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렌시아의 참뜻
케렌시아(Querencia)는 스페인어로 피난처, 안식처다. 정확한 의미는 투우 경기장에서 투우사와 마지막 결전을 앞둔 소가 잠시 쉬는 곳이며, 최근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나만의 휴식처를 찾는 현상으로 불리기도 한다. 목숨을 건 마지막 전투를 준비할 수 있는 안식처. 케렌시아의 본질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 최후의 일전( 一戰)을 다스릴 수 있는 장소다. 안식처는 굳이 거창할 필요는 없다. 나의 마음이 가장 편안해지는 곳, 고갈된 기운을 충전할 수 있는 그 곳이 케렌시아다.
보는 것과 믿는 것
전쟁의 폐허를 겪은 세대는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살아야 성공한다고 믿고 산다. 개발시대의 통제를 겪은 세대는 경쟁이 성장의 본질이라고 믿는다. 안정된 사회에서 태어난 세대는 더욱 안전한 사다리를 찾기 마련이다. 성실함은 타고난 기회를 넘기 힘들고, 경쟁은 규칙을 깨고 부수며 불공정해지기 마련이고, 안전은 나만의 노력으로 구축할 수 없는 범지구적 체계가 된 지 오래다.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며 살아간다. 왜곡은 안식을 방해하는 적이다.
나만의 작은 숲
리틀 포레스트(Little Forest, 小森)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만화로, 일본과 한국에서 영화로 리메이크 된 작품이다. 리틀 포레스트라는 뜻의 코모리는 주인공이 사는 마을의 이름이자 작품의 주제이기도 하다. 영화는 우리에게 잠시 쉬어가도, 달라도, 평범해도 괜찮다고 말한다. 이동진 평론가는 ‘눈 앞에서 계절이 느릿느릿 평화롭게 흘러간다’고 한 줄 평을 남겼다. 나만의 작은 숲이 있다면 충분한 안식을 준비할 수 있다. 나에겐 심야식당이 그랬고, 그렇게 생각식당이 탄생했다.
마음의 평화를 찾는 법
우리의 마음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늘 파도처럼 흔들리고, 바람에 나부낀다. 평화는 두려움을 이기고, 용기를 가지고, 자유를 성취할 때 얻을 수 있다. 결국 계속 공부해야만 이를 수 있는 것이 마음의 평화다. 사소한 습관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하면 편한 마음을 얻을 수 있다. 1루까지 전력질주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었다는 양준혁 선수처럼, 작지만 확실한 습관을 꾸준히 연습하는 길이 평안이다. 휴가를 포기하는 사람이 많아진다고 한다. 비가 많은 계절이다. 모두 평안하기를.
김우정은 기획하는 사람이다.
어린 시절부터 영화와 메시지에 관심이 많았다.
현재 대종상영화제 총감독으로 일하면서,
생각식당에서 평생의 꿈인 스토리 만드는 일을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