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국내 여행지들에 비해 유독 제주에는 ‘걷기’를 즐기는 여행자들이 많습니다. 올레길 21코스를 비롯해 360여 개가 넘는 오름들이 있기 때문이겠죠. 능선을 따라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오름까지 경험해 본 여행자들은 제주의 중산간으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사려니숲길을 만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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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중산간 지역을 가로 지르는 1112 도로’는 지나는 곳마다 제주만의 풍경을 아름답게 담고 있어 마치 외국에 온 듯한 이국적인 모습에 감탄하게 되고, 자연에 대해 경이로움마저 느껴집니다. 1112 도로를 따라 가면 길 양쪽으로 쭉~뻗은 삼나무숲길을 지나, 다양한 수종과 식물들이 자라는 사려니숲길, 삼다수 마을로 유명한 교래사거리,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마르형 (Marr) 분화구인 산굼부리와 국내 최대 비자나무 군락지인 비자림을 만날 수 있습니다. ‘걷기’를 통해 제주를 만끽하고 싶으신 분들은 이 1112 도로만 따라가 봐도 충분히 만족하실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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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굼부리와 비자림은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 있지만, 삼나무숲길과 사려니숲길은 돈을 내지 않아도 언제나 반겨주는 곳이라 개인적으로 가끔 달려가 산책을 하면서 힐링을 받는 곳입니다. 특히 사려니숲길은 비가 조금 내리거나, 비 내린 다음날이면 꼭 찾아가게 되는데, 그 운치와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전날의 바람과 물을 잔뜩 머금은 나무와 식물들 사이로 걷다 보면, 깊게 숨을 들이마시지 않아도 온 몸을 휘감는 청량한 기운과 맑은 공기가 뇌의 전두엽까지 흐릅니다. ‘아~ 지금 내 몸 속으로 피톤치드가 들어오고 있구나’라고 선명하게 느껴지면서 심신이 편안해집니다. 이게 바로 힐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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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길이 15km에 달하는 사려니숲길은 물찻오름과 붉음오름 외에는 오르내림이 거의 없는 산책길이라 남녀노소 함께 걷기에 아주 좋습니다. 실제로 어린 아이들과 유모차를 끌면서 걷는 가족들의 모습도 자주 보입니다.

유모차를 끌면서 산책할 수 있는 코스가 흔하지 않죠? 숲길 끝까지 걷는 게 부담스럽다면 놀멍쉬멍(놀면서 쉬면서) 걷다가 왔던 길로 돌아오면 됩니다. 조금만 걸어도 심신의 피로가 쫙 풀리거든요. 이게 바로 자연의 힘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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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래 닭칼국수 한 그릇 하젠?

삼다수 마을로 유명한 교래리를 지나가게 되면 꼭! 들러 허기진 배를 채우는 곳이 있습니다. 사려니숲길을 걷고 나면 이 메뉴가 문득 생각납니다. 뜨~끈하고 담백한 육수에 적당히 탱탱한 면발, 부드럽게 삶은 닭이 듬뿍 들어간 교래 닭칼국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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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한 양도 양이지만, 주문이 들어오면 생면을 직접 손으로 만들어 그 맛이 일품입니다. 워낙 유명한 집이라 오픈 전부터 기다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커플이나 가족 단위의 여행자 분들은 해물야채전도 함께 드셔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