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약자에게는 관대하지만 우리를 얕보거나 함부로 대하는 이들에게는 처절하게 응수할 것입니다
광화문덕 작가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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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맹주님 맹주님 공격당했습니다

밤 10시가 넘어선 시각

나를 찾는 이들의 메시지가 쇄도한다. 눈을 감고 잠시 심호흡을 한다. 게임 속 맹주로 돌아왔다. 현실 속 시간은 잠을 청할 시간이지만 게임 속 시간은 대낮이다.

지도를 펼치고 세력도를 살핀다. 아래쪽에 있는 연맹이 관문을 먹었다. 그들은 언제든 관문 너머로 치고 올라올 수 있다. 관문을 먹는다는 것은 그런 의미다.

우리 옆에는 우리와 비슷한 세력의 한 연맹과 우리보다 약한 두 곳의 연맹이 자리 잡고 있다. 나는 연맹분들에게 늘 말하곤 한다.

“우리는 약자에게는 관대하지만 우리를 얕보거나 함부로 대하는 이들에게는 처절하게 응수할 것입니다”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힘을 키워야 한다. 전투력. 어렵게 구한 작은 땅에서 주변 연맹의 공격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그러려면 지난번처럼 어떠한 공격 빌미도 제공해선 안 된다. 지금은 모두가 다 안다. 한순간에 나의 터전이 사라질 수 있음을. 그렇기에 모두가 더 똘똘 뭉쳐서 조심하고 서로를 응원하며 전투력을 올리고 있다.

그러던 중 우리 주변에서 힘을 키우던 연맹이 우리 쪽 연맹원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평화롭게 옥수수 농사를 짓고, 나무를 캐고 돌멩이를 주우러 다니는 우리들을 이유 없이 공격한 것이다. 피해자는 속출했다. 결국 우리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이대로 또 한 번 굴복할 것인가
아니면
힘을 모아 응징을 할 것인가

사실 상대가 명분은 만들어 준 상황이어서 우리는 우리의 상위 연맹에 보고를 해야 했다. 선 공격을 당한 상황이고, 이에 대해 우리는 전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현재 본맹에서 내려온 전쟁 관련 공지는 ‘명분 없는 전쟁은 피하라’였다. 게임 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성소와 제단, 관문을 점령하기 위한 싸움은 불가피하지만, 이것을 점령하지 않고 있는 군소 연맹과의 전쟁은 불허한다는 것이다.

우리 쪽을 공격한 연맹은 성소와 제단, 관문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였고, 그들과의 전쟁을 위해서는 우리는 본맹의 승인을 얻어야 했다.

맹주 방에 관련 내용을 알리고, 우리의 연맹원들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마침내 본맹에서 ‘전쟁을 해도 좋다’는 승인이 떨어졌고 우리는 전쟁 준비에 들어갔다.

우리를 공격한 이에 대한 응수 차원이었으니 시간을 정해 우리를 공격한 유저를 타깃으로 공격에 들어갔다. 공격이 시작됐고 그의 성은 순식간에 불타올랐다. 제대로 된 방어도 하지 못한 체.

본맹에서 내려온 소식

우리의 전쟁 상황을 본맹에서 살펴보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가 우리를 선공격한 성을 공격한 후 후퇴하는 것을 보자, 좀 허탈했던 것 같기도 하다. 우리 연맹원들도 너무 쉽게 끝난 전쟁이 허무했음을 토로했다.

나도 사실 걱정이 되긴 했다.

‘결국 상대 연맹은 우리를 다시 공격해올 것이다. 우리가 잠시 접속을 끊고 현실로 돌아가 있는 사이에 그들은 다시 세력을 모아 치고 올 것이다’

전쟁 종료를 선언하려고 할 때쯤 본맹에서 추가 승인이 떨어졌다.

“기왕 전쟁을 시작했으면 시원하게 해도 좋다”라는…

어차피 상대는 우리에게 반격을 할 기회를 엿볼 것이고, 우리 연맹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게임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서로가 알게 된 상황이니. 나는 전면전에 대한 연맹원들의 의견을 청취했고, 그 결과 만장일치로 전면전에 들어갔다.

전면전

전쟁이 미치광이 놀이라고 했던가. 그토록 순진하게 농사짓고 나무 캐고 돌멩이 주우러 다니던 이들이 전쟁광으로 돌변했다. 그동안 평화 속에서 힘써 키웠던 전투 병력을 몰고 다니며 주변을 불바다로 만들었다.

한참 공격이 이어졌고, 결국 상대편 연맹 센터마저 불타버렸다. 상대 연맹 맹주는 자신의 연맹을 버리고 타 연맹으로 도망갔고, 나머지 연맹원들은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공격 중지”를 공표했다. 더 이상 전투에 대항할 의지가 없어 보인데 따른 것이었다. 그들은 맹주가 사라지고 나니 뿔뿔이 다른 연맹을 찾아 흩어졌다.

다시 찾아온 평화

우리에게는 평화가 다시 찾아왔다. 그리고 다시 우리 연맹원들은 옥수수 농사를 짓고 나무를 캐고, 돌멩이를 주우러 다니기 시작했다. 언제 전쟁이 있었냐는 듯, 혹시 모를 다른 연맹의 공격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전투 유닛을 훈련시키고 아카데미를 통한 스킬을 익히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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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 헤럴드경제 이주섭

글쓴이

지금 이순간에도 누군가와 어딘가에서 술 한잔 마시고 있을 직장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늘 고민하며 살아가는 작가
광화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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