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많은 가정에서 새롭게 들이는 가전으로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그리고 의류건조기를 꼽을 수 있다. 흔히 이들 가전을 ‘삼신(三新) 가전’이라 부르는데, 그중 의류건조기는 몇 년 전부터 폭풍 성장을 이뤄 지금은 ‘새로운’ 가전이 아닌 ‘필수’ 가전으로까지 지위(?)가 격상됐다. 그렇다. 이제 의류건조기는 필수다. 이미 한번 집에 들이면 더 이상 없는 것을 상상할 수 없는, 마치 세탁기와 냉장고처럼 필수적인 존재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런 대형 가전을 구매하고자 할 때, 제품을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는 길게 고민하면서 어떤 제품을 사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짧게 한다. 그런데 의류건조기는 생각보다 ‘어떤’ 제품을 사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가전이다.

의류건조기는 어떻게 빨래를 말릴까?

의류건조기

▲ 의류건조기는 건조 방식에 따라 전기식과 가스식으로 구분된다

의류건조기는 ‘어떤 방식으로 빨래를 말리는 것인지’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의류건조기의 건조 방식은 크게 전기식가스식으로 구분된다. 이 두 방식은 대표적으로 건조 시간에서 차이가 있다. 가스식 의류건조기는 전기식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건조시간이 짧으며, 전기 요금에 대한 부담도 적다. 다만 가스식 의류건조기는 전기식에 비해 제품이 많지 않고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며, 설치 장소가 한정적이라는 단점이 있어 상대적으로 제품이 많고 설치가 자유로운 전기식 제품이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을 주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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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식 의류건조기는 히터식과 히트 펌프식으로 다시 나뉜다

전기식 의류건조기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방식의 의류건조기로, 건조 방식에 따라 히터식과 히트 펌프식으로 나뉜다. 히터식은 말 그대로 의류건조기 내부의 히터(전기발열체)가 공기를 가열하고, 이 열을 순환시켜 옷감을 건조하는 방식이다. 다만 고온 건조 방식이라 옷감이 상할 우려가 있다. 반면 히트 펌프식은 제품 외부의 공기를 내부로 이동시켜 건조하는 방식으로, 순환되는 공기의 온도가 60도 이하로 히터식보다 낮아 옷감이 손상될 가능성이 적다. 이에 ‘저온제습 방식’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외부 공기가 낮은 겨울철에는 건조 효율이 떨어지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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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습기 배출 방식에 따라 에어밴트 방식과 콘덴싱 방식으로 나눌 수도 있다

이외에도 건조 후 모인 습기를 외부로 배출하느냐, 내부 시스템으로 처리하느냐에 따라 에어밴트 방식과 콘덴싱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사실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의류건조기는 내부에 장착된 냉매(콘덴서)를 이용해 습기를 물로 고이게 만드는 콘덴싱 방식이라 이에 대한 분류는 큰 의미가 없다. 콘덴싱 방식은 환기가 필수인 에어벤트 방식과 달리 설치 환경의 제약을 받지 않지만, 모아진 물을 건조할 때마다 매번 비워줘야 하기 때문에 배수가 가능한 공간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집에 알맞은 의류건조기는 몇 kg?

▲ 의류건조기 용량은 세탁기보다 작은 것을 선택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이론적인 부분이고, 사실 의류건조기를 선택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체크리스트가 바로 용량이다. 이는 우리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세탁기 용량에 따라 결정하면 쉽다. 다만 의류건조기를 세탁용량과 같은 용량으로 구매하면 의류건조기의 크기가 세탁기보다 훨씬 커서 다소 놀랄 수 있다. 보통은 세탁용량에 비해 건조용량이 작은 것을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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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용량 의류건조기(좌)와 대용량 의류건조기(우)

그렇다고 무조건 의류건조기의 용량을 세탁기에 맞출 필요는 없다. 세탁 빈도나 에 따라 용량을 조절하면 되는데, 세탁용량이 작더라도 옷의 소재나 색상에 따라 여러 번 세탁을 하는 경우라면 세탁용량보다 큰 용량의 의류건조기를 선택하는 것이 용이할 수 있다. 세탁기를 가동하는 횟수와 의류건조기를 가동하는 횟수가 꼭 같을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용량은 어느 정도가 적당하다는 걸까? 이불 빨래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간편하다. 두꺼운 이불도 건조하고 싶다면 최소한 10kg 이상의 대용량 제품을 선택하면 되고, 이불은 무조건 햇볕에 말려야 한다는 주의라면 꼭 대용량 의류건조기를 구매할 필요는 없다. 사용하는 세탁기와 크기를 맞추고 싶다면 세탁 및 건조용량의 궁합을 체크하자. 통상 세탁용량이 21kg인 경우 건조용량은 16kg세탁용량이 10kg라면 건조용량은 9kg 등의 구성이다. 

