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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한 붓 그리기 신공 : 그녀는 어떻게 공짜로 세계여행을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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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향기가 솔솔 나던 5월 중순, 집 근처 한 카페에서 고등학교 동창 A를 만났다. 그녀는 내 주변 지인들 중에서도 활달하고 발랄한 성격으로, 대학생 때는 알바를 해서 국내 곳곳 여행을 다니더니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세계를 돌아다니는 여행 마니아가 되었다. 안 가본 데가 없는 그녀의 여행기를 듣다 보면 내 얘기는 할 틈이 없을 정도였다. 겁 많은 집 귀신인 나는 물었다. “어떻게 그리 많은 여행지를 잘 돌아다니느냐”고. 시간은 그렇다 치고, 돈이 허락하냐고. 그러자 A는 깔깔 웃었다.

“시작은 적금과 카드 할부였으나 점차 마일리지로 창대해지리라..”

그랬다. A는 이때다 싶으면 묵혔던 마일리지를 풀 줄 아는 여자였던 것이다. 그녀는 그녀의 여행 경험을 부러워하는 내게 말했다.

한 붓 그리기를 하면 큰 돈 없이 세계여행도 가능해.”

모든 것은 거기서 시작 되었다. 쉐어하우스의 노하우 콘텐츠로 소개하고 싶다는 말에 A양은 “아휴 내가 뭘~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도 많을텐데.” 라며 손사래를 쳤지만, 이내 친절히 설명을 시작 했다.

지도 위에 그리는 여정, 한 붓 그리기

에디터 (이하 에) : 대체 한 붓 그리기가 뭐야? 말 만 들으면 붓 들고 그림이라도 그려야 할 것 같아.

A : 그치~ 흔히 수학에서 한붓그리기는 ‘붓을 떼지 않고 여러 개의 선을 그려 도형을 완성하는 것’을 말하는데, 여행에서 말하는 한붓그리기도 비슷해. 여러 곳의 도시를 한번의 여정으로 연결하고 최초 출발지로 돌아오는 거라고나 할까. 단순 왕복 여행이 아니라는 점, 마일리지를 활용 하되 단순한 아시아나 마일리지만 활용하는 것 비해 여러 곳을 같은 마일리지로 다녀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에 : 음..음.. 같은 마일리지로 여러 곳을 여행 한다? 말만 들어서는 잘 모르겠어..

A : 추가로 설명을 하자면……

한 붓 그리기란?
세계 3대 항공동맹중의 하나인 스타얼라이언스의 보너스 항공권을 이용해 여정을 스스로 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아시아나는 스타얼라이언스 회원사이기 때문에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스타얼라이언스의 모든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다. 한 붓 그리기는 일반적인 구간별 마일리지 차감 방법이 아닌, 여행구간의 총 거리를 더해 여행거리가 속해있는 구간의 마일리지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우선 스타얼라이언스의 마일리지 공제표를 보자.know how one brush drawing
▲아시아나 스타얼라이언스 마일리지 공제표 / 아시아나 홈페이지 캡처예를 들어 Z-4는 비행거리 ‘8,001-10,000 마일’ 구간인데, 이 공제표의 뜻은 여행거리가 8,002마일이든, 9,999마일이든 쌓여있는 마일리지에서 똑같이 55,000마일을 공제한다는 뜻이다(이코노미 클래스 기준). 9,999마일과 8,002마일은 1,997마일이나 차이가 나는데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간 여정을 추가하여 구간 마일리지를 넘지 않게, 본인의 취향에 맞게 다채로운 여행코스를 짜는 것이 한붓그리기라고 할 수 있다. 직항이 아니라서 불편한 점은 있지만 스타얼라이언스의 다양한 항공사를 이용하여 조금이나마 저렴하게 여러 군데를 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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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얼라이언스 보너스 항공권 이용안내 / 아시아나 홈페이지 캡처

스타얼라이언스 보너스 항공권 마일리지 예약은 아시아나 항공을 통해 약 330일 이전부터 가능한데, 좋은 점은 출발 3일전까지는 수수료 없이 예약 취소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붓그리기 여정을 짤 때는 꼭 한국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어도 되며,  예약 시점에 마일리지가 모자라도 예약은 가능하다고한다. 결제 시점까지 모으기만 한다면!! 전 세계 사람들이 티켓 쟁탈전을 벌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공부하고 계획을 세워서 예약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한 붓 티켓이 빠져나가고 있다나 뭐라나… (이 부분에서 A양은 자신이 쌓아둔 마일리지가 없음에 아주 많이 아쉬워 했다.)

