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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BJ 쇼리를 만나다

호불호가 명확하다. 취업, 연애, 결혼, 출산, 희망… 20~30대 청년들이 포기해야 할 목록이 점차 늘어가는 오늘날 자기 재능을 살려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니 괜찮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유사한 콘텐츠가 넘쳐나고 나도 한번 떠보자고 엽기 행각 벌이고 지름길만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 대대적인 단속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아프리카TV에서 시작된 1인 미디어를 바라보는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1인 미디어는 누구나 자유롭게 방송할 수 있는 소셜 미디어를 표방한다. 일반인도 콘텐츠 제작자가 될 수 있는 만큼 진입 문턱이 낮아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다나와는 6월 어느 저녁 1세대 아프리카TV BJ ‘쇼리’와 마주했다. 그는 엽기적인 행동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2008년 당시와 달리 지금은 트렌드에 맞는 콘텐츠 제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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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아프리카TV BJ ‘쇼리’. 쇼호스트의 리더가 되자는 뜻이라고

도를 넘어선 욕설 방송이나 엽기 행각, 지나친 노출은 자제해야 한다면서도 1인 미디어가 추구하는 자유로운 포맷 내에서 시청자와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여야 한다는 얘기다. “아프리카TV 등 1인 미디어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는 이유는 다양한 콘텐츠가 있기 때문”이라며 “각 개인 방송은 누구나 만들 수 있기에 매우 마니아적인 시청자조차 자신의 열혈팬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GS홈쇼핑에서 1기 쇼호트스로 일하던 지난 2008년 우연히 아프리카TV를 접한 쇼리는 몸에 음료수를 붓거나 선풍기를 부수는 엽기적인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으며 단숨에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쇼리가 아프리카TV에서 짧은 시간에 스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엽기적인 행동이 전부는 아니다. 거기엔 다 비결이 있다. 섹시한 몸매도 그렇고 유쾌한 발언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식의 성교육이 그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쇼리는 1세대 BJ로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던 때는 물론 최근 유튜브로 옮긴 이후에도 그 인기가 독보적인 수준이다. 구독자 수는 2만 2,000명, 조회 수는 무려 550만이 넘을 정도다.

아프리카TV 활동을 잠시 쉬며 유튜브에 새 둥지를 튼 후에도 수많은 팬들이 함께 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시청자와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꼽았다. 그는 아프리카TV가 본 궤도에 진입하고 BJ끼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남들과 다른 그러면서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고민했단다. 노숙자 인터뷰처럼 남자들도 선뜻하기 힘든 소외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었다. 직접 캠코더를 들고 촬영해야 힘든 과정이었지만 독특한 주제는 시청자들의 깊은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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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내 유쾌한 모습으로 임했다. 활기찼다.

올해 중순쯤 촬영한 ‘쇼리의 온라인 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은 어설프지만 신선함이 기억에 남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독자들과 함께 인기 온라인 게임 캐릭터로 분해 지하철을 누비며 사람들의 반응을 포착,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틀을 벗어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기획과 연출, 설사 그것이 어색하더라도 상황에 맞는 오락을 적절하게 이용하니 통한 것 같다.”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자신감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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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튜브에 공개한 팬들과 함께 제작한 클래시 오브 클랜 실사판

궁금했다. 잘 나가던 아프리카TV를 (잠시) 떠나 유튜브로 옮긴 이유는 무엇일까? “다분히 개인적인 사정으로 쉬고 있다. 그러면서도 유튜브라는 새로운 1인 미디어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방송은 팬들과 소통하는 게 우선이라는 쇼리. 유튜브는 실시간 방송이 아니라서 나름대로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가며 자기 계발을 할 수 있고 이것이 결국 콘텐츠 질을 높일 것이라고 한다. “아프리카TV는 시청자와 교감하고 즐긴다면 유튜브 단방향이므로 충분한 여유를 갖고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다. 야외 촬영이 많아 힘들지만 그래도 팬들이 좋게 봐줘서 고마울 뿐”이라고 뭇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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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코더 하나면 나도 1인 미디어

누구나 자유롭게 방송할 수 있는 1인 미디어. 아프리카TV가 시청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생방송’이라면 유튜브는 ‘녹화방송’이다. 영상을 올린 후 댓글로 시청자와 교감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수익 구조도 다르다. 유튜브가 구글의 애드센스와 광고 수익을 나눠 갖는 반면 아프리카TV BJ는 팬들에게 받은 별풍선이 수익이다. 별풍선은 한 개 100원. 물론 BJ가 모두 갖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아프리카TV와 6:4 비율로 배분한다. 인기가 높은 파트너 BJ는 7:3으로 배분율이 높다. 욕설, 노출 등 사회적으로 문제되는 ‘B급 플랫폼’이란 인식에도 아프리카TV가 인기인 비결이다.

