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중고차 거래 수가 300만 건이 넘는다고 합니다. 신차보다 반값은 물론이고 3분의 1이 넘는 가격으로도 살수 있는 중고차! 점점 거래량이 많아진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그 중간에서 유통마진을 붙여서 파는 사람들도 많아지기 마련입니다. 중고차를 살 때 가장 중요한 건 역시나 ‘좋은 차를 싸게 사는 것’일 텐데요. 이제부터 차근차근 그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국립국악원

준비 단계에서의 4가지 요점

가능하면 직거래

당연한 이야기지만, 중간마진이 없으니 내 차를 파는 것이든 사는 것이든 금전적 이익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여러 가지 골치 아픈 것들도 많으나(이전 서류작업 이라던지 이런게 은근 귀찮습니다), 각종 자동차 동호회 카페나 중고나라 등에 꽤 많은 직거래 매물이 올라오니 중고차 매매단지에 가기 전에 시세도 확인할겸 한번 둘러보는 것이 좋습니다.

차를 좀 알고 정비 지식이 어느정도 있는 분이라면 직거래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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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온라에서 생각보다 활발한 직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딜러의 조건

성실하고 믿을만한 대다수의 딜러들이 있는 반면에, 사무실도 없이 두 세명이 우르르 다니면서 차를 보여주는 딜러들도 있습니다. 이 분들은 그냥 차량 소개만 해주면서 매매상들에게 수수료를 받는 브로커들인데, 아무래도 중간 수수료가 개입되기 때문에 차 값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왠만 하면 실제 사무실과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매매상과 거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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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미지의 딜러를 생각하고 갔는데, 용문신에 츄리닝 입은 형들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ㄷㄷ…>

혼자보단 여럿이 가자

딜러들이 한번에 두세 명씩 붙어서 계속 옆에서 이야기를 하면 은근히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힘들어집니다. 그럴 때 옆에서 판단에 도움을 줄만한 친구가 있으면 좋겠죠.

가능하다면 차를 잘 아는 친구를 데리고 가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나, 그렇지 않더라도 옆에서 충고를 해 줄 수 있는 친구를 데려가면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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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쎄보이는 친구들을 데려가면 더 좋음^^>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현금(?)

할부거래는 웬만하면 금물입니다. 보통 8% 이내의 신차할부 금리와는 달리 중고차 할부금리는 상당히 높습니다.

신용등급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보통 15%정도에서 많게는 20%를 웃도는 이자로 할부를 진행하는데요, 이렇게 되면 천 만원 짜리를 산다고 해도 1년이면 대략 150만원~200만원의 이자가 나간다는 얘기입니다. 이 돈이면 최신형 네비 매립에 리무진통풍시트도 장착할 수 있는데 말이죠.

만약 3년 할부로 한다면 거의 5~600만원이 이자로 지출되겠죠. 또한 할부거래도 엄연한 대출이기에 신용등급 조회도 하게 되고 이는 신용등급 하락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지금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은행과 같은 1금융권에서 신용대출을 받아서 현금으로 지불하는 것이 훨씬 이득입니다.

실전 단계에서의 7가지 요점

너무 멀리 가거나 너무 많은 차를 보지 말자

분명히 인천 매매단지로 차를 보러 갔는데 보러 갔던 차가 마음에 안 드는 경우, 이제 다른 차를 보자면서 이것저것 PC나 모바일로 매물을 보여 줄 텐데요, 싸고 괜찮다 싶은 차가 아예 수원이나 심지어는 대전 등 다른 곳에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그냥 가지 않는 게 좋습니다. 물론 그곳까지 딜러가 자신의 차량으로 데려다 주고 보여주긴 하나, 차가 혹시나 마음에 안 들어서 안 산다고 하면 거기서 그냥 구매자를 내려놓고 갈수도 있습니다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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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너무 많은 차를 계속 보게 되면 점점 정신이 혼미해 지고 에이 그냥 이거 사자 싶은 생각이 들어 덜컥 계약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러고 나중에 후회하죠. 딜러가 3대까지 보여줬는데 별로 마음에 안든다 싶으면 그냥 나오는 것이 좋습니다.

