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이야기들이 오롯이 영화 시나리오 작가들을 비롯한 영화 관계자들에 의해서만 탄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영화인들에게 감동을 줌으로써 그 멋진 이야기들의 원류가 되는 원작들이 있죠. 같은 스토리라인을 갖고 있지만 각자만의 매력이 있는 영화들과 그의 원작들을 모두 접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영화는 국내 개봉일 기준 / * 책은 국내 출간된 작품 기준)

국립국악원
01

<해리 포터> 시리즈의 엠마 왓슨, <퍼시 오브 잭슨> 시리즈의 로건 러먼, 그리고 <케빈에 대하여>에 출연했던 이즈라 밀러가 출연했던 영화 <월플라워>. 국내에선 많이 알려지진 못했죠. 이 작품은 1999년 (미국)에 출간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당시 출간과 함께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필독서로 꼽히면서 지금까지도 사랑 받고 있는 책이기도 한데요. 한 10대 소년의 성장기를 동성애, 근친, 섹스, 마약 등의 소재로 엮어서 교사와 부모님의 반대를 사기도 했다고 합니다. 책을 먼저 읽어보고 나서 영화를 보면, 이들의 캐스팅이 너무나도 딱딱 맞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월플라워 (Perks Of Being A Wallflower , 2012)

/ 2013.4.11 국내 개봉(영화)

∙월 플라워 : 삶의 가장자리에 서 있으면, 특별한 것들을 볼 수 있어

/ 돋을새김, 2012년 출간(원작)


02

2013년 연말에 개봉해 따뜻한 울림을 전해준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박물관이 살아있다>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마어마한 웃음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작품이지만, 이 작품은 다시 한 번 나를 돌아보게 해주는 ‘착한 영화’였지요.

이 영화의 원작은 미국의 ‘국민 수필가’라고 불리우는 제임스 써버의 단편소설입니다. 물론, 영화 개봉에 앞서 국내에서도 소개가 됐습니다. 제목은 < 월터 미티의 은밀한 생활>이라는 제목으로 영화의 원제이기도 합니다.

재밌는 사실은 영화의 원작이 된 이 소설은 30페이지 정도밖에 안 되는 단편이라는 점입니다. 러닝타임이 2시간에 육박하는 영화에 반해서 책을 찾는 분들에게는 이 짧은 단편소설이 실망이 되거나 오히려 더 감탄할 수 밖에 없는 대상이 되거나 둘 중 하나일 것으로 생각되네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2013)

/ 2013.12.31 국내개봉(영화)

∙월터 미티의 은밀한 생활

/ TENDEDERO, 2013년 출간(원작)


03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을 통해 엄청난 연기를 보여준 매튜 맥커너히 때문에 안타깝게도 주연상을 놓쳤지만 (뭐, 원래도 레오는 아카데미와 거리가 멀었죠), 아카데미 상을 사서라도 손에 꼭 쥐어주고 싶은 팬심이 생기게 한 작품이었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세 시간짜리 원맨쇼,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월 스트리트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탐욕의 끝까지 가는 한 남자의 흥망성쇠를 그린 이 작품도 원작은 책이었고, 실화였습니다.

이 원작은 영화의 개봉보다 1년 전에 < 월가의 늑대>라는 제목으로 국내에도 출간됐었는데요, 책은 영화보다 훨씬 찐~하고, 노골적으로 주인공의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책보다는 영화가 훨씬 재밌었습니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The Wolf of Wall Street, 2013)

/ 2014.1.9 국내개봉

∙월가의 늑대

/ (주)열음사, 2012년 출간


04

극장가를 비롯해 온라인 동영상의 세계와 더불어 어린이집들에서도 ‘Let It Go’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애니메이션 < 겨울왕국>. 이 작품도 원작은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안데르센의 대표적인 동화인 < 눈의 여왕>인데요, 여태껏 소개한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 겨울왕국>은 < 눈의 여왕>을 모티브로 삼은 작품일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중에 있는 수많은 < 눈의 여왕>들을 읽어도 내용이 애니메이션 < 겨울왕국>과 똑같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엄청난 흥행을 기록 중인 애니메이션의 바탕이 고전 동화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두고 공통분모를 찾아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은데요?

