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는 말이 있다. 열은 열로 다스린다는 뜻으로, 원래는 상대와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걸 비유한 사자성어지만 우리는 뜨거운 여름날 뜨끈한 음식으로 더위를 이겨내려 할 때 더 자주 사용한다. 실제로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 먹을 때는 땀을 뻘뻘 흘리더라도 먹고 난 후에는 속이 든든하고 시원한 느낌이 들곤 한다. 하지만 이것도 먹을 때의 이야기, 그 펄펄 끓는 음식을 만드는 과정은 그저 덥기만 할 뿐이다.

국립국악원

가스레인지 불을 켜는 순간부터 주방은 찜통이 된다. 불이 뿜어내는 열기 때문에 가만이 있어도 더운 주방에서 사부작사부작 움직이며 요리까지 해야 하니 땀이 주룩주룩 흐르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무더위로 푹푹 찌는 여름은 매년 찾아온다. 그때마다 뜨거운 불앞에서 더위와 싸워가며 요리를 할 수는 없다. 지금이야말로 가스 불 없이 전기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노 파이어(no fire) 주방가전을 장만할 때다.

불 필요 없는 노 파이어 주방가전

이어지는 폭염. 치솟는 물가. 전염병으로 인한 강제 집콕 생활. 이 세 가지가 한꺼번에 몰아닥치면서 주방 가전 트렌드가 변했다. 집에서 요리하는 시간이 늘자 주방 환경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한 것. 특히 지금과 같이 무더운 여름철엔 불 없는 주방가전, 노 파이어 가전이 주목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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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꽃을 이용하는 가스레인지는 주변 온도에 많은 영항을 준다.

노 파이어 가전은 ‘불’ 대신 ‘전기’만으로 각종 요리를 편하게 완성하는 주방가전이다. 인덕션, 하이라이트와 같은 전기레인지와 전기오븐, 멀티쿠커,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 등이 이에 포함된다. 전기로 가열하는 노 파이어 가전의 가장 큰 장점은 당연 쾌적하게 유지되는 주방 온도다. 직접적으로 열기나 공기 중에 노출되지 않으니 오래 끓여야 제맛인 보양식도 상대적으로 쾌적한 실내 온도에서 빠르게 조리할 수 있다. 

실제로 LG전자가 전기레인지와 가스레인지로 요리 전후 주변 온도를 측정한 실험에 따르면, 최대 화력으로 냄비 안의 물이 끓는 시점부터 약 3분간 요리한 결과 가스레인지는 주변 온도가 5℃나 상승했다. 반면 인덕션은 0.3℃ 상승하는 것에 그쳤다.

가스레인지 말고 이제는 전기레인지!

전통 가열조리 기구인 가스레인지가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방에 당연히 있어야 하는 기본 옵션 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안전, 인테리어, 편의 등 다양한 이유로 그 자리를 전기레인지에게 내어주고 말았다. 

주방가전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가스레인지의 자리를 꿰찬 전기레인지는 4년 연속 연간 판매 증감율이 플러스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이미 2018년에 가스레인지의 판매량을 뛰어넘었고 2021년 가스레인지의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전기레인지에는 크게 인덕션과 하이라이트가 있다. 디자인이 굉장히 흡사해 하이라이트를 인덕션으로 착각하거나 성능이 비슷할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생각보다 두 제품의 차이는 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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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덕션 vs 하이라이트, 도대체 뭐가 다른가요? (링크)

인덕션과 하이라이트는 발열 방식부터 다르다. 하이라이트는 내장된 열선이 직접 상판을 달궈 열기를 전달한다. 가열을 진행했을 때 열선으로 인해 붉어진 상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가스레인지보다 화력은 약하지만 열효율이 좋고 청소 또한 간편하다. 

