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애는 엄마이기 때문에 당연히 탑재되어야 한다? 모성애는 만들어진 관념이다? 모성애에 대한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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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합니다.

아이를 낳기 전, 모성애는 당연히 엄마에게 탑재된 것인 줄 알았습니다.

내 아이니까 떼를 쓰고 울어도 엄마는 전혀 화가 나지 않는 줄 알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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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아이를 낳아 현실에 부딪치면서 깨달았습니다.

엄마도 화가 나고, 엄마도 소리 지르고 싶고, 엄마도 배가 고프면 성질 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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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애는 만들어진 관념?

독일의 사회학자 엘리자베스 벡 게른스하임은 산업화 시대 이전까지는 모성애라는 개념이 없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만 보살핌을 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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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든 서양이든 귀족들 모습을 떠올려봅시다.

유모가 아이를 키우는 게 당연한 문화였습니다.

지금처럼 엄마, 즉 주 양육자와 아이의 애착 관계를 강조하지도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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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벡 게른스하임에 따르면 근대 이후 경제 성장 속도를 내기 위해 남자는 일하는 존재, 여자는 남자를 뒷받침하는 존재라는 성 역할이 고정됐고, 이로 인해 여성에게 양육 부담을 몰아줬다는 주장입니다.

즉, 모성애는 현대적 발명품이라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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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성애가 ‘만들어진 관념‘이라는 주장은 가설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어쩌면 모성애가 모두에게 ‘타고난 특징‘이 아닐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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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완벽한 어머니상’ 지우기

언제나 아이는 주 양육자인 엄마를 찾습니다.

그 절대적인 신뢰가 기쁘기도 하지만, 때로는 너무 괴롭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이를 낳지 않았을 텐데’라고 혼자 생각하다, 뒤돌아 그런 생각을 후회하며 머리를 털어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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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과정은 모두 자연스러운 경험입니다.

선배 엄마들은 그러지 않았을까요?

친정 엄마는 타고난 모성애로 똘똘 뭉쳐 있었을까요?

아닙니다.

모두 그 혼란스러운 과정을 거쳐 어머니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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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예뻐 보이지 않는 엄마에게 현실적으로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우선은 엄마 자신이 쉴 수 있는 시간을 많이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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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직후라면 더더욱 산후조리를 위해 도움을 줄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누가 아이를 돌봐주겠다고 자처하면 절대 거절하지 말고 그 시간에 모자란 잠을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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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어머니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면 곤란합니다.

우리는 지금껏 은연중 자애로운 어머니상을 배워왔습니다.

하지만 이 어머니상은 현실과 동떨어진 판타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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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우리에게 판타지 만화 속 주인공을 보고 그 주인공처럼 되라고 말하면, 말도 안 된다고 거절하겠죠.

같은 맥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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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좋아할 수 있을까요? 시간이 필요합니다.

친구 관계를 생각해봅시다.

처음 만난 사람을 평생 친구처럼 여기라고 하면 당황스럽겠죠?

아이도 그렇습니다.

물론 내 아이이기 때문에 책임감이 느껴지고, 더 다정하게 대하게 되지만, 일단은 처음 본 존재입니다.

엄마도 아이도 서로의 스타일에 익숙해지는 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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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엄마가 돼야 한다’는 목표를 지우면 부족함 많은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습 그대로 당신은 완벽한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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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이 엉망이어도, 이유식을 좀 못 만들어도, 놀아주는 걸 다정하게 못해도…

그래도 아이에게 당신은 최고의 존재입니다.

친구와 친해질 때처럼, 먼저 손을 내밀어서 아이와 관계를 맺어나가세요.

내가 아닌 다른 모습으로 아이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하고 결점 많은 엄마 모습 그대로 아이와 소통해주세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아이를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누가 뭐래도 우리 아이들은 정말 귀여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