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으로 다가온 추석을 마주하고 등골이 오싹하다… 이번 추석 연휴는 2일이 임시공휴일로 확정됨에 따라 그 기간만 무려 10일이다. 내심 길었으면 했지만, 정작 이런 상황을 마주하고 보니 연휴라는 기쁨보다는 10일간 어떻게 버텨야 하나 걱정이 앞선다

국립국악원
dnw-honbap-01

며칠 안 되는 추석일 때에는 다녀오기에도 빠듯한데 라며 한숨부터 내쉬었지만, 막상 길게 주어지니 이건 고향을 두 번 다녀오고도 충분한 일정이기에 새로운 걱정이 샘솟는다. 이런 모습을 보면 “복에 겨운 소리 하고 있네!”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걱정은 생존과 연관되니 매우 진지하다.

근본적인 이유는 필자는 1인 가족 일명 ‘독거노인’이기 때문이다. 매주 도래하는 토요일과 일요일만 되어도 이렇게까지 걱정되지 않았다. 사방에 널린 것이 분식집, 중국집 배달, 피자&치킨이고 게다가 살다 보면 굶을 수도 있지! 라는 선택지까지 있기에 당장 문제가 될 이라는 건 상상도 안 됐다.

자칫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하루 이틀도 아니고 기나긴 기간을 무인도에 고립된 소설 ‘로빈슨크루소’ 마냥 개척자의 자세로 음식을 찾아 헤멜 수도 있다. 이러한 고민을 하는 것이 나 하나만이 아닐 거라는 느낌 아닌 느낌은 무슨 연유일까?

수치도 이를 증명한다. 전국까지 갈 필요도 없다. 싱글 혹은 1인 가구 아니면 일명 독거노인 수식어를 가진 비중이 서울에만 총 거주인구 중 30%나 달하는 116만 6천 가구나 된다고. 이쯤 되면 전국구 독거노인에게 이로운 생존 전략이라 봐도 좋다.

dnw-honbap-02

누군가는 만들어주겠지 하고 하염없이 기다릴 수만 없기에 생존에 필요한 공식을 내가 직접 세워봤다. 궁하면 하게 된다고 지난 40년간 매 이맘때 도래하는 명절이면 편의점을 전전하던 내가, 이번 추석은 먹고 사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한 것이다. 장하다. 독/거/청/년

시장이 반찬이다. 고르고 또 골라 나만의 메뉴를 만들라!

추석 명절 총 기간은 10일이다. 보통 토요일과 일요일은 음식점이 정상 영업을 할 가능성도 높고 배달 또한 정상으로 이뤄질 확률이 높으니 이 기간은 빼더라도 생존에는 하등 지장 없다.

dnw-honbap-03

그렇다면 나와 같이 혼자 거주하는 1인 가구에 위협이 되는 일정은 대략 월요일부터 화요일까지 약 5일간이고 고향을 다녀오더라도 최소 2일은 자력으로 끼니를 때워야 한다는 결론이다.

기왕 계획을 세우는 거 몇 가지 조건을 붙여봤다.

남 보기에도 궁색하지 않아야 함이요, 한 끼 어렵게 찾아 먹는 건데 건강에도 이로워야 함이요, 아무리 못 먹어도 명색이 추석 명절인데 국과 밥은 기본으로 갖추고 반찬도 있어 줘야 하지 않겠냐는 거다. 물론 김치는 반찬으로 치지 않겠다. 이러한 간절함이 우주에 전해졌는지 생각보다 쉽게 해결책을 발견했다.

빙고! 누가 그랬던가 시장이 반찬이라고!

마트에 가면 넘쳐나는 다양한 품목 중 1인 가구에 매우 요긴한 그것! 즉석식품 되겠다. 과거에는 편의점표 도시락이 인기를 끌었고 이번 추석 명절에도 시즌 한정 상품이 1만 원 미만의 가격에 등장할 것이 자명하지만, 나가기 싫고 그냥 방구석에서 손쉽게 만들어 먹을 요령으로 작금의 상황에 대처하기로 했다.

