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알갱이가 무수히 쌓인 모습. 푸른색 이라기 보단 ‘청자색’에 가까웠으며 언뜻 보면 몇 달 후에나 만날 수 있는 우리나라 ‘캠벨’포도를 알알이 가득 따다 쌓아 놓은 모양새였다. 바로 ‘블루베리(blueberry)’. 바나나, 귤, 사과 등 기타 다양한 과실들은 그 명칭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이름만 들어서는 알 수 없었으나 ‘블루베리’는 단순하고 간략하게 그 이름처럼 짙은 파란색의 포도 알을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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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여린 것이 건너온 삶

북미가 원산지인 블루베리는 기록 없는 먼 과거 아메리카 원주민들 사이에서 이미 식품으로써 그 역할에 충실하고 있었다. 하나 당시에는 대규모 재배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20세기에 접어든 1920년대에 비로소 당시 현대인들에 의해 대규모 재배를 이뤘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도쯤에 경기도 평택과 전북에서 본격적으로 재배가 시작되었고, 비교적 어렵지 않은 재배방법 덕에 일반가정에서도 키우는 것이 가능하였다. 현재는 영동에서 재배되는 블루베리가 수입산에 비해 당도가 높아 가장 인기이나 7월부터 만나 볼 수 있으며, 요즘은 칠레산이 수입되어 들어오기에 냉동이 아닌 생과로 블루베리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최근 연구발표에 의하면 냉동 블루베리와 생과를 비교 분석한 결과, 영양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을 동결 실험을 통해 확인하였다고 하니, 이젠 가릴 것 없이 냉동 블루베리도 찾아 먹으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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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는 눈 건강에 좋다?

그렇담 이 블루베리가 상업적으로 인정받고 널리 알려진 계기는 무엇일까, 그것을 말하자면 ‘세계 2차 대전’을 거론해야겠다. ‘전쟁’이라는 잃기 위한 싸움 속에 세상은 웃음끼를 지운채 슬픔과 곳곳에 아픔만 남기는 시간을 보냈고, 그 속에서 블루베리의 이야기가 생겨났다.

대전중 영국 공군의 한 조종사가 빵에 블루베리잼을 가득 발라 섭취 후 참전을 했는데, “희미한 빛 속에서도 물체가 잘 보였다”라고 좋은 전과를 올린 후 증언하였다고 한다. 그 말이 실마리가 되어 당시 연구진은 블루베리의 연구를 진행하였고, 섭취 후 수 시간 이내로 ‘시력향상 효과’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당시 영국군이 자국이 개발한 신형 레이더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 ‘블루베리 이야기’를 만들었고, 그럴싸한 거짓 연구 결과까지 발표하여 독일군에게 정보를 흘린 것으로, 실제는 시력향상에 의학적’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없다고 한다.

하나, 지금까지 발표된 결과로는 노화에 따른 시력감퇴나 건강 이상으로 생기는 시력 저하에는 효과가 있다고 하니, 건강에 유효하며 그 어떤 것에도 지지 않는 ‘슈퍼 푸드(super food)’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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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우리도 챙겨 먹어야 한다

스마트폰이 상용화되고, 이젠 휴대폰 사용자의 대부분이 이 작은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 불과 10년도 채 안 되는 사이에 엄청난 변화를 우리는 맞이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사이도 함께 변했다. 젊은이들은 급변하는 폭풍 속에서 어려움 없이 변화를 받아들여 활용할 줄 알게 되었고, 사람과 사람 사이, 우리의 약속과 만남 사이에서 조차 휴대폰을 안 보는 일이 없어졌다. 변화가 상대적으로 어렵게 다가왔던 어르신들 대다수만이 우리의 만남에서 휴대폰보다 상대방의 얼굴과 목소리, 손짓과 입술에 더 집중하고 교감할 수 있었다.

젊은 우리 대다수는 눈과 건강 사이의 불화를 키웠고, 어르신들의 대부분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유대를 더 키웠던 시기이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블루베리를 먹는 것이 좋겠다. 작은 화면에 박힌 큰 세상을 게슴츠레 보느라 약해진 우리의 눈 건강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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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를 맛보다

알알이 어둑한 푸른 블루베리가 가득 쌓인 모습은 귀엽기까지 했다. TV 속에서도, 글로 수두룩한 신문에서도 블루베리는 철 때면 여지없이 등장하였고, 한때는 시력과 건강에 그만이라며 광고하던 블루베리즙을 사실 포도즙과 섞어 유통하였다는 일부 불량업체에 적발로 인해 안 좋은 인식도 가졌던 말 많은 과실이었다.

어찌 보면, 이 여린 것이 인간에 의해 여러 시선으로 평가받는 것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그런 미안함에, 그런 여린 모습에 한알을 손에 올릴 때도 조심스러웠다.

딱딱한 것과 단단한 것에 구분으로 말하면 쉬울까, 딱딱하지 않은 단단한 블루베리를 하나 집어 입에 넣었다. 작은 풍선이 터지며 물을 뿜는 듯한 식감을 생각했으나, 달랐다. 좀 더 고체화된 과육이 과피가 찢어지며 혀에 닿았고, 새콤하거나 혹은 시거나 하는 맛은 없었다. 적당한 단맛과 시중에 널린 블루베리맛의 가공식품에서 나던 그 향이 그대로 코의 뒤쪽에 퍼져 웃음까지 나오던 맛이었다.

블루베리는 유통기한이 2~3일로 짧고 과육이 약하기에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고, 말랑 말랑한 것보다는 단단한 것이 보다 당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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