔 꽃을 보고 있는 게 최고였다. 순간 모든 시름을 놓아 버렸다. 땅바닥에 나뒹구는 내 고민들이 한없이 초라해 보였다.

바람이 부는 대로
마음이 가는 대로
그렇게 흘러가는 하루도 나쁘지 않은 듯했다.
그래 오늘 하루는 이렇게 가자!

백련을 따라 한참을 가니 이맘때만 맛볼 수 있는 연 요리 전문점이 나왔다. 이 즈음에만 맛 볼 수 있는 연자죽, 연잎전, 연칼국수, 연밥 그 향이 너무도 그윽하고 우아했다. 우아하다는 말이 맞는 게 연꽃은 향을 맡으려 하면 쉽사리 그 향을 내어주지 않는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바람 따라 맡을 때 그 향이 배가된다.

연근

우리네 삶도 그런 깊은 향을 닮아야 하지 않을까?

팍팍하다 못해 부서질 것 같은 일상속에서 가끔은, 그래 가끔은 이렇게 유유자적하게 모든 걸 놓고 먼 발치에서 세상을 관조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야 또 한 숨 돌리고 내달릴 수 있지 않을까?

모든 것을 내어주는 연은 버릴 게 하나도 없다. 특히나 비타민과 섬유소가 풍부한 연은 뿌리부터 잎, 꽃까지 혈관을 튼튼하게 만들어 주고 그 질긴 생명력만큼이나 우리 몸에 필요한 약성들이 가득하다. 뿌리부터 줄기까지 연근의 모양처럼 구멍이 숭숭 나 있어 엄청난 생명력으로 뻘 속에서 양분을 연잎까지, 꽃까지 올려 보낸다. 그 생명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우리는 소중히 생각하면서 즐겨야 한다.

그냥 먹을 수 있는 식재료는 하나도 없다. 자연이 보듬고 농부가 쓰다듬어야 우리에게 온다는 것을, 그 자연스럽지만 아름다운 노력을 알아야 한다. 보이지 않지만 많은 분들이 많은 섭리들이 자연 속에서 우리를 향해 있다는 그 행복한 진실을 말이다.

연근

* 재료 : 연근 반개, 녹말가루 반컵, 튀김용 기름 1컵, 소스에 넣을 식용유 3큰술, 설탕 2큰술, 올리고당 1큰술

* 조리법

1. 연근의 모양을 살려 슬라이스 한다.

2. 햇볕에서 말려도 좋고 오븐을 이용해서 건조해서 바삭하게 만들어 준다.

3. 녹말가루에 물을 동량으로 풀어 튀김옷을 만들어 연근을 차례로 묻혀서 재빠르게 튀긴다.

4. 팬에 식용유 3 큰술, 설탕 2 큰술, 올리고당 1 큰술을 넣고 다 녹을 때까지 중간 불에서 끓여준다.
5. 다 녹으면 튀겨 놓은 연근을 넣어 버무리듯 시럽을 입힌다.
6. 시럽을 입히고 연근 구멍에 나무젓가락을 끼어서 시럽이 굳을 때까지 잠시 기다리면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