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이 밀집된 을지로. 직장인들의 고된 피로를 녹여 줄 다양한 디저트 점포들이 지하도상가를 가득 채우고 있다. 바쁜 시선과 둔해진 입맛을 사로잡는 디저트의 달콤함. 잠깐의 휴식을 맛있는 낭만으로 채워줄 을지로지하도상가의 오감만족 디저트 점포를 소개한다.
어디로 가든지, 무엇을 먹든지, 당신의 마음은 달달하고 상큼한 위로를 얻게 될 것이다.
<좌> 파파도너스
<우> 요거트 팡도르(안동 참마명과)
추억과 정성으로 만드는 도넛
파파도나스
시장길 귀퉁이에서 팔던 도넛을 기억하는가. 기름에 자글자글 튀겨내던 동그란 도넛. 우리는 그 달콤한 추억 덩어리를 ‘도나스’라고 부르곤 했다. 퇴근길 아빠 손에 들려 있던 도나스 한 봉지에 온 가족이 한자리에 둘러앉기도 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원일 셰프와 함께하는 파파팀이 론칭한 파파도나스는 ‘아빠 손에 들려 있던 가족의 사랑’을 모티브로 한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이대 본점에 이어 올해 초 을지로지하도상가에 분점을 냈다. 공동대표인 김주영 셰프가 운영하며, ‘도넛은 저렴한 즉석 간식’이라는 편견을 깬 프리미엄 도넛을 지향한다. 유기농밀가루와 100% 우유버터를 사용해 반죽하며, 당일 생산,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신선함까지 입혔다. 또한 파파도나스는 1차, 2차의 발효를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튀겨진다. 도넛 하나를 만드는 데 2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셈. 추억과 정성으로 완성한 파파도나스의 쫄깃한 도넛에 하루의 피로가 사그라진다.
가격대 : 도넛 한 개에 1,800~2,500원대
주소 : 서울시 중구 을지로 지하88, 을지로2구역
지하쇼핑 을특 1-2호
Open-Close : 오전 7시-오후 8시
문의 : 02-3789-8508
이탈리아에서 온 디저트의 황제
안동참마명과 팡도르
지상에서 군림하던 디저트의 황제가 지하로 영역을 넓혔다. 지난해 12월 고일용 대표가 오픈한 안동참마명과 팡도르다. 팡도르(pain D’or)는 프랑스어로 ‘빵’이라는 뜻의 pain과 ‘황금’이라는 뜻의 D’or가 합쳐져 만들어진 이름이다. 이탈리아 북부 베로나 지역의 왕가에서 먹던 디저트로 유명하다.
왕가의 디저트답게 비주얼부터 강렬하다. 알프스가 연상되는 슈가코트와 생크림의 조화는 감탄을 자아낸다. 화려한 모습만 보면 달콤함의 끝판왕으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그다지 달지 않다는 게 팡도르의 숨은 매력이다. 슈가 파우더가 아닌 포도당 가루를 사용하기 때문. 요플레 저온숙성 발효 반죽을 사용해 소화도 빠르다. 우유크림으로 만든 생크림이 깊은 풍미를 전한다.
마스카포네치즈가 믹싱된 ‘마스카포네 팡도르’와 이태리 요거트를 믹싱한 ‘요거트 팡도르’가 인기가 좋다. 팡도르에 새로 선보인 코코넛커피까지 곁들인다면, 더욱 만족스러운 디저트 타임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가격대 : 모든 팡도르 한 개에 8,000원
주소 : 서울시 중구 을지로 지하88, 을지로2구역
지하쇼핑 을특 1-5호
Open-Close : 오전 9시-오후 7시 30분
문의 : 02-775-3345
<좌> 쿠스쿠스샐러드(데니율리)
<우> 피스타치오 블렌디드와 크리미티
지하에서 즐기는 건강한 샐러드
데니율리의 서양집밥
무엇을 먹더라도 한 끼에 풍부한 영양이 담겨 있다면 좋겠다. 데니율리의 서양집밥은 이러한 도시인의 간절한 요구를 담아낸 메뉴를 제공한다. 데니율리의 시그니처 메뉴는 언제든지 가볍고 든든하게 즐길 수 있는 샐러드이다. 직장인들이 출근하는 이른 오전부터 테이크아웃으로도 판매하는데, 흔한 야채샐러드가 아니다. 좁쌀 모양의 곡물 파스타와 오이, 토마토, 적양파 등의 야채를 섞어 만든 쿠스쿠스(Cuscus) 샐러드다. 샐러드에는 달걀, 닭가슴살, 차돌양지 등을 토핑으로 얹을 수 있다.