680 만 원 상당의 항공권 비용을 마일리지로?!

A는 한붓그리기로 작년 7월 성수기에 한 달 가량 유럽을 다녀왔다. 코스는 인천-프랑크푸르트-파리-취리히-바르셀로나-베니스-(오픈조)-로마-인천 코스! A말로는 흔한 추천코스 중에 하나란다. Z-5구간에 속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해서 총 115,000마일리지가 공제 되었는데, 돈으로 따지면 약 680만 원에 상당하는 항공권 비용을 아낀 셈이라고. 텍스와 공항세 등 기타 이동 경비는 70만 원 정도가 들었다고 한다. (먹고 자고 쇼핑하는 비용 별도) 그 여행 이후 A는 틈만나면 마일리지를 모으기 위해 기를 쓰고 카드를 긁고 있다. (읭?)

에 : 오.. 완전 대단하다!! 마일리지만 있고 여정만 잘 짜면 여러군데를 막 공짜로 다닐 수 있는 거네?

A : 노노. (웃음) 사실 완벽한 공짜는 아니야,  Tax랑 유류할증료, 공항사용료는 내야 돼. 공항마다 사용료도 천차만별인데 잘 찾아보면 세금이랑 유할 아끼는 노하우도 많이 있으니 꼭 찾아보도록 해.

에 : 뭐 이렇게 어려워…(울음)

A : 한붓그리기 공부하다 보면 완전 폐인 되기 좋아. (웃음) 사실 나도 한붓그리기 정보 카페에서 1년 넘게 살다시피 했음. 근데 고수가 얼마나 많은지 몰라… 블라블라..

묵혀뒀던 마일리지, 바로 지금 꺼내야만 하는 이유!

그런데, 한참을 얘기하던 A가 잠깐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A  : 아참, 그런데 내년부터는 이것도 못하게 된다는 게 함정.(웃픈표정)

에 : 응? 그게 무슨 소리야?

A : 한붓그리기 개악으로 2014년 6월 이후부턴 못하게 되거든.

에 : 그게 뭔소리야..개악???

A : 그게 말이지….

이럴수가, 사실 처음 A의 얘기를 들었을 때 에디터는 ‘이거 쉐어하우스 노하우로 만들면 완전 좋겠구나!!!’라고 생각했었지만, 알고 보니 내년 6월부터 아시아나 스타얼라이언스 한붓그리기가 개악(고치어 도리어 나빠지게 함)으로 인해, 일반적인 구간별 마일리지 차감 방식으로 바뀐다는 아쉬운 함정이 있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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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얼라이언스 마일리지 항공권의 공제기준변경 및 규정 변경 안내, 아시아나 홈페이지 캡처

그래서인지 잠깐만 검색해 봐도 한붓그리기 개악을 한탄하며 서둘러 한 붓을 그리려는 글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묵혀둔 마일리지가 있지만 한 붓 그리기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빨리 이 사실을 알리고 싶어 에디터의 마음은 급해져만 갔기에… 단기 속성이 필요한 대상자 분들을 위해 A양에게 재촉해서 받아낸 꿀 팁 몇 가지를 소개한다.

A양이 조언하는 한붓그리기 팁

팁 1. 정보가 많은 곳에서 놀아라. 카페 스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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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정보 카페 ‘스사사’ 캡처

A양의 표현을 빌자면 이곳은 “한붓그리기의 레전드들이 성은을 베풀어 하수들에게 한붓그리기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한붓그리기의 고수들이 넘쳐나며, 알짜 정보 등이 많다고 한다. A양이 한붓그리기에 맛을 들인 것도 우연히 이 카페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스트레스를 받거나 일상에 지칠 때면 카페에 들어가 정보를 읽으며 한붓그리기 코스를 짜는 게 낙이라고 한다. 비록 스타얼라이언스 개악 때문에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많은 정보가 올라오고 있다. 한붓그리기에 관심이 있다면 이곳에서 꼭 공부하자!

