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령 인생의 전반전 50년쯤 방황했으면 어때요? 아직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후반전 50년이 남았잖아요. 내 인생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오십, 백 세 인생의 정오를 지나는 나이다. 우리 앞에는 살아온 날만큼 긴 스토리보드가 놓여 있다. 아직 아무것도 쓰이지 않은 무한한 가능성의 페이지다. 어떤 영화에든 기승전결이 있고, 책에도 챕터가 나뉘어 있으며, 스포츠 경기도 잠시 쉬었다가 경기를 재개하며 기막힌 반전을 끌어낼 때가 많다.

인생은 그보다 훨씬 더 길다. 조금만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우리는 인생의 후반전에 얼마든지 다양한 스토리와 하이라이트, 반전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이 길어졌다. 너무 쉽게 실망할 필요도, 포기할 필요도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인생의 후반전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1. 가장 먼저,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자.

잘 적는 사람이 살아남는다는, 소위 ‘적자생존’의 시대다. ‘어떻게’는 나중에 문제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부터 적어보자. 머릿속에만 있는 것은 머잖아 증발한다. 기록해둬야 들여다보고 관리하고 실천할 수 있다. 목표를 세웠으면 반드시 데드라인을 정해야 한다.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작은 목표부터 세우고 빨리 ‘작은 성공’을 체험하자. 일단 성공의 맛을 보고 나면 그다음엔 가속도가 붙는다.
성공할 때마다 자신에 ‘적절한 보상’을 하자. 하나씩 달성해 가다 보면 내 삶이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로 바뀐다.

2. 하루를 80:20 법칙으로 살아보자.

누구에게나 똑같이 하루 24시간이 주어지지만, 사람마다 가용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는 다르다. 주어진 시간과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80:20’으로 나누어서 현재에 80을, 미래에 20을 투입하자. 이러한 실천 법이 오늘과 내일을, 그리고 현재와 미래를 바람직하게 아우르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시간과 에너지는 유한하고 사람마다 가용량이 다르다. 이를 자신에게 맞게 적절히 안배하는 것이 핵심이다.

3. 건강할 때 ‘관리’하자. 그렇지 않으면 ‘치료’가 된다.

건강 관리의 시작은 맵고 짠 음식, 과음, 흡연, 나쁜 자세 등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이어야 한다. 습관을 바꾸자. 하루 7,500보 이상 걷기는 건강에 매우 도움이 된다. 걷기의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라. 몸의 근육도 중요하지만, 마음 근육 키우기도 중요하다. 명상, 여행, 취미 활동 등을 통해 마음 근육을 단련하자. 모든 일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 건강 관리에도 열정이 필요하다. 다만, 뜨거운 열정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열정이다.

4. 나만의 휴식 시간과 공간, ‘케렌시아’를 만들자.

투우에서 소가 공격할 힘을 되찾기 위해 숨을 고르는 장소를 ‘케렌시아’라고 부른다. 한 치 앞을 모르는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도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쉴 수 있는 나만의, 나를 위한 케렌시아가 필요하다. 인생에는 쉼표가 필요하다. ‘쉼표’를 찍어야 할 곳에 ‘마침표’를 찍는 어리석은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우리 집 앞 스타벅스의 2층 구석자리처럼 케렌시아는 반드시 거창한 장소일 필요도 없고, 새벽 시간처럼 특정한 시간이나 여행, 명상 같은 행동이 될 수도 있다.

5. 독서를 통해 정신적인 성장을 멈추지 말자.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고 한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를 때 독서만큼 아이디어 발굴이나 정신적 성장에 좋은 자양분은 없다. 적어도 한 달에 한 권 이상은 읽자. 꾸준한 독서를 통해 변화하는 시대에 필요한 문해력과 창의력을 높이자.

한편, 독서의 방법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 그냥 읽지만 말고 독서 기록을 남기고 활용해보자. 시/수필/소설/인문교양서 등 책의 성격에 따라 읽는 방법을 달리해보자. 모든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읽을 필요는 없다.

6.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연습을 하자.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다. 남 눈치 그만보고 살자.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내가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살아도 된다. 그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남이 자기 기준으로 하는 얘기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말자. 때론 “그래서 어쩌라고?”라고를 배짱 있게 외치는 것이 오히려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준다. 남의 그릇을 넘본다든가, 내 그릇과 비교한다든가 하지 말고 내 그릇에 내 삶을 채우자.

무엇보다 내가 내 삶을 진심으로 대하고 사랑해야 한다.

7. 관계에 있어서 생각과 행동을 젊게 하자.

청년으로 50년 더 살 것인가? 노년으로 50년 더 살 것인가? 내 생각과 행동에 달렸다. 항상 꼰대가 되지 않도록 경계하고 노력하자. 나이를 먹는다고 생각까지 늙는 것은 아니다.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은 방법과 내용으로 소통하자.
다양한 사람과 폭넓은 교류를 통해 새 친구를 만나보자. 삶의 마지막 날까지 좋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고, 오래 기억되는 사람으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


나는 27년차 회사원인 동시에 아마추어 화가, 한국어 교원, 다문화사회 전문가, 아마추어 작가, 칼럼니스트, 강연자 등 다양한 부캐 활동을 가진 N잡러다.

4년 전 ‘인생은 오십부터’라는 말이 마치 마법을 부리듯 갑자기 다가와서는 나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흔들어 놓고, 일깨워줬다. 그 사이에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힘들고 괴로운 시간도 있었다. 누군가를 미워하기도, 나 자신을 원망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것을 이겨내는 과정이 나를 N잡러의 길로 이끌었다.

지금은 백세 인생시대를 준비하는 내 모습에 더할 나위 없는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 인생의 후반전을 즐겁고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 내가 고민하고, 도전하고, 준비해 온 경험담을 솔직하게 풀어서 책에 담았다.

“인생 후반전은 물질적인 풍요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행복하고 즐거워야 한다.
삶이 만족스럽고 자유로워야 한다.
하루하루 내가 이 세상 안에서
숨 쉬고 살아가고 있다는
에너지와 활기를 느껴야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준비해야 할 중요한 과제는
이 질문이 될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