<심신이 지치면 썩 좋지 않은 조건으로 차를 사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보닛을 열어봅니다

처음 접한 차의 보닛을 여는 게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그리고 사실 열어봐도 일반인이 알 수 있는 정보는 거의 없죠. 이게 엔진이구나 이쁘게 생겼네 정도? 그러나 그럴듯하게 보닛을 열고 각종 오일류를 점검하는 액션을 취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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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오일은 어차피 교체할꺼니까 패스하고, 오히려 엔진오일의 뚜껑과 입구에 카본이나 슬러지가 있는가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카본 때가 많이 껴 있다는 건 그 전 차주가 엔진오일을 징하게 안 갈아줬다는 증거이니까요. 이는 엔진 고장의 주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차에 앉아봅니다

내부는 깨끗한지, 각종 전등은 잘 켜지는지, 문을 여닫을 때 유격은 없는지 이것저것 살펴봅니다. 은근히 꼭 봐야 할 것이 천장의 얼룩입니다. 얼룩이 있다면 백프로 전 차주가 담배를 폈다고 보면 됩니다.

천장 얼룩은 잘 지워지지 않기에 전문 크리닝을 맡기거나 싹 갈아 껴야 되는데 이게 은근히 비쌉니다. 얼룩 있는 차는 웬만하면 안사는게 좋습니다.

또한 가죽시트라면 가죽의 주름이 최대한 없는 걸로 골라야겠죠. 아니면 그냥 직물시트를 산후에 가죽시트로 작업하는 방법도 있긴 하나 몇십 만원이 들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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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차는 왠만하면 피하시는게..>

그리고 많이 알려진 것처럼, 사이드 브레이크가 중앙에 있는 차량 같은 경우 사이드를 올렸을 때 여섯 칸 정도 올라가서 꽉 잠기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7칸 이상 올라가는 경우에는 사이드브레이크가 많이 갈린 차량이라고 하니 한번 체크해 보세요.

시동을 걸어봅니다

이제 시동을 틀어봅니다. LPG차량이라면 시동을 거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가솔린이나 디젤차량이 스마트키 버튼을 누르거나 키를 돌렸는데 바로 시동이 걸리지 않고 시간이 걸린다면 연료필터나 인젝터 등이 문제가 있을 경우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매연과 진동에도 직결되고 교체비용도 생각보다 비싸기에(인젝터 개당 보통20~30만원 하는데 보통의 차엔 4개가 달려있습니다) 시동걸리는 시간을 꼭 체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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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오염된 인젝터라면 당연히 엔진의 부조가 심하겠죠? 디젤 차량 같은 경우는 꼭 클리닝을 해줘야 합니다.

변속을 해봅니다(매우중요)

시동을 걸었나요? 이제 브레이크를 밟고 P -> R-> N -> D로 천천히 한번 이동해보세요. 각 레인지로 바뀔때마다 차가 덜컥거리며 RPM의 변화와 함께 미세하게 진동이 오는 것이 보일 겁니다.

각 구간별로 핸들, 페달, 시트, 대쉬보드 등에 손을 올려 진동의 변화를 살펴봅니다. 특히나 D나 R로 놓았을 때 진동이 많이 커진다면 엔진마운트(인슐레이터라고도하고 미미라고도합니다)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아니면 엔진 부조일 가능성도 크구요.

물론 차마다 고유의 진동이 있고 진동이 완전히 없는 차는 없지만(디젤차는 진동이 크죠) 내가 타기에 좀 불편하다 싶을 정도로 진동이 크다 싶은 차는 안 사는게 좋습니다. 나중에 정신건강에 매우 해로울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리고 에어컨을 한번 틀어보세요. 에어컨을 틀었을 때 진동이 커지는 차량들이 있습니다. 이거 정말 한번 신경쓰기 시작하며 밑도 끝도 없습니다. 에어컨 켰을 때 불편하다 싶을 정도로 진동이 있다면 패스하세요. 고치기 힘듭니다.

또한 엔진의 진동은 엔진이상의 전조증상이기에 최악의 경우에는 엔진헤드를 교체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200만원정도 든다고 보시면 됩니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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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안된 차량의 엔진 내부, 카본과 슬러지는 진동 및 엔진부조의 원인이 됩니다.>

간단 체크 TIP

핸들위에 불티나 라이터를 세워놓고 넘어지지 않고 서있다면 그래도 진동이 많이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진짜 진동 없는 차는 5백원짜리 동전을 세워놔도 안 넘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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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진동깡패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주행을 해봅니다

이제 한번 밟아봅니다. 딜러들이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저속으로만 주행하기를 요구할 텐데요. 그럼 안 산다고 하세요. 몇 천 만원이 왔다 갔다하는데 당연히 고속으로 한번 밟아 봐야 됩니다.

