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트래블러 제나입니다. 오늘은 ‘동유럽의 파리’라고 불리는 헝가리의 부다페스트 여행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지난해, 21일간(3주) 부다페스트를 시작으로 오스트리아,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까지 동유럽에서 서유럽으로 나 홀로 유럽 횡단 여행을 떠났었는데요. 여행 중에 정리했던 여행 일기를 조금씩 꺼내어 볼까 합니다.
자, 그럼 나 홀로 떠난 세계여행, [헝가리 부다페스트- 에필로그 편]을 먼저 만나보실까요?
[에필로그]
헝가리 부다페스트 여행
도나우(다뉴브)의 진주, 아름다운 도시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왔다! 부다페스트! 나를 이곳으로 이끈 것은 세계가 이름 지어준 ‘동유럽의 파리’라는 타이틀도, 세계 3대로 손꼽히는 최고의 야경도 아니었으며, 영화 ‘글루미 선데이’의 가슴 후비는 슬픈 음률도 아니었다. 그저 오래전부터 동경해 왔던 뭔지 모를 이 도시에 대한 짠한 느낌적인 느낌 때문이었다면 이 여정의 선택에 대한 무게가 너무 가벼워지는 걸까?
매번 비가 오거나 안개가 짙게 깔려 있을 것만 같았다. 사람들은 웃음기 없는 표정에 잔뜩 가라앉은 느낌일 것만 같았다. 말 그대로… 헝가리=헝그리한 느낌?! 도시에 대한 선입견을 최대한 갖지 말자 했건만, 이곳이 내게 줬던 애초의 느낌은 그랬다.
헌데, 공항에 도착해 시내로 들어오는 순간, 이 도시의 첫인상은 그저 눈이 부셨다. 거리는 갖가지 조명으로 화려함을 자랑했고, 사람들은 활기가 넘쳤으며, 그들이 뿜어대는 열정 또한 뜨거운 날씨만큼이나 강렬하게 보였다. 유럽의 유일한 아시아 민족답게 친근했고, 유럽인이라고 하기엔 그저 순박해 보이기도 했다.
내륙국인 헝가리는 과거 오스트리아, 러시아 등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어 갖은 외침과 핍박을 받았던 나라다. 세계 2차 대전을 겪으면서 도시의 70%가 파괴되며 폐허와 상처로 뒤 덮인 아픔을 겪은 도시이기도 하다.
강대국으로부터의 해방과 함께 공산 이데올로기가 무너지며 지금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지만, 유럽의 아시아 민족으로서 그 정체성은 강력하게 지켜가고 있는 나라다.
내가 만난 부다페스트의 야경은 진심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해질 무렵 공항에서 도심으로 들어섰을 때, 마치 커다란 조명도시를 방문한 듯 화려하면서도 분위기 있는 이곳에 매료돼 며칠 동안 새벽녘까지 그저 넋을 놓고 바라만 보고 있을 정도였다.
유럽 3대 야경으로 함께 꼽히는 파리, 프라하와 견준다면 난 부다페스트가 아주 조금 한 수 위인 것 같다.
도나우 강이 통과하는 8개 나라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지녔다는 부다페스트는 왕궁이 많아 중후하고 우아한 서쪽 ‘부다 지구’와 국회의사당의 화려함에 집중되는 동쪽 ‘페스트 지구’에서 각각 달리 보이는 다채로운 야경이 장관이다.
한때 영화 ‘글루미 선데이’ 때문에 홍역을 치르기도 했던 이곳은 영화의 영향이라기 보다, 무엇 때문인지 원래부터 자살률이 그렇게 높았다고 한다.
‘죽음의 송가’라는 중독성 있는 이 영화 주제곡 때문이라는 오해를 사기도 했지만, 자살률에 대해서는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는데… 자살을 부른다고 하는 ‘세체니 다리’는 그 아름다움과 웅장함에 매료될 뿐 전혀 죽음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사진으로 보는 부다페스트 야경은 무조건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사진의 기술적 트릭을 넘어서 이곳이 진정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수차례 겪은 역사적 아픔을 이겨내고도 자국의 말과 글, 문화를 굳건히 지켜낸 위용 때문은 아닐까 생각했다.
‘아픈 역사도 역사다!’ 도시 곳곳에 남겨진 상처 깊은 역사의 흔적들은 후대에 교훈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하니, 이 나라의 민족성과 정신력이 얼마나 대단한 수준인가를 느끼게 한다.
프라하와 함께 이 두 도시의 세계적인 아름다움은 오랜 아픔과 슬픔에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이들에게 역사가 바치는 커다란 선물과 보상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