그러한 의미에서 참고 자료가 필요했다. 실제 영양사들은 어떠한 식단을 짜서 배식하고 있을까? 물론 평일 기준에 아침, 점심, 저녁까지 세끼 중 내 입맛에 당기는 것 한 가지만 뽑아봤다.

dnw-honbap-04

네이버 신의 도움을 받아 검색한 정보를 토대로 정리를 해보니 보통 기업 구내식당에서는 매 끼니에 밥과 국이 기본이며 여기에 함께 먹으라고 찬은 3종이 함께 나오고 있다. 드물게 식후 수정과나 식혜, 오미자차 같은 음료를 추가 제공하는 곳도 있었으나 독거노인에게 얼토당토않는 후식이라 과감하게 제외했다.

dnw-honbap-05

게다가 독거노인에게 어울리는 음료는 분명 하다. 누가 뭐라고 해도 1인 가구의 냉장고에는 물은 없어도 몸에도 좋고 숙면에도 좋으며 스트레스 해소에는 더할 나위 없이 특효인 ‘알코올음료’가 상시 배치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식후 반주 한잔은 백 년 장수의 특효약이여!”라는 유명한 명언도 있지 않던가! 난 그 점에 기인해 후식은 사치라 여기고 과감히 빼기로 했으니, 후식이 필요하거든 반주 한잔으로 대신하는 거로! 주문을 걸어본다.

식단은 상기 표를 참고하여 나름 영양소를 고르게 배치해 치우쳐 한번 짜봤다. 어쩌다 보니 취향이 반영된 것 같은데, 정답은 아니기에 취향대로 바꾸면 되겠다. 난 이렇게 먹으라면 문제없을 것 같은데, 혹시나 해서 말이다.

dnw-honbap-06

 ▲ 독거노인 표 추석명절 식단

그렇다면 이 식단을 어떻게 실현할까? 생각보다 쉽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마트를 가도 있고~ 오픈마켓에도 널렸으니 가볍게 구매하면 되겠다.

● 월요일 – 미역국, 흰밥, 돈육 김치 볶음, 어묵 맛살 볶음, 열무 된장 무침, 깍두기

dnw-honbap-07

생각처럼 쉬운 건 아니였다. 먼저 돈육 김치 볶음 메뉴를 아무리 찾아도 발견할 수 없었기에 대체 품목으로 밥 + 제육의 의미에서 제육 덮밥을 골랐다. 국은 미역국이고, 깍두기도 이미 쉽게 구매할 수 있기에 어려운 것은 아니다.

문제는 열무 된장 무침과 어묵 맛살 볶음이나 사실 이 두 가지 메뉴는 직접 만들지 않는 한 대체품목이 없다. 하지만 우리는 궁하지 않던가! 맛살은 굳이 볶지 않더라도 먹을 만 하며, 열무김치로 해결했다. 물론 한 끼 식사라고 여기면 가격대가 제법 높으나, 맛살과 김치, 깍두기는 다음번에도 먹을 수 있는 요긴한 반찬이기에 이점도 고려했다.

● 화요일 – 유부국, 카레라이스, 야채튀김, 쫄면 무침, 오복지 무침, 포기김치

dnw-honbap-08

어쩌다 보니 이틀째가 됐다. 밥은 먹어야겠고 그래서 골라보니 당황스러운 메뉴가 등장했다. 오복지 무침이라는 반찬인데 뭔지 알 길이 없다. 그러니 그냥 패스. 오늘은 카레라이스가 메인이다. 여기에 야채튀김 대용으로 야채가 듬뿍 들어간 만두를 골랐으며, 유부국 대신 유부가 들어가 있는 튀김우동 사발면으로 균형을 맞춰봤다. 나름 진지하게 고른 선택이나 인정하시라!

● 수요일 – 얼갈이 된장국, 흰밥, 아귀 해물찜, 콘야채전, 청경채 겉절이, 포기김치

dnw-honbap-09

수요일 메뉴는 상당 부분이 대체 품목으로 교체됐다. 특히 아귀 해물찜은 도저히 구할 방도가 없는 메뉴인 관계로 해물의 맛과 향이 가미된 볶음진짬뽕으로 기분만 살리는 걸로! 얼갈이된장국과 맛이 흡사한 애호박된장국으로 구색을 맞췄으며, 콘야채전 또한 미니 돈가스로 그 형태만 흡사하게 구현했다. 마지막으로 겉절이는 무슨 겉절이. 김치 하나 있으면 과분하다.

● 목요일 – 두부 김치국, 소고기 콩나물밥, 잡채, 다시마 튀각, 얼갈이 겉절이, 깍두기

dnw-honbap-10


소고기 콩나물밥을 구하지 못해 불고기 덮밥으로 대체했으며, 잡채와 김치찌개는 즉석 조리할 수 나온 제품을 선택했다. 다만 다시마 튀각과 얼갈이 겉절이는 구매하기도 힘들지만 소용량도 없었기에 열무김치로 대체했으며, 다시마튀각은 사치라 여기고 과감히 뺐다. 물론 깍두기는 앞전에 구매한 제품에서 남은 것을 먹는 걸로~

● 금요일 – 잔치국수, 볶음밥, 야채 떡볶이, 단무지 무침, 배추겉절이, 요구르트

dnw-honbap-11

대망의 마지막 날인 금요일. 마지막인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심혈을 기울여 봤고 특히 후식인 야쿠르트가 기다리고 있다. 한 주간 즉석식품에 시달렸을 나의 장 건강을 위한 배려라는 것. 잔치국수와 볶음밥은 수월해서 구했지만, 떡볶이와 단무지 무침은 한 번 먹자고 구비하면 남을 거라는 예산이 들어 대체 품목으로 해결했다. 한 주간 먹고 남은 깍두기와 김치는 참 요긴하게 쓰인다.

