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부의 오름 군락지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풍경을 자랑합니다. 오름 주변에는 넓은 초원과 목장이 자리하고 있어서 목가적인 풍경과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 오름 : 한라산에 딸린 기생화산을 오름이라고 하는데, 화산폭발 당시 백록담에서 용암이 솟구쳐 오르다 옆으로 가지를 뻗어나간 작은 분화구들을 일컫는다.

오름의 여왕 ‘다랑쉬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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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구좌읍 세화리에 위치한 다랑쉬오름은 고도가 약 382미터인 원형의 분화구를 지닌 화산체로, 제주 동부지역의 대표 오름입니다. 가지런한 산세, 한복 치마를 벌려놓은 듯한 외형과 우아한 분화구 모양을 간직하고 있어 ‘오름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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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지역의 다른 오름에 비해 숨이 차오를 정도로 가파른 경사로 오름의 여왕답게 다소 어려운 코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힘들게 올라간 정상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큼 우아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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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랑쉬오름 정상으로 가는 가파른 언덕길을 걷다가 숨이 차오를 때면, 잠깐 그 자리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좋습니다. 눈 아래로는 다랑쉬오름을 작게 축소한 듯한 ‘아끈다랑쉬오름’과 오른쪽으로는 ‘용눈이오름’, 그리고 날씨가 좋을 때에는 저~멀리 성산일출봉과 우도까지 선명하게 펼쳐집니다.

** 아끈다랑쉬오름 : 전체적인 생김새가 다랑쉬오름을 닮았다고 하여 ‘버금가는 것, 둘째’라는 뜻의 제주말, ‘아끈’을 붙인 오름.

부드러운 크림빵을 닮은 ‘용눈이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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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눈이오름은 마치 어깨동무를 한 친구처럼 세 개의 봉우리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고도 약 247미터의 오름입니다. 다소 가파른 다랑쉬오름에 비해 나지막한 능선과 누구나 쉽게 거닐 수 있는 부드러운 길을 품고 있어 억새꽃과 군데군데 떨어져 있는 말똥 사이를 걷다 보면 어느덧 정상에 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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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눈이오름 능선 정상에서는 제주의 풍광이 오롯이 느껴지며, 탁 트인 주변을 둘러보면 멀리 수평선과 성산일출봉까지 거짓말처럼 눈앞에 나타납니다. 천천히 걸어 내려오는 길에는 앞서 소개해 드렸던 다랑쉬오름과 아끈다랑쉬오름도 한 눈에 펼쳐집니다. 남녀노소 모두가 쉽게 걸을 수 있는 용눈이오름은 세 봉우리의 능선을 한바퀴 천천히 돌아보는데 40분 정도 소요됩니다.

제주 서부지역 대표 ‘저지오름’

동부지역 오름들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저지오름은 서부지역 대표 오름으로 2007년 제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생명상 (대상)을 수상한 곳입니다. 나지막한 능선과 봉우리로 이루어진 위 두 오름들과 달리, 저지오름은울창한 숲으로 우거진 고도 약 239미터의 원형 분화구를 갖춘 오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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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숲길을 걷는 저지오름은 정상으로 가는 길과 오름 둘레길을 돌아볼 수 있는 길로 나누어집니다. 정상까지 꼭 오르지 않더라도 나무들 사이로 뻗은 둘레길을 산책하듯 걷다보면 새 소리도 들리고,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들의 사부작 거리는 소리와 냄새까지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오름으로 아침과 오후에 걸을 때마다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오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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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오름 정상에 오르면 전망대를 통해 제주 서부지역의 전경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동부지역 오름 정상에서 보는 풍광과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멀리 협재해수욕장을 거쳐 비양도까지 보이는데, 이 탁트인 전경을 보고 있으면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라산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생화산을 거느린 화산이에요~ 1등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