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조건은 국민의 조건이다

대통령의 조건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우리는 과거에 군사정권과 결별하고자 민주화 운동권 인사인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민주화 스토리가 식상해지자 경제와 성장을 찾게 되었고, 이명박 대통령이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를 거치며 성장과 발전의 허상을 깨닫게 되었고, 문재인과 박근혜 중에서 박정희의 딸, 박근혜를 택했습니다.

이렇게 유권자는 대선 후보의 스토리를 보고 대통령을 선택해 왔습니다.

하지만 스토리와 실제 국정을 잘 할 수 있는 능력은 다릅니다.

스토리를 걷어내고 실제 후보의 자격과 요건을 봐야 합니다.

얼마 안 남은 19대 대선, 어떤 후보를 골라야 하나 고민하신다면, 이것만 기억하세요.

첫째, 말에 책임을 지는 사람인가? 그 사람의 과거를 살펴야 합니다.

대선후보들은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하면서, 다양한 공약을 내세웁니다.

하지만 실제 대통령이 되면, 하려고 했던 일을 하는 시간보다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행정업무가 태반이고 급작스러운 재난과 마주하며 수습이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수습해야 하는 것이 대통령직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죠.

따라서, 대선주자들이 ‘지금’ 내뱉는 ‘말’과 ‘약속’에 현혹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럼 무엇으로 대선후보를 판단할 수 있을까요? 바로 ‘과거’입니다.

대선주자들의 지나온 시간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공약만큼이나 그들의 행적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싫어하는 사람을 피하려고 다른 대선주자를 뽑으면 안 됩니다.

이기기 위한 투표는 지지하는 후보의 능력과 자질을 검증하지 않는 우를 범하게 됩니다.

능력과 자질이 부족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어떤 국정농단이 일어나는지 우리는 이번 탄핵을 통해 똑똑히 보았습니다.

이기기 위한 투표 대신 정말 국정을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소중한 표를 행사해야 합니다.

셋째,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고는 나중에 ‘나는 너를 이만큼 좋아하는데, 너는 나를 왜 좋아해 주지 않냐’고 배신감을 느끼기도 하는데요.

이런 배신감을 느끼지 않으려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연애랑 똑같죠?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결국 나에게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사랑하니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끊임없이 구애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월급의 90퍼센트를 기부하고 허름한 농가에 살면서도 국정업무에 열정을 불태웠던 우루과이 전 대통령 호세 무히카가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대통령은 국민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오로지 국민만이 대통령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 선택이 항상 옳았던가?

잘못된 선택을 무의식적으로 강요당하지는 않았던가?

우리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기기 위해 투표하는 사람은 국민이 아닙니다.

내가 좋아하는 후보를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지지하는 사람도 국민이 아닙니다.

진짜 국민만이 진짜 대통령을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