현재 아프리카TV의 동시간대 방송 수는 평균 5,000여 개, 동시 시청자 수는 평균 15만여 명에 달한다. 방송 수와 시청자가 많다 보니 방송 소재 또한 다양하다. 최근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은 ‘먹방’부터 게임, 스포츠, 시사, 교육, 음악 등 분야별로 분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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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리가 야외 촬영에 사용하는 액션캠 고프로

1인 미디어로 성공하려면 쇼리가 인터뷰 내내 강조한 콘텐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장비가 있어야 콘텐츠 제작도 가능하다. 쇼리의 실사판 클래시 오브 클랜에 사용된 기기는 액션캠으로 유명한 ‘고프로’다. 액션캠은 ‘웨어러블 카메라’나 ‘액션 카메라’로 불리는데 자전거나 오토바이, 헬멧 등에 장착하여 격한 움직임의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캠코더를 말한다. 일반 캠코더보다 몸집이 작고 가벼우면서 광각 촬영이 가능해 다양한 스포츠 활동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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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프로의 ‘HERO 시리즈’는 번지 점프 등 체험 영상 촬영용으로 TV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최근 소니도 관련 제품 출시하면서 자전거 등 격한 스포츠를 즐기면서 동영상을 촬영하는 레저 마니아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4K 해상도와 와이파이를 지원해 유뷰브 콘텐츠 제작에 안성맞춤이다. 헤드마운트 등 풍부한 액세서리를 갖춰 서핑, 자전거, 스쿠버 다이빙, 스키, 스카이다이빙 등 익스트림 스포츠 관련 콘텐츠 제작에도 이만한 게 없을 것이다. 여기에 드론을 접목하면 좀 더 세련된 영상을 만들 수 있다.

“‘페북 스타’처럼 지금은 자신의 끼를 재능으로 발전시킨다면 언제든지 스타가 될 수 있다. 액션캠이 없더라도 스마트폰 하나면 자신만의 독특한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다.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기획자나 PD가 없으니 힘들 것이다.”라며 BJ를 꿈꾸는 이들에게 가벼이 보지 말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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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BJ 쇼리의 촬영 장비공개

쇼리의 방송 환경은 이제 막 입문한 초보BJ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다. ‘웹캠과 PC’ 또는 ‘액션캠과 PC’ 만 있으면 가능하다. 그녀의 작업 환경을 보자. 과거 생방송과 현재 촬영 편집을 위한 21.5형 아이맥이 보인인다. 일반 PC가 아닌 맥을 이용해 방송을 하는 모습이 신선했다. 허나 안타깝게도 아프리카 방송은 OSX에서 원활한 방송진행이 어려워 부트캠프를 사용해 윈도우 환경에서 진행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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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용중인 스피커는 BOSE의 Companion5 2.1 채널 스피커다. 출시는 2007년도 이며, 깊이 있는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평이 많다. 고가임에도 현재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이다. 단 USB전원 방식만을 지원하고 USB외의 입출력 단자를 지원하지 않아 음악방송을 하는 사용하는 사용자에겐 다소 불편한 장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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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리가 사용했던 다양한 웹캠

사진상 가장 우측에 있는 제품은 2009년 출시된 마이크로 소프트의 ‘Lifecam Cinema’로 당시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제품이다. 500만화소의 카메라를 탑재하였으며, 720p급 HD화질을 자랑한다. 특히 동영상을 와이드로 촬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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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보이는 제품은 2010년 출시된 삼성전자의 SPC-A120MB Plus로 400만화소의 카메라를 탑재한 웹캠이다. 가격은 약 3만원대로 다소 저렴하며, 당시 비슷한 가격과 스팩의 장비가 물밀듯이 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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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출시된 로지텍의 HD ProWebcam C920 은 현직 인터넷방송BJ들이 가장 많이 찾는 웹캠이다. Full HD 1080Pp 급의 15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듀얼 마이크 적용으로 서라운드 녹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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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리는 누구?
1세대 아프리카 여성 BJ로 현재는 유튜브 채널을 이용한 컨텐츠를 제작중이다.

글.다나와 테크니컬라이터 ‘이상우’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