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최소 1-2가지 이상 자격증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날로 치열해지는 취업난 속에 학벌, 학점, 토익, 자격증, 어학연수 등 소위 5개 스펙에, 최근에는 인턴경험, 수상경력, 봉사활동이 추가된 ‘8대 스펙’이라는 말이 뉴스에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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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MBC뉴스데스크]

모두 다 인정하듯, 우리나라의 취업난이 심각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취업 준비생들 대부분이 예비 졸업생들이거나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청춘들인데, 날마다 학원에서, 도서관에서, 남들 못지 않은 조건을 갖추고자 한숨 쉬며 노력하는데도 취업에 계속 실패하는 모습을 보면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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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 대기업 인사 담당자와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는 서류 전형 과정에서 지원자들의 고스펙에 놀라게 된다고 했다. 토익 900점은 기본이고 학점이나 인턴 경험, 해외 봉사, 몇 가지 자격증 등을 갖추지 않은 지원자를 찾아보기가 드물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합격자 결정에 있어 자격증은 거의 영향을 못 미친다고 한다.

간혹 반도체 업종의 마케팅 분야로 지원한 지원자의 이력서에 투자상담사나 CFA 등의 자격증이 보인다거나, 화학 분야 R&D로 지원한 후보자의 이력서에 IT 관련 자격증이 기재되어 있는 등의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참 능력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느낌보다는, “뚜렷한 목표 의식 없이 이것 저것 자격증을 땄나?” 또는 “정말 이 직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맞나?”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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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KBS뉴스9]

목표 의식 없이 그저 ‘스펙 쌓기’를 위해 딴 자격증이나 토익 점수 등은 나를 차별화시키지 못하고 이력서 어딘가에 남게 될 뿐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본인이 원하는 산업 또는 직무를 정해 놓고 구체적으로 관심을 갖고 준비하게 되는 경험들이다. 이렇게 쌓은 경험은 단순한 스펙이 아닌, 이력서와 면접에서 나를 빛나게 하는 ‘스토리’가 될 수 있다.

그럼, 본인이 원하는 산업이나 직무로 합격한 사람들은 어떻게 그들만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었을까? 필자가 직접 경험한 실제 사례를 소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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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①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B군은 뉴스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 대형 플랜트 수주 소식 등을 접하며, 건설.중공업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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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플랜트를 수주하는 국가들이 주로 중동.아프리카 등지인 것을 발견한 B군은 방학 때 관련 지역으로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고, 해외 비즈니스를 많이 하는 만큼 외국어가 중요할 거라는 생각에 영어 회화 실력도 꾸준히 키웠다.

4학년 여름 방학 때는 중견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인턴으로 업무 경험도 하며 본인의 적성에 잘 맞는 업무라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보다 확신을 갖고 국내 대기업 건설사 플랜트 사업부에 지원한 B군은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통해 정말 해당 분야에 관심과 열의가 있었다는 것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었고, 그 결과 해당 건설사 구매팀으로 입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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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②

대학에서 영문학과를 졸업한 E양은 일찌감치 홍보 쪽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홍보는 다양한 문화와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다른 학생들이 토익 점수를 위해 학원을 다니고 자격증 준비를 하는 동안 E양은 대학 2학년 때부터 한국방문의 해 서포터즈, 한중문화 대학생 방문단 등 다양한 문화와 사람을 접하면서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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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일주일에 1,2권 이상 국내외의 다양한 트렌드에 대한 경제, 문화 등 관련 서적 등도 꾸준히 읽었고, 졸업 전 외국계 제약회사에서 홍보 분야로 2달 간 인턴 경험을 쌓았다.

E양은 졸업 직후 국내 굴지의 홍보 대행사에 합격해 신나게 홍보 전문가로서의 길을 걷고 있다. E양의 다양한 경험들과 꾸준한 독서를 통한 지식이 PT 면접에서 빛을 발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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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③

모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C군. 주위 선배나 동기들은 대다수가 연구, 개발 등 엔지니어로의 취업을 생각했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나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하던 C군은 일찌감치 자신의 전공과 연관성이 있는 전자.반도체 업계에서 기획, 마케팅 업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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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경영학 관련 수업도 신청해서 듣고, 또 학내 마케팅 동아리에 가입하여 활동도 하고 공모전에 지원해 보기도 했다. 졸업 이후에는 학교의 MBA 과정에 진학하여 마케팅 분야를 세부 전공으로 공부했다.

사실 화학, 전자, 반도체 분야의 경우 해당 기업의 사업, 아이템에 대해 빠르게 이해하면서도 기획, 전략적인 실무도 가능한 인재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실제 학부 전공은 이공계 출신이면서 MBA학위를 함께 보유한 사람을 기획, 전략 분야로 채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추세고, C군 역시 MBA 졸업 후 디스플레이 분야 대기업 기획 분야로 입사할 수 있었다.

각각 다른 사례 세가지를 살펴봤지만, 공통점은 본인이 원하는 산업과 직무를 분명히 정하고, 이를 위한 스토리 쌓기에 주력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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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스토리 만들기에 기억할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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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본인의 전공, 적성, 성격 등을 고려하여 관심 산업/직무를 생각해 보라!

둘째, 전공이 관심 산업/직무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경우, 기회가 된다면 관련된 타전공 분야 강의를 찾아 들어보라!(귀한 등록금으로 관심 분야에 대한 지식도 쌓을 수 있고, 동시에 이력서에는 해당 직무에 관심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셋째, 정보.보안이나 일부 금융 분야 관련 직무를 제외하고는 신입의 경우 자격증은 거의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차라리 방학을 이용하여 관심 산업/직무 관련 인턴 기회, 또는 유사 업무를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 기회 등을 적극 활용하라. 정말 나의 적성에 맞는 업무인지도 확인할 수 있고, 기업에서는 해당 분야에 대한 업무 경험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을 환영하고 있다.

도서관이나 학원에서 한숨을 쉬며 되는 대로 스펙 쌓기 고시에 시간을 허비하기 보다는, 본인의 적성이나 관심 분야를 미리 정해 보다 구체적으로 준비한다면 그 시간도 보다 보람될 것이고, 또 차별화된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글.커리어케어 수석컨설턴트 ‘김경화’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