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선택의 동물입니다. 우리는 매번 선택의 갈림길에 부딪히죠. 점심 뭐 먹지? 와 같은 중대한 선택 앞에 우리는 진정으로 어떻게 행동할까요?

4화

이전 영상에서, 합리적인 선택이란 기대효용 가설을 따른다고 했죠?

그러나, 심리학자 다니엘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는 기대효용 가설을 부정하는 이론을 내놨습니다.

먼저 이를 뒷받침하는 예시를 보시죠.

그냥 1억을 받거나 50%의 확률로 2억을 받는, 두 가지 선택이 있습니다.

1/2의 확률로 2억이니깐 둘을 곱하면, 기대할 수 있는 수익 1억이 나오죠.

그러면 두 선택 모두 기대 수익이 1억입니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이 위험을 회피하는 선택인, 확실한 1억을 받길 원했죠.

여기까진 기대효용 가설에 들어맞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면 돈을 줘야 하는 상황이면 어떨까요?

단순히 +에서 -로 바꾸는 겁니다.

기대효용 가설이 맞다면 마찬가지로, 1억을 잃고 마는 선택을 해야 하겠죠.

그러나 실험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이 때는 대부분의 사람이 위험을 감수하는 선택을 했죠.

50%의 확률로 2억을 잃을 수 있지만 한 푼도 잃지 않을 나머지 확률을 믿고, 이쪽에 베팅을 한 겁니다.

같은 조건에 단순히 이득이냐 손실이냐 차이인데,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죠.

기대효용 가설로는 “비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라고 치부할 수 있겠지만 카네만과 트버스키는 수많은 비슷한 실험을 통해 인간은 이득과 손실에 다르게 반응하는 보편적인 심리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전망 이론”은 기대효용 가설이 놓친 인간의 보편 심리를 집어내었죠.

전망 이론에 따르면 심리적으로 인간은 이득인 상황에선 위험을 피하는 쪽을 손해인 상황에선 위험한 쪽을 고릅니다.

그래서 지금의 상황이 어떤 지가 중요한 기준이 되죠.

이러한 경향은 주식으로 깡통을 차는 개미 투자자에게서 특히 도드라지는데요.

보유하고 있던 주식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가 갑자기 오른 상황이 왔을 때 수익이 조금이라도 날 때 팔고 싶어 지죠.

손실에서 이득으로 상황이 바뀌자 주가가 다시 떨어질 위험을 피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주가가 오르다가 갑자기 떨어지면 앞으로 다시 오르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주가가 더 떨어질 위험이 있음에도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죠.

이렇게 개미투자자들은 상황에 따라 변하는 심리 때문에 설레발을 치다가 이익이 줄고 손해가 느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에 기관투자가들은 개인의 심리에 흔들리지 않고 ‘시스템’에 의존해서 안정적으로 이득을 늘리고 손해를 줄이죠.

이처럼 전망 이론은 기대효용과 위험의 측정 그 자체보다 현재의 처지와 득실의 여부에 따라 변동하는 심리에 더 주목합니다.

그리고 전망 이론을 시작으로 심리학과 경제학이 결합된 행동경제학이 탄생했죠.

주류 경제학계도 기대효용 이론의 한계를 인정하고 행동경제학의 이론들을 일부 반영하기 시작했죠.

결론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면 가능한 만큼 기대효용과 위험을 파악하고 그전에 지금의 처지와 예상되는 결과에 따라 심리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치우쳐지지 않았는 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어떤가요? 여러분은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