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는 역류성 식도염의 증상과 완화에 좋은 음식을 알아보았다.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좋은 음식을 챙겨 먹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나쁜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라 하셨기에 오늘은 역류성 식도염 증상을 악화 시켜 치료를 방해하는 음식들을 정리해 보았다. 그런데 이거 다 빼면 뭘 먹고 살아야 하나요…

국립국악원

1. 술

역류성 식도염

술은 마시는 순간 식도와 위 점막에 직접 접촉해 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위장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알코올이 들어가는 순간 위는 산 분비를 증가시키고, 위장에서 식도로 위산과 음식물이 넘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하부 식도 괄약근’의 힘을 약하게 한다. 당연히 역류성 식도염을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병이 없던 사람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당연히 금주를 해야 하지만 그중에서는 특히 레드와인과 맥주와 같은 발효주가 증류주보다 더 안 좋다고 한다. 역류성 식도염 환자뿐만 아니라 다른 위·식도 질환 환자들에게도 모두 해당하는 이야기이니 위장관계 질병이 있다면 무조건 금주를 하자. 만약 금주가 죽기보다 어렵다면 횟수나 양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내 눈에서 흐르는 건 빗물이지 눈물이 아니야…

2. 커피, 녹차 등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나 음식

역류성 식도염

의사 선생님이 에디터에게 말씀해 준 피해야 할 음료 중 첫 번째가 커피였다. 에디터는 평소 하루에 커피 두 잔은 기본으로 마시고 많이 마시는 날은 세잔도 마셨다. 그렇다. 불난 집에 기름 부은 격이었다. 실제로 에디터는 커피를 마신 후 가슴 쓰림과 목 건조, 목소리 갈라짐이 심해지는 증상을 느끼고 있었는데 그저 기관지 문제인 줄로만 알고 인후염 스프레이와 프로폴리스 스프레이만 줄창 뿌려댔더랬다(…). 커피를 끊고 나서 증상이 완화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커피뿐만 아니라 녹차, 홍차 등 카페인이 든 음료, 음식은 역시 모두 피해야 한다. 카페인 성분은 알코올과 마찬가지로 위, 식도를 자극하는 것은 물론 하부 식도 괄약근의 조이는 힘을 약화시킨다. 가장 나쁜 습관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빈속에 커피를 마시는 것이다. 모닝커피의 여유로움을 누리려다 골로 가는 수가 있다. 그나마 디카페인 커피가 일반 커피보다 낫다고는 하지만 역시 커피는 커피다. 가급적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낙심하는 에디터를 보며 의사 선생님은 정 못 참겠으면 아침 식후에 연한 커피 한 잔 정도는 마셔도 괜찮다고 하셨다. 실제로 그렇게 마셔봤는데 에디터 증상이 워낙 중증이었는지 다시 목이 건조해지고 잔기침이 나오며 악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몸 상태 봐가면서 마시자.

3.탄산

역류성 식도염

평소 에디터는 커피 아니면 탄산음료를 즐겨 마셨다. 커피를 빼앗겼으니 남은 건 탄산음료뿐이었는데, 탄산도 안된다는 금지령을 받았다. 인생... 콜라와 사이다 등 탄산이 들어 있는 음료는 마셨을 때 가스를 형성하여 위를 자극한다. 형성된 가스는 위로 올라오면 트름, 아래로 내려가면 방귀가 되는데, 트름을 할 때 하부 식도 괄약근이 느슨해지면서 위산과 음식물 역류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콜라는 커피와 동일하게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어 커피와 같은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쉽지만 탄산의 청량함은 잠시 잊도록 하자.