전기레인지 하나에 하이라이트와 인덕션을 조합한 하이브리드 제품도 인기다.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는 보통 100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인덕션만으로 전기레인지를 마련할 수 없거나 인덕션 사용이 불가한 용기를 활용하고자 할 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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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디오스 BEI3MQT는 3구 빌트인 인덕션이다. 소비전력은 3400W이며 화구 출력은 최대 2000W까지 올라간다. 온도는 9단계까지 지원하며 인디케이터를 통해 불의 세기를 가상 불꽃으로 직접 확인하고 조절할 수 있다. 1,142,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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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더 플레이트 NZ62T7703PK는 2구 인덕션이다. 프리스탠딩형으로 별도의 설치가 필요 없다. 소비전력은 3300W이며 최대 3300W의 고화력을 가졌다. 파워부스트는 최대 10분 동안 작동한다. 온도조절은 9단계로 측면에 부착된 다이얼로 조작한다. 225,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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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코리아루센 LU-201GN은 가격 부담 없이 저렴하게 장만할 수 있는 1구 프리스탠딩 하이라이트다. 소비전력은 2200W, 터보 출력은 최대 2200W다. 화구가 1개밖에 없지만 확장형 화구라 소형 용기부터 대형 용기까지 모두 활용 가능하다. 온도조절은 6단계를 지원한다. 38,860.

이걸로 이것저것 다 해! 전기오븐

요리에 자신 없는 사람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자. 전기오븐은 익혀야 하는 요리라면 거의 다 스스로 뚝딱뚝딱 해내는 요리계의 스페셜리스트다. 처음 시장에 등장했을 때는 제과제빵에 특화된 포지션이었으나 자동조리, 발효, 건조 등 점점 조리 기능이 추가되고 체계화되면서 현재는 만능 요리 가전으로 인식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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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만 원 vs 50만 원, 값비싼 전기오븐은 도대체 뭐가 다른 걸까? (링크)

전기오븐은 어려운 요리도 깔끔하고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어 요리가 친숙하지 않은 초보자들이나 맛있는 요리를 먹고 싶지만 뒷정리는 귀찮은 귀차니스트들에게 제격이다. 베이킹은 물론 각종 그릴 요리, 튀김 요리, 구이 요리까지 버튼 하나면 완성이다. 절묘한 온도조절이 생명인 요리들이지만 자동 조리 기능을 활용하면 걱정할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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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오브제컬렉션 ML32EW1은 LG전자의 고급형 전기오븐이다. 32L의 트레이형 오븐이며 소비전력은 2800W다. 가열 방식은 컨벡션과 광파를 지원, 이외 오븐, 스팀, 직화 그릴,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 기능이 담겨있다. 자동 요리 메뉴는 272가지다. 617,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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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비스포크큐커 MO22A7797은 삼성전자의 소형 멀티오븐이다. 22L의 4단 트레이형 오븐이며 고주파 출력은 700W다. 그릴, 에어프라이어, 전자레인지, 토스터 기능이 포함되어 있고 4개의 상단 그릴과 그릴 플레이트, 하단 마그네트론을 통해 4가지 요리를 동시에 조리할 수 있다. 409,000.

불 앞에 서있지 말고 재료만 넣으세요! 멀티쿠커

멀티쿠커는 그 이름 그대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다기능 조리기구다. 전기레인지와 용기가 결합된 올인원 제품으로 다른 도구 필요 없이 오직 멀티쿠커만으로 라면 끓이기부터 밥 짓기, 볶음 요리, 찜 요리, 요거트까지 온갖 요리가 가능하다.