고속 주행 시에 차체 또는 핸들 등이 흔들린다면 휠얼라인먼트와 휠 밸런스 세팅이 뒤틀려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5~10만원쯤 합니다). 그리고 제동시에 진동이 있다면 디스크연마 및 브레이크 패드교체를 해야합니다(역시 10만원쯤 합니다).

또한 엔진을 밟았을 때의 소음과 변속시에 충격등을 느껴봅니다. 변속시에 충격이 크다면 미션에 문제가 있는 겁니다. 미션오일 교환만으로 완화 시킬수는 있으나 역시나 잘못하면 미션을 통으로 갈아야 될 수도 있으니 꼼꼼하게 살펴봅니다(이건 왠만한 차값든다고 보셔야됩니다)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내립니다

여기까지 왔는데도 큰 이상이 없다면 차에서 내려 외관을 다시 한 번 봅니다. 분명히 문콕 자국이 있을 텐데요. 그런 걸로 가격흥정을 해봅니다. 몇 만원 깎을 수 있을 테니까요^^

여기까지 와서 별문제가 없다면 이제 지갑을 여셔도 됩니다.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차량을 구매하셨다면 딱히 수리비가 많이 들일은 없을 테니까요.

어찌됐든 중고차는 법적으로 2천~1만키로, 혹은 한 달까지 엔진과 미션이 보증이 되니 살 땐 이상이 없더라도 꼭 1급정비소에 중고차 점검은 받아 보시구요. 즐겁게 운전 하시면 되겠습니다.

추가 TIP 3가지

말도 안 되는 사이트 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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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의 말도 안 되는 중고차 사이트들이 있습니다.>

제네시스를 486만원에 살 수 있다면 전국엔 제네시스 밖에 없겠죠. 이런 곳에 연락해서 가면 당연히 그 차는 없고 다른 허접한 차만 볼 가능성 높습니다. 이렇게 터무니 없이 저렴한 차는 아예 없다고 보는 게 낫습니다. 그 유명한 허.위.매.물인 것이죠.

이에 반해 대형 중고차 사이트인 ‘보배OO’이나 ‘SKOO’는 그나마 믿을만 합니다. 꾸준히 정화활동을 하고 관리를 하기 때문에 허위매물 자체는 거의 없다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역시 가격이 싼 차량들은 막상 타보면 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죠. 차 문이 가볍다거나 소리가 크다거나 차가 좁아 보인다거나 하는 등의 정말 묘한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딜러들이 이 차에는 사실 이런 저런 하자가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가 맘에 든다면 구매하시면 됩니다. 싸게 사는 거니까요. 하지만 보통은 그렇게 연락해서 보러 갔던 차를 구매하는 경우는 많지는 않습니다.

사고차? 무사고차?

물론 무사고차가 좋습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사고 없는 게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사고는 없었으나 엔진오일을 한번도 갈아주지 않았던 차와 매번 5천키로씩 꼬박꼬박 갈아주고 애정을 다해 보살피다가 경미한 사고가 났던 차 중 뭐가 좋느냐 라고 하면 저는 후자를 택하겠습니다.

사고 차의 메리트는 가격이 싸다는 거죠. 심지어 전손차량도 잘만 체크하면 일반 차량보다 몇백 만원은 싼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고, 큰 문제 없이 잘 타고 다닐 수도 있습니다. 전손이라고 해서 차가 폐차될 정도로 큰 사고가 난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물론 전손차량 같은 경우에는 다시 중고차로 되팔 시에는 굉장히 큰 손해를 감수해야한다는 점은 알아둬야 합니다. 사고 차량이건 무사고 차량이건 결국엔 오래오래 잘 탈 수 있는 차를 사려면 결국 차를 보는 눈을 키워야 합니다.

소모품 교체는 그냥 감수할것

차를 몰면서 일정 키로수가 지나면 정기적으로 갈아줘야 하는 소모품들이 있죠. 엔진오일, 워셔액, 와이퍼, 타이어, 에어컨 필터 등등 인데요. 이런 것들은 어차피 싹 새로 갈아준다고 마음을 먹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티켓몬스터 커뮤니케이션팀 ‘김재명’ 님 이 작성한 글입니다.(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