∙겨울왕국 (Frozen,2013)

/ 2014.1.16 국내개봉

∙눈의 여왕: 안데르센 동화집

/ 인디고, 2009년 출간

05

2013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아델과 엠마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세 시간이라는 러닝타임에 담아 놓은 이 작품 역시 원작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 파란색은 따뜻하다>라는 제목으로 소개가 됐으며, 소설이 아닌 만화 (그래픽 노블)입니다.

만화는 채색을 통해 파란색의 의미를 좀 더 강조했고, 현재와 과거를 교차해 아델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함으로써 영화와의 차별성을 이뤄냈습니다. 만화인만큼 원작을 보는 데 영화보는 시간만큼 걸리진 않겠죠? 영화의 경우, 젊은 여배우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와 파격적인 섹스신이 화제가 된 작품인데, 야하다기 보단 정말 아름답습다.

원작 < 파란색은 따뜻하다> 역시 영화 못지 않게 상복이 많은 작품입니다. 2010년 출간 이후 여러 만화제에서 상을 받은 것은 물론, 유럽의 가장 큰 만화제인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서 ‘독자상’을 수상한 화제작입니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 (Blue Is The Warmest Color, 2013)

/ 2014.1.16 국내개봉

∙파란색은 따뜻하다

/ 미메시스, 2013년 출간


06

<오션스 일레븐>의 세계2차대전 버전으로 불리우는 <모뉴먼츠 맨: 세기의 작전>은 죠지 클루니, 맷 데이먼, 케이트 블란쳇, 빌 머레이 등 일단 초호화 캐스팅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영화가 또 나름 평이 좋았던 이유는 전쟁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전장에서 총알을 피해 적을 무찌르는 것이 아닌 총알을 피해 문화재를 보호하는 군인들의 이야기를 그렸다는 점입니다. 이 이야기 역시 실화이고, 원작이 되는 책이 있었습니다.

2012년에 국내에도 출간이 된 <모뉴먼츠 맨: 히틀러의 손에서 인류의 걸작을 구해낸 영웅들>이라는 책인데요. 영화에서 놓치고 가는 긴박한 순간들이 책에는 모두 담겨져 있으니 한번쯤은 읽어보기 괜찮은 작품입니다.

∙모뉴먼츠 맨: 세기의 작전 (The Monuemetns Men, 2014)

/ 2014.2.27 국내개봉

∙모뉴먼츠 맨 : 히틀러의 손에서 인류의 걸작을 구해낸 영웅들

/ 뜨인돌, 2012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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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아카데미 작품상의 주인공이 된 영화, <노예 12년>. 1840년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노예 12년>은 자유롭게 살던 솔로몬 노섭이 납치돼 12년 간 노예 ‘플랫’으로 산 실화를 그렸습니다.

브래드 피트, 마이클 파스밴더, 베네딕터 컴버배치 등 화려한 출연진과, 스티브 맥퀸 감독의 연출력, 그리고 주연을 맡은 치웨테 에지오포,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루피타 니옹 등의 놀라운 연기력으로 많은 화제를 모은 작품이죠.

미국 역사 속 스토리를 다루는 헐리우드 영화들이 국내에서는 큰 인기를 못 끌듯이 이 영화 역시 국내에서는 큰 흥행을 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 역시 원작은 한 권의 책입니다. 솔로몬 노섭이 12년만에 탈출하고 난 그 해인 1853년에 출간됐는데, 당시 3만 부 이상이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하네요.

∙노예12년 (12 Years a Slave,2013)

/ 2014.2.27 국내개봉

∙노예12년

/ 열린책들, 펭귄클래식코리아 외, 2014년 출간

국내 영화는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들이 상당히 많은 편이죠.

2014년에 개봉한 <우아한 거짓말>은 작가 김려령의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고,

<방황하는 칼날>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허삼관> 또한 <허삼관 매혈기>이라는 두터운 팬층을 지니고 있는 소설이 원작이죠.

같은 이야기를 말하지만 각기 다른 매력을 지난 영화들과 그의 원작들.

어떻게 보면 결말을 미리 알아버리고 보는 셈이라 반전의 묘미는 덜 하겠지만…

분명 영화도 보고, 원작인 책도 봤을 때 느낄 수 있는 색다른 감동이 있을겁니다.

글.티켓몬스터 영화 전문 블로거 ‘Southern’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