점심에는 샐러드 외에도 수프와 고기 요리로 든든한 식사도 가능하다. 정식에 등장하는 차돌양지, 닭다리살 등의 고기 요리는 진공포장 상태에서 낮은 온도로 오래 익히는 수비드(Sous Vide) 방식으로 조리한다. 지하도상가에서 만나는 서양식 샐러드와 집밥 한 끼. 어디서도 누릴 수 없는 이색적이고, 든든하고, 맛있는 한 끼가 될 것이다.
가격대 :
쿠스쿠스샐러드 小4,000원 大6,000원
정식메뉴 9,900원~12,800원
주소 : 서울시 중구 을지로 지하88, 을지로2구역
지하쇼핑 을특7호
Open-Close : 오전 11시 30분-오후 8시 30분
문의 : 070-7722-5091
오늘 아침은 밀크티 한잔
크리미티
크리미티(creamitea)는 ‘부드러운 크림같은’이란 뜻의 ‘creamy’와 ‘tea’의 합성어로, 부드러운 밀크티와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크리미티의 주력 메뉴는 밀크티이다. 커피보다 부드럽고, 홍차보다 너른 풍미의 밀크티. 크리미티에서는 망고 밀크티, 코코넛 밀크티, 시나몬 밀크티 등 다양한 밀크티를 즐길 수 있다.
커피 라인 역시 수준급이다. 3종 이상 블렌딩한 커피로 산지별 원두가 가지는 묵직한 바디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또한 크리미티는 최근 달콤한 꿀과 부드러운 생크림이 들어간 크리미티 프리미엄 라떼 ‘허니라떼 앤 카푸치노’와 고소한 피스타치오 아몬드와 부드러운 우유가 어우러진 ‘피스타치오 블렌디드’로 새로운 인기 몰이에 나섰다. 크리미티에 앉아 바쁜 하루 가운데에 달콤한 빈칸을 심어보자.
가격대 :
아메리카노 2,000원 | 크리미티 3,500원
블렌디드 종류 4,500원~5,000원
주소 : 서울시 중구 을지로 지하88, 을지로2구역
지하쇼핑 을특 12호
Open-Close : 오전 7시-오후 6시
문의 : 02-777-1695
<좌> 다방커피(시티커피)
<우> 인절미, 찹쌀떡, 수정과와 식혜
프림 두 스푼의 아날로그 감성
시티커피
서울은 언제나 바쁘다. 도시의 형상을 갖춘 이래로 늘 바쁘게 걷고, 바쁘게 일하고, 바쁘게 변해왔다. 바쁨 사이에 느긋한 자리 하나 찾을 수 있다면, 오래된 친구와 마주 앉아 번잡한 속내를 다 털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여기 을지로3가역에 위치한 시티커피는 바쁘기만 한 서울 중심에서 가장 느긋한 자리이다.
30년이 넘도록 제자리를 지키며, 많은 사연을 담아왔다. 추억의 옛 다방을 연상시키는 분위기와 다방커피를 포함한 40여 가지 음료 메뉴, 그리고 몇 해 전 서른 살을 갓 넘긴 낡은 계산기가 그 세월을 나지막이 읊어준다. 컴퓨터처럼 돌아가던 하루, 휴식이 필요하다면 시티커피의 빛바랜 소파에 기대어 아날로그 감성을 누려보자.
가격대 : 모든 음료 평균 3,000원대
주소 : 서울시 중구 을지로 지하88, 을지로3가 311-1
Open-Close : 오전 9시-오후 9시
문의 : 02-2274-6346
찹쌀떡과 인절미의 찰떡궁합
수연떡카페
아들은 방아를 찧고, 엄마는 떡을 찐다. 수연떡카페 대표 김수연 씨는 어머니와 언니의 가업을 이어 15년째 한 자리에서 떡을 만들고 있다. 방앗간을 운영하는 아들이 재료를 공급하고 엄마는 매장에서 떡을 만든다. 가업의 명성을 잇는 찹쌀떡과 인절미는 수연떡카페의 주력 메뉴이다. 최근에는 직장인들을 고려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백설기와 오메기떡도 판매 중이다.
떡은 먹기도 간편하고 디저트뿐만 아니라 식사대용으로도 적당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떡카페인 만큼 쌍화차나 식혜 등도 곁들여 판매하고 있다. 특히 수연떡카페의 찹쌀떡은 100% 찹쌀로만 만들어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을 그대로 전한다. 떡을 즐기지 않던 젊은 직장인들도 이곳의 떡을 맛보면 꾸준한 단골이 된다고. 오랜 정성이 담긴 떡 한 접시, 그 깊은 맛이 지하도상가를 바쁘게 걷던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가격대 : 인절미 한 팩 3,000원 | 찹쌀떡 한 개 1,000원
주소 : 서울시 중구 을지로 지하88, 을지로3가 3-67A
Open-Close : 오전 10시-오후 7시 30분
문의 : 02-2266-2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