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밀크카라멜’과 라떼의 만남? 세븐일레븐 신상 “밀크카라멜 라떼” 본격 리뷰!!!

국립국악원

인파로 가득한 거리를 혼자 가로지른다. 누구를 만나지도 인사를 나누지도 않는다. 그의 손길이 닿는 곳은 편의점의 신상 음료수 칸이다. 오늘도 그는 새로 나온 음료수를 검거한다. 편돌이는 수근댄다. 그는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신상털이. 마시즘이다.

# 추억의 밀크카라멜 신분세탁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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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용의주도한 신분세탁이다. 추억 속에 남은 ‘밀크카라멜’이 음료수로 둔갑되어 판매되고 있었다. 아빠의 담뱃갑이 부러워서 나도 들고 다녔던 사각형 상자의 카라멜. 출신은 롯데다. 오리온이 먼저라고 하지만 내 또래의 첫 카라멜은 이 녀석이었지.

# 왜 음료로 위장을 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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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이름 있는 과자는 왜 음료수로 둔갑해야만 했는가. 기억을 더듬어보자. 엄마가 권장했던 밀크카라멜의 양은 하루 두 알이었다. 하지만 그 기준을 지킨 일은 없었다. 엄마가 내린 법의 망 아래에서 밀크카라멜의 포장은 조심스레 벗겨졌다. 하지만 우리의 끈적한 만남은 이와 입천장에 남겨져 결국 치과로 끌려가곤 했다.

밀크카라멜은 엄마들의 원망을 받고 입지가 흔들린 것이 분명하다. 결국 신분을 세탁하고 남몰래 위장전입을 시도했다. 밀크카라멜 라떼가 ‘세븐일레븐’에서만 판매한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새로운 음료를 잘 내기로 유명하지만, 홍보를 안하기로 더 유명한 음료계의 엘지. 몸을 숨기기에 이보다 좋은 편의점은 없다.

하지만 오늘 나, 마시즘의 손에 잡히게 되었으니. 그 꿈은 물거품이 된 것이다. 오늘도 나는 편돌이에게 녀석을 인계받는다. 얼마죠? (네 1,000원 입니다) 추억 프리미엄이 붙지 않은 가격이군.

# 밀크카라멜 라떼를 취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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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카라멜 라떼는 ‘시원하게 즐기는 카라멜 디저트’라는 문구로 진술을 한다. 하지만 그 정도였다면 밀크카라멜을 냉장고에 넣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그런데 사실 밀크카라멜 라떼를 냉장고에 넣었다 마시면 기존의 밀크카라멜보다 맛있어서 수긍이 갔다. 무엇보다 이에 달라붙지 않는 깔끔함이 좋았다.

그러면 본격적인 내용물을 살펴보았다. 연유가 우유로 바뀌었다 뿐이지 내부에 들어간 분유, 카라멜 등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하루에 필요한 영양성분을 얼마나 지녔는지 보니. 나트륨 8%, 탄수화물 10%, 당류 32%, 지방9%, 포화지방 15%, 콜레스테롤 5%, 단백질 9%… 후아 숨이 찬다.

짧게 설명하자면 하루에 한 팩은 좋은데, 두 팩은 무리다. 밀크카라멜도 밀크카라멜 라떼도 정해진 양을 넘기는 순간 문제가 생기는 법이지.

# 밀크카라멜 살살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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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수 신상털기는 마시기 전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그동안 신상 음료수의 이름과 포장에 속아 마셨다 배신을 당한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사실 아이보리 빛깔에 밀크카라멜 라떼에 대한 기대를 놓았었다. 하지만 마셔보니까 밀크카라멜의 맛을 그대로 구현했다. 혹은 ‘메가톤 바’를 녹였을 때의 맛과 무게감이 느껴진다. 달콤하고 짭조름한 밀크카라멜의 맛이 내몸을 급속충전해주는 기분. 이 맛이다. 과연 클라스는 어딜 가도 사라지지 않는구나.

문제는 밀크카라멜을 기억하는 우리의 입맛이 변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라떼보다 아메리카노를 단짠보다 수수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보다 더 부담스러운 음료수는 없을 것이다. 진하다. 아니 찐하다.

#변함없는 맛으로, 변화하는 디저트를 만들다

우리는 환호했었고, 엄마는 혐오했다. 하지만 엄마 역시 우리를 치과에 데려가려면 밀크카라멜을 약속해야 했던 적이 있었다. 이가 어쩌고, 건강이 어떻고… 맛있기만 하면 용서가 되던 참으로 달콤한 시절이었다.

밀크카라멜 라떼는 그때의 영광을 재현하기위해 숨었던 것이 아닐까. 변함없는 맛으로 변화하는 디저트 시장에 도전했던 것이다. 지난번에는 케이크로, 이번에는 음료수로… 우리의 잊힌 시절에 끊임없이 노크를 하고 있다. 문을 열어줄지, 말지는 우리가 결정해야 할 문제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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