팁 2. 한 붓 초보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루트를 참고 하여 나만의 루트로 변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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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를 공유하는 스사사 카페 회원들. 여행 정보 카페 ‘스사사’ 캡처

스사사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코스를 짜서 올린다. 좀더 효율적이고 좋은 여행코스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함인데. 코스 짜기에 대해 정보가 없고 어디를 어떻게 가야 할지 막막할 때는 나와 마일리지 조건이 비슷한 사례 중 비교적 평이 좋은 코스를 골라 벤치마킹해서 중간 경유 도시를 바꾸는 등 나만의 코스로 베리에이션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팁 3. 마일리지는 많이 모아 멀리 갈수록 효율성이 극대화 된다.

한붓그리기로 동남아시아를 다녀올 수도 있지만 동남아는 워낙 저렴한 항공편이 많이 때문에 굳이 한붓그리기로 다녀올 필요는 없다고 한다. (아깝다는 게 주된 이유). 한 붓 경험자들은 마일리지를 많이 쌓아서 유럽, 미주지역을 비즈니스로 편안하게 다녀오는 게 스타얼라이언스 마일리지를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각 항공사에서 마일리지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정책을 내놨지만 여행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피 같은 마일리지를 쇼핑에 쓰는 건 바보 같은 일이라고 한다고(…) 흠흠.

팁 4.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는 신용카드를 활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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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지를 쌓는 방법은 여행을 다니면서 얻는 항공 마일리지와 항공 마일리지에 특화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여행 마니아들이 주로 쓰는 카드는 시티메가마일아시아나카드 (카드 사용액 1,500원 당 1아시아나마일 적립, 엔터테인먼트는 20마일, 여행은 10마일 등 차등 적립) 외환크로스마일카드(사용금액 1,500원 당 1.8마일 적립)등이 대표적이며 이밖에도 30여개의 카드가 있다고 한다. (검색창에 ‘마일리지 적립카드’를 쳐보세요!) 카드마다 연회비와 기타 혜택이 다르니 꼼꼼하게 따져보고 본인의 소비 패턴에 맞는 카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단, 마일리지를 쌓기 위해 카드를 펑펑 쓰는 우를 범하지는 말자.

팁 5. 여행 코스별 마일 계산이 어렵거들랑 각 항공연합에서 제공하는 마일리지 및 루트 계산 프로그램을 활용하라.

한붓그리기에서 중요한 것은 꼼꼼한 마일 계산이다, 1마일이라도 착오가 생길 시에는 차감되는 마일리지가 확 달라져 버리므로! 세계 3대 항공동맹의 홈페이지에 가면 여행지간의 거리 등을 계산할 수 있는 메뉴가 있다. 구간을 짤 땐 이를 이용하자.

▶스카이팀 : http://www.skyteam.com/

▶스타얼라이언스 : http://www.staralliance.com/

▶원월드 : http://www.oneworld.com/

에필로그

A양은 모쪼록 아껴놓은 마일리지가 있으신 분들, 지금까지 왕복여행 밖에 할 줄 몰랐던 분들, 스타얼라이언스 개악을 모르고 계셨던 분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되었기를 바란다는 말과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에 : 아, 어렵지만 뭔가 새로운 걸 알아서 뿌듯하다. 그나저나 공부 많이 해야 하겠는걸?

A : 응, 사람마다 쌓인 마일리지가 다르고 가고 싶은 나라, 코스가 다 다르기 때문에 일일이 자세한 설명을 하기는 힘들어. 내 설명은 참고만 하고 열심히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찾아봐야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그 과정이 다 행복이고 즐거움인 걸. (웃음)

사실 A양과의 짧은 대화로는 한붓그리기의 묘미와 방대한 정보를 다 캐치할 수는 없었지만. 에디터는 그녀와 헤어지고 돌아와 스사사 카페를 가입하며 이곳이 바로 신세계구나..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가뜩이나 ‘살’이 많아 고민인 내게 역마’살’까지 안겨준 A양, 그녀가 고마우면서도 얄미운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