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를 한번쯤 가봤다는 사람들은 유명한 맛집에 들러 갈치조림, 고등어회, 전복뚝배기, 흑돼지삼겹살 정도 먹어봤다며 너스레를 떨며 이야기하곤 합니다. 하지만 제주에는 ‘면요리’만큼 다양하고 맛깔난 음식도 없습니다. 아마 이번 편을 보시면 ‘면요리의 천국이 제주였구나!’하는 분들이 많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요?
옥돔식당 ‘보말칼국수’
‘재개재개 다올리지 맙써’ 빨리빨리 재촉하지 마세요~라는 안내글 밑으로 달랑 두 가지 메뉴만 적혀있습니다. 보말칼국수와 보말국. 제주어 ‘보말’은 ‘바다에서 자라는 고둥’을 말합니다. 육지 고둥보다 씨알이 굵고 맛이 좋아서 제주에서는 특히 미역국에 넣는 부재료로 최고로 친다고 합니다.
진한 국물과 쫀쫀한 면발 사이로 보말이 가득 담긴 요놈은 밑반찬으로 나오는 콩나물과 얇게 썰린 땡초를 함께 먹어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보말로 진~하게 우려낸 국물은 술 먹은 다음 날 해장용으로도 손색이 없고, 마지막에 밥 한 그릇 뚝딱 말아 먹으면 일품입니다.
아침 겸 점심으로 보말칼국수 한 그릇 하면 든든하게 여행을 할 수 있어서 지인들이 놀러 오면 항상 추천하는 곳입니다.
아직까지 의문인 점은 이 집 이름이 ‘옥돔식당’인데 옥돔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 -_-ㅋ
** 영업시간 : 오전 10시 ~ 오후 3시 30분
** 위치 :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1067-23
동복리해녀촌 ‘회국수’
회국수 하나로 올킬! 제주도 회국수하면 많은 분들이 동복리해녀촌을 꼽습니다. 신선하고 도톰한 회가 매콤한 소스, 탱글탱글한 국수와 함께 나오는 인기메뉴입니다. 1인분을 시켜도, 3인분을 시켜도…커다란 접시에 한 가득 푸짐한 양과 비주얼로 눈을 사로잡습니다.
계절에 따라 제철인 싱싱한 횟감을 사용하기 때문에 매번 다른 회국수를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자매품으로는 ‘면 보다는 밥이지!’하는 분들을 위한 회덮밥과 성게알이 잔~뜩 들어가 담백하고 시원한 성게국수도 있습니다. 혼자 먹는다면 회국수를, 둘이 먹는다면 회국수와 회덮밥 하나씩 드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 위치 :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1506
올래국수 ‘고기국수’
제주 대표 면요리로 꼽히는 고기국수. ‘국수 문화거리’가 있을 정도로 유명한 제주 대표메뉴로, 제주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고기국수 간판은 쉽게 볼수 있습니다. 가게마다 비슷한 맛이겠지…하겠지만, 집집마다 사용하는 육수가 달라서 맛도 천차만별입니다. 특히 올래국수의 고기국수는 중면과 맑고 진한 육수에 투박하고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제주 돼지고기가 인상적인 곳입니다.
올래국수의 고기국수는 먹어보는 사람마다 호불호가 확실한 곳이기도 합니다.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과 투박하게 썬 돼지고기가 맛있다…혹은 육수가 좀 느끼하고 면이 입맛에 안 맞는다 등의 개인차가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고기국수로 유명하다는 집을 많이 가봤지만, 제주시 올래국수와 서귀포시 고향생각이 육수도 제 입맛에 맞고, 가장 기억이 많이 남습니다.
가게가 좀 협소하고, 식시 시간대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참고하세요.
** 위치 : 제주시 연동 261-16
자매국수 ‘비빔국수’
고기국수와 더불어 제주 대표 면요리 투톱이라고 불리는 비빔국수. 국수 문화거리에 위치한 자매국수의 대표적인 메뉴입니다. 비빔국수의 비주얼만 보면 우리가 잘 아는 쫄면과 비슷하지만, 매콤달콤한 소스에 탱글탱글한 면발, 돼지고기 수육을 함께 먹다 보면 금새 한 그릇 뚝딱! 비우게 됩니다.
이 곳은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이라 가끔 비빔국수가 생각 날 때면, 새벽에도 일어나 찾아가곤 합니다. 새벽에 가도 사람이 많은 곳.
** 위치 : 제주시 일도2동 1034-10
산방식당 ‘밀면’
육지 사람들이 냉면 찾을 때, 제주도 사람들은 밀면을 찾는다’. 밀면은 부산에만 있는 메뉴가 아닙니다. 제주에서 빠질 수 없는 맛집이 바로 밀면으로 유명한 산방식당입니다. 원래 모슬포에 본점만 있었는데, 워낙 유명해지고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제주시에도 분점이 생겼습니다. 흔히 알고 있는 얇은 면이 아니라 굵은 중면을 사용합니다. 밀면에도 빠질 수 없는 돼지고기 수육이 큼지막~하게 올라가 있습니다.
시원한 육수 한 모금과 비계, 살코기가 어우러진 고기수육, 그리고 면을 함께 먹으면 예술입니다! 산방식당의 베스트 메뉴인 밀냉면과 수육에 제주 막걸리 한 잔까지 곁들인다면 이것이 바로 진리~
** 위치 : (모슬포 본점)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864-3 (제주점) 제주시 이도2동 1999-12
천금반점 ‘해물짬뽕, 쟁반짜장’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한 제주도엔 유독 ‘짬뽕’으로 유명한 맛집들이 많습니다. 꽃게짬뽕으로 유명한 덕성원부터 홍성방, 리향, 아서원 등등 각양각색의 짬뽕들이 맛도 비주얼도 다양합니다.
그 중에서 천금반점은 40년을 짬뽕만 연구해온 조리사분께서 자부하듯, 맛과 비주얼이 모두 일품인 곳입니다. 특히 문어, 새우, 꽃게, 홍합 등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 들어간 해물짬뽕과 해산물이 짜장면 속에 가득 들어가 있는 쟁반짜장이 유명한 맛집입니다.
천금반점 짬뽕의 경우, 기본적인 매콤함은 물론 육수가 진하고 깊은 맛까지 더해져, 별로 특별하지 않은 면마저 다르고 특별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쟁반짜장의 맛 또한 짬뽕에 꿀리지 않습니다.
** 위치 : 제주시 삼도2동 20-5
이 외에도 제주에는 면요리로 유명한 맛집들이 참 많습니다. 혹시 면요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제주도로 ‘누들로드 투어’를 오시는 것도 색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