의류건조기, 어디에 설치해야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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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렬 설치는 가장 깔끔하게 의류건조기를 설치하는 방법이다

의류건조기를 구매했다면 이제 어디에 설치해야 할지 고민할 때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가스식 의류건조기 혹은 에어벤트식 습기 배출 제품이 아니라면 설치 장소에 대한 제약은 별로 크지 않다. 생활 습관에 따라 드레스룸, 화장실 등에 놓아도 문제없다. 하지만 세탁기에서 옷감을 꺼내 바로 의류건조기에 넣는 것이 가장 편하기 때문에 세탁기 주변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보통 베란다나 다용도실에 설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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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렬 설치가 불가능하다면 앵글을 이용해 직렬로 설치할 수 있다

설치 장소도 중요하지만 설치 방식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흔히 TV 광고에 나오는 것처럼 세탁기 위에 의류건조기를 올려두는 직렬 설치가 선호되지만, 세탁기 크기나 모델, 설치 공간의 여유 등에 따라 직렬 설치가 불가능할 수 있다. 건조기가 세탁기 위에 올라가려면 세탁기는 당연히 드럼 세탁기여야 하고, 충분한 좌우상하 공간과 후면 공간까지 확보돼야 한다. 공간이 확보되더라도 세탁기보다 건조기가 더 크면 안 되고, 세탁기 혹은 건조기가 직렬 설치가 불가능한 모델일 수도 있다. 세탁기와 건조기의 제조사가 다른 것도 제약이 된다. 이런 경우 건조기를 위로 올려둘 수 있는 전용 선반이 있어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다.

▲ 앵글로도 해결하기 어렵다면 별도 공간에 단독 설치할 수도 있다

직렬 설치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의류건조기(전기식이면서 콘덴싱 습기 배출 방식인 경우)는 어디에나 두어도 관계없다. 하지만 아무래도 작동하면서 발생하는 열이나 소음을 감안하면 안방이나 거실같이 주로 생활하는 공간보다는 별도 공간에 위치하는 것이 좋다. 이 경우 모아진 물을 자동으로 배수할 수 없기 때문에 매번 물을 비워줘야 한다. 매번 비우는 것이 곤란하다면 별도로 대용량 물통 키트를 구매할 수도 있으니 참고하자.

옷감에 맞는 건조 모드가 있다고?

▲ 옷감 손상을 줄이려면 옷감에 맞는 건조 모드를 선택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의류건조기를 사용하면서 ‘표준’ 모드만 활용할 때가 많다. 하지만 세탁기의 세탁 모드가 다양한 것처럼 건조기 역시 건조 모드가 다양하다. 옷감에 따라 건조 방식을 달리할 수 있어 단순 히터식이더라도 옷감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요즘 나오는 제품은 AI 건조 기능이 탑재돼 내부 온도나 습도를 정밀 센서로 감지해 알아서 건조 모드를 조절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제품도 옷감에 맞는 건조 모드가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

평소 가지고 있는 의류에 따라 건조기 선택도 달라질 수 있다. 아기가 있는 집에서는 아기 옷 모드가 있으면 편리하며, 기능성 의류를 자주 입는다면 아웃도어 모드가 있는 제품이 유용하다. 이불 빨래를 자주 한다면 이불 건조 혹은 침구 모드 등이 지원되는지도 확인해보면 좋다. 의류건조기도 여타 대형 가전들과 마찬가지로 꽤 오래 쓰는 제품인 만큼 미래를 고려하는 것도 좋겠다.  

관리방법, 안전기능, 부가기능도 꼼꼼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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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류건조기 역시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의류건조기는 기본적으로 관리가 필요하다. 자동 배수로 제품을 설치했더라도 건조 때마다 건조기 필터에 끼는 먼지를 꼼꼼히 치워줘야 한다. 주기적으로 콘덴서 케어 혹은 살균 모드로 제품을 가동해 주는 것도 방법이다. 요즘에는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적용된 제품도 있는데, 이불 털기나 소량 건조 시에는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이 작동된다 해도 그 기능이 미흡한 것이 사실. 그러므로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수동으로 먼지를 제거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세탁기와 마찬가지로 몸집이 작은 어린이들이 들어가기 쉬워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보호장치가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특별한 부가 기능으로는 옷에 묻은 반려동물 털 제거에 효과적인 펫케어 제품, 스타일러(의류관리기)처럼 건조기가 설치된 실내공간 제습 기능을 더한 제품도 있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안혜선
글, 사진 / 김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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