4.신맛이 나는 산도 높은 과일과 주스

역류성 식도염

산도가 높은 과일은 손상된 위·식도 점막에 치명적이다. 레몬, 오렌지, 라임, 귤, 자몽 등의 감귤류는 물론 이 과일들로 만든 주스도 안된다. 키위, 자두, 포도, 파인애플, 딸기도 위험하다. 산도가 높은 과일이나 주스를 먹으면 위벽이 자극되어 위산이 과다 분비되고, 이로 인한 속 쓰림이 발생한다. 가급적 이 과일들로 만든 사탕, 잼이 들어 있는 과자, 쿠키, 파이, 빵 등도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당분간은 맛이 순둥순둥(?)한 과일만 먹어야 한다. 예를 들면 바나나, 수박, 무화과, 백도, 멜론, 코코넛, 아보카도 등이다. 점점 먹을 수 있는 것이 줄어든다…

5.우유

역류성 식도염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면서 속을 달랜다고 우유를 마시는 사람이 많다. (이상 자기소개였습니다) 알고 보니 우유는 마시고 나서 30분 정도 지나면 오히려 위산 분비를 촉진해 염증과 궤양을 악화시킨다고 한다. 우유에 풍부하게 함유된 칼슘과 단백질, 지방 성분 때문인데, 처음에는 속이 편해지는 느낌을 주지만 마시고 30분 후쯤 지나면 위산 분비를 일으킨다고. 하.. 이 배신감… 우리 모두 우유의 부드럽고 순수한 겉모습에 속지 말자.

6.밀가루 음식

역류성 식도염

밀가루는 직접적으로 위나 식도 점막을 손상시키는 건 아니지만, 밀가루에 함유된 글루텐 성분이 위에서 팽창하며 오랜 시간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위장에 오래 남아있는 만큼 과다한 위산이 오래 분비되도록 하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다. 위에 부담을 줘 소화불량이 일어나거나 역류성 식도염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밀가루 음식을 자주 먹는 것은 자제하자.

7.육류와 튀김 등 기름진 음식

역류성 식도염

튀김류, 지방이 많은 육류 역시 소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지속적으로 위산이 과다 분비되므로 위장관계 질환에 치명적이다. 지방이 많은 음식일수록 그 정도가 심한데, 튀김류, 붉은 고기류, 아이스크림들이 이에 해당한다. 기분이 저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 가야 하는데 이젠 그러지도 못하게 되었다…

8.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

역류성 식도염

딱 봐도 당연히 금지해야 할 음식 같지 않은가. 과다한 조미료와 향신료를 사용하여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은 위벽을 자극하여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이는 역류성 식도염 및 위장관계 질환에 치명적이다. 매운 떡볶이, 짬뽕, 마라탕, 훠궈, 닭발, 오돌뼈, 불막창 등등 보기만 해도 매운 빨간 음식은 멀리하라. 증상이 나아지는 것은 물론 몸의 부기마저 빠지는 기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더라도 가급적 간이 약하고 담백한 음식 위주로 섭취하자.


역류성 식도염 환자라면, 생활습관은 이렇게

의사 선생님들은 역류성 식도염에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가려 먹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생활 습관 전반을 뜯어고치는 것을 권한다. 역류성 식도염이 재발병률이 높은 이유는 이 생활 습관이 잘 고쳐지지 않기 때문인데, 그러면 당신은 평생 역류성 식도염뿐만 아니라 식도암의 공포에 시달리며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가장 먼저 음식을 먹고 바로 눕거나 잠자리에 드는 것은 금물이다. 식후 누워있는 자세가 가장 위산 역류가 쉽게 되기 때문이다. 밥 먹고 바로 누우면 소 된다는 어른들의 말씀은 역류성 식도염에 걸리는 것을 막아주려는 지혜가 아니었을까… 적어도 음식물 섭취 후 3시간 후에 눕거나 자자.

흡연은 역류성 식도염을 악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므로 당연히 해서는 안 된다. 불규칙한 식사, 과식, 폭식도 금물이다. 특히 과체중, 비만인 사람은 복부의 압력이 높아져 섭취한 음식을 식도 쪽으로 밀어 올리는 힘도 강해진다고 한다. 이번 기회에 다이어트를 하자. 에디터는 약 한 달 넘게 음식을 가려 먹은 결과 3kg 정도 살도 빠졌다. (못 먹는게 이렇 게 많은데 안 빠지고 배기나..) 잘 때는 베개를 20~30cm 정도 경사지게 높여주면 위산이 거슬러 올라오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부디 프로 역류성식도염러의 당부를 새겨들으시길 바라며 글을 줄인다. 여러분의 식도와 위장이 하루빨리 건강해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