소형이라고 해도 어느 정도 부피가 있는 다른 주방가전과는 달리 사이즈가 대부분 일반 냄비 수준으로 작아 주방 공간이 협소한 가정에서 특히 사랑받고 있으며 휴대성이 뛰어나 캠핑 용품으로도 심심치 않게 언급되고 있다. 이외에도 완성된 요리가 음식을 먹는 내내 식지 않도록 데워주는 보조적인 역할도 하는 등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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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쿠커의 종류는 밀폐된 형태의 용기가 달린 압력형 멀티쿠커(전기밥솥형)와 일반 냄비 형태의 용기가 달린 비압력형 멀티쿠커(전기냄비형)로 나뉜다. 전기밥솥처럼 생긴 압력형 멀티쿠커는 내부 압력으로 빠르게 조리를 할 수 있어 조리 시간이 긴 찜이나 보양식 요리에 적합하다. 밥을 짓는 것도 가능하나 보온 능력은 떨어져 보관은 따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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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티쿠커, 뭘 사야 할지 고민된다면? (링크)

비압력형 멀티쿠커(전기냄비형)는 프라이팬, 냄비를 활용하는 모든 요리를 할 수 있다. 대부분 압력형 멀티쿠커보다 크기가 작아 식탁에서 조리한 뒤 바로 섭취가 가능하며 냄비는 따로 분리가 돼 냄비 형태를 원하는 음식에 따라 자유롭게 교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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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턴트팟 듀오 플러스 60은 5.7L 용량의 압력형 멀티쿠커로 밥, 찜, 국, 죽, 요거트, 스튜, 볶음, 수비드, 슬로우쿡, 베이킹 등 14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 전면 디스플레이 화면에서 제품의 현재 조리 상태를 알려주는 아이콘을 확인할 수 있으며 뚜껑과 내솥까지 모두 분리가 돼 세척에 용이하다. 11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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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마인즈한번애 HBA-01은 5L 용량의 비압력형 멀티쿠커로 솥 2개, 찜기 2개가 독립적으로 탑재되어 있어 4가지 음식을 동시에 조리할 수 있다. 밥, 찜, 찌개, 죽, 요거트, 빵 등 12가지 자동 매뉴얼을 제공하며 전기 공급이 갑자기 끊겨도 이전 조리 메모리를 불러와 중단 시점부터 다시 조리가 진행된다. 233,100.

명절 전 부치기? 전기그릴로 쉽고 빠르게!

어떤 조리 도구를 구입하든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용량이다. 1~2인용이라면 소형 제품을 대가족, 특히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명절에는 한 번에 5~6인분의 조리가 가능한 대형 제품을 선택해야 노동력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대형에도 한계가 있는 법. 가능한 한 큰 프라이팬을 사용해도 요리 양도 많고 가짓수도 많은 명절음식을 감당하기에는 한 없이 부족하다. 안 그래도 같은 요리를 여러 번 반복해야 하는데 밀려 있는 요리가 수두룩.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전기그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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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준비, 간편하게 하세요! 명절 꿀템 ‘전기그릴’ 고르는 법 (링크)

사이즈에 있어서 전기그릴을 따라올 프라이팬이 없다. 대형 전기그릴의 경우 총 길이가 70cm가 훌쩍 넘는다. 전은 물론, 구이까지 한 번에 조리가 가능한 셈. 일부 제품의 경우 아예 구역을 구분해 부침용 평평한 그릴판과 구이용 울퉁불퉁한 그릴판이 함께 공존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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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앤더블유안방그릴 AB701MF는 연기와 냄새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기그릴이다. 조리 시 발생되는 연기는 곧장 그릴 안쪽 측면의 연기 흡입구로 흡입된다. 흡입된 연기는 필터를 통해 냄새가 제거되고 남은 기름은 하단 기름받이 통에 가라앉는다. 149,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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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전자 SGP-H87NK는 총 길이 77cm의 대형 부침용 전기그릴이다. 다이아몬드 코팅 기법으로 조리 중 음식이 그릴판에 쉽게 달라붙지 않으며 쪽 모서리에 기름 유도부가 뚫려있어 조리 중 기름이 그릴판 위에 고이는 것을 방지한다. 72,640.

기획, 편집 / 조은혜 joeun@danawa.com

글 / 양윤정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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