상당수가 즉석식품이긴 하나 굶느냐? 혹은 맛있게 한 끼 식사하느냐? 의 선택 갈림길에서 후자를 택하다 보니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 직접 준비해서 조리한 식사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같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에 대안을 마련하여 하지 않겠나!

일품요리로 기분만 높여볼까!

하지만 이렇게까지 만들어서 먹어야 하는 후회 앞에서 고민할 수 있다. 게다가 이렇게 완성된 조합이 결코 저렴한 느낌도 없고 게다가 인스턴트 라는 편견 앞에서 한번은 고민할 수 있다. 게다가 내가 직접 번거롭게 만들어서 먹어야 해? 라는 것은 결정적인 이유가 될 수 있는데, 조금만 신경 쓰면 그럴싸한 한 상이 내 앞에 펼쳐지는 그런 상품을 지금부터 소개한다.

dnw-honbap-12

▲ 아임웰 굿밸런스 라이트밀 도시락 6종 (6개)

도시락이다. 이도 저도 고민하고 싶지 않은 귀차니즘의 최고봉을 달성한 이에게 강력히 추천하는 그 제품인데, 전자레인지에 3분 30초만 돌리면 한 끼가 간단하게 완성된다. 메뉴 또한 1회 주문에 총 6개가 오는데, 3종의 색다른 메뉴가 반긴다. 그렇기에 6종을 가지고 삼시 세끼를 다 먹는다 치면 같은 메뉴를 두 번은 먹어야 하는 각오는 단단히 해야 한다. 그럼에도 반찬을 따로 구비할 필요 없이 도시락 하나만으로 한 끼 해결이 된다는 것은 분명한 강점이다.

dnw-honbap-13

두 번째는 이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피코크 시리즈다.

지금까지의 소개가 여러 브랜드를 조합한 제품이라면, 단일 메뉴로 한 상 차림이 가능한 브랜드가 바로 이마트가 선보인 피코크다. 상시 사진과 같이 가로 한 줄이 식단이라고 보면 된다. 전부 피코크 브랜드로 나온 제품인데, 그것만으로 한 상 차림이 가능하다는 놀라운 사실. 그렇다 보니 커뮤니티에는 피코크 마니아가 등장할 정도로 맛과 질에서 정평이 난 상태인데, 그 종류도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아주 다양하다.

닭갈비는 물론 불고기, 제육 등 다양한 음식이 간단한 조리 과정만 거치면 섭취할 수 있게 준비되어 판매되고 있다. 사실 가볍게 덥히는 것만으로 시식 가능한 피코크 제품군은 여건만 된다면 무더기로 구매해 쟁여두고 먹어도 괜찮은 한 끼 식사 대용품으로 손색없다. 가격이 높은 장벽이긴 하지만 말이다.

우리의 명절 추석, 밥은 챙겨 먹고 다닙시다.

dnw-honbap-14

결혼은 언제 할 거니? 하는 일은 잘 되니? 등 걱정하는 마음에서 해주는 말이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부담되는 건 마찬가지다. 그런다고 명절 때 혼자 집에 있다 보면 집에서 해주던 집밥이 그리울 때가 많다.

질리도록 먹은 라면을 명절 때까지 먹어야 하는 마음에 괜스레 우울한 마음이 든다면 위에서 소개한 조화로 한 끼 해결해 보는 건 어떨까? 인터넷 주문과 동시에 약간의 번거로움만 고려한다면 비교적 풍족한 한 상 차림이 가능하다. 물론 추석 명절 때를 대비한 조합이라면 구매 가능한 일정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거! 기억하고 미리 주문하고, 주문할 때 한 번에 주문하는 것이 택배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점 꼭 기억해두면 요긴하다.

기획 / 정도일 (doil@danawa.com)
글, 사진 / 김현동(news@danawa.com)
(c)가격비교를 넘어 가치쇼핑으로, 다나와 (www.danawa.com)

홈쇼핑, 오픈마켓, 개인 쇼핑몰 등 자세한 구매정보가 궁금하다면?(원문보기)

일상생활부터 테크까지,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는 ‘다나와’ 글 모두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