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에너지 음료시장에서 30%를 넘는 점유율, 2019년 한 해에만 판매된 음료가 75억개! 이미 제조법을 시장에 공개했지만, 코카콜라처럼 비밀 레시피를 보유한 대형 브랜드도 에너지 음료시장에서만큼은 이 브랜드를 따라잡기 어렵다고?

국립국악원

2012년 10월 14일 오스트리아 출신의 스카이다이버 펠릭스 바움가르트너는 고도 12만 8100피트 (약 39km)까지 헬륨풍선을 타고 올라갔어요. 그리고 지상관제소와의 교신이 더 이상 이뤄지지 않게 된 순간 그는 지구를 향해 뛰어내렸어요. JUMP! : 👉

  • 그가 낙하한 지점 고도 12만 8100피트는 에베레스트산의 4배를 넘어 지구의 성층권에 다다른 곳이에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오존층보다 높은 우주와의 경계선에서 자유낙하를 시작한 거죠.💪
레드불
2012년 10월 14일 레드불 로고가 찍힌 특수 여압복을 입은 스카이다이버 펠릭스 바움가르트너가 성층권 고도에서 자유낙하에 도전하고 있다. / 레드불TV

모두가 숨을 죽인 4분 19초

4분 19초 동안의 자유낙하 동안 그는 잠시 기절해 지상관제소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생중계로 지켜보고 있는 800만 명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기도 했어요. 그러나 낙하 후 10분 만에 미국 뉴멕시코 사막에 무사히 안착했죠 :👉

  • 당시 그가 기록한 순간 낙하 속도인 시속 1342km 는 흔히 마하라고 불리는 음속보다도 빨랐어요. 이로써 바움가르트너는 자유낙하로 음속을 돌파한 인류 역사상 최초의 기록 보유자가 되었어요.

4분 19초를 위해 준비한 기간 7년!

이 역사적인 프로젝트에는 준비 기간만 무려 7년, 자금은 6500만 달러(약 743억)가 투입 되었어요. 성층권 고도에서 신체를 보호하는 특수 우주복인 여압복은 영하 67도에서 38도까지 견딜 수 있고, 내부압력을 0.2기압으로 유지해주는 특수섬유로 만들었죠.

그가 성층권까지 타고 올라간 헬륨기구가 연결된 가압캡숄엔 15대의 카메라를 포함해 컨테이너 두 대 분량에 이르는 각종 통신장비 등을 함께 실었어요. 그 밖에 헬멧 역시 산소공급 및 압력 조절, 김서림 방지 등의 최첨단 기술이 적용되었어요.

레드불

도대체 이 프로젝트, 누가 진행한걸까?

국내에서는 이 프로젝트로 브랜드의 이름을 알게 된 소비자도 많았어요. 바로 레드불입니다. 1987년 오스트리아에서 시작한 세계 1위의 에너지 음료 브랜드가 ‘레드불 스트라토스’라고 이름 붙인 이 프로젝트를 통해 2012년 한 해 벌어들인 매출은 전년보다 16%나 늘었어요. 광고효과는 약 400억 달러 (약 47조원)에 달할 정도로 톡톡히 재미를 봤어요.

문화 창조 마케팅의 대가? 레드불!

레드불은 제품 판매 마케팅이 아니라 문화를 창조하는 마케팅으로 이미 유명해요. 일반적인 광고 채널을 활용하면서도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방법에 정통하죠. 성층권 자유낙하 프로젝트는 그들에게 수 많은 이벤트 중 하나에 불과해요. 낙하산 없이 날다람쥐 비슷한 특유의 장비를 착용하고 산과 협곡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레드불 윙슈트팀을 비롯해 절벽 다이빙, 비행기 레이스, 스노보딩 대회 등 익스트림 스포츠에 집중 투자하고 있어요.

2009년에는 당시 독일 축구 분데스리가 5부리그에 있던 축구팀을 인해서 RB 라이프치히로 재창단하면서 본격적인 축구 마케팅에도 뛰어들었죠. 레드불의 RB 라이프치히는 유망지 영입에만 6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면서 7년 사이 네 차례 승격해 2016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분데스리가 1부리그에서 활약 중이죠. 또한 레드불은 미국프로축구(MLS) 등 다양한 축구리그에서 5개의 축구팀을 운영하기도 해요.

레드불
RB 라이프치히 <사진 : 골닷컴>

콘텐츠 제작과 유통에도 능한 브랜드!

에너지 음료라고 해서 스포츠 분야에만 돈을 쏟아붓는 것도 아니에요. 레드불은 마케팅 비용은 3분의 2 이상을 콘텐츠 제작과 유통에 투자하고 있어요. 레드불이 운영하는 모든 이벤트와 프로젝트 영상은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콘텐츠 제작사와 협업하여 드라마나 영화를 제작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요 : 👉

2007년부터는 [레드 불레틴] 이라는 매거진 브랜드를 출범해 10여 년 만에 세계 11개국에서 월 발행부수 200만부에 달하는 매체로 성장시키며 미디어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

음료 브랜드야? 콘텐츠 브랜드야? 이게 뭐야?

이쯤 되면 레드불은 에너지 음료 브랜드인지, 아니면 스포츠부터 문화콘텐츠까지 다리를 걸친 ‘멀티미디어’ 브랜드인지 정체성이 헷갈릴 정도에요. 레드불의 공동창업자인 디트리히 마테쉬츠는 한 인터뷰에서 : 👉

“어쩌다 에너지 음료를 팔게 된 미디어 회사라고 불러주세용!”

사실 레드불은 에너지 음료를 파는 브랜드도, 콘텐츠를 파는 미디어 브랜드도 아니에요. 레드불은 자신들이 만드는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와의 관계 맺기를 제안하는 아주 독특한 유형의 브랜드라고 볼 수 있어요.

에너지를 불어 넣는 브랜드

레드불은 자신들이 추진하는 모든 이벤트와 프로젝트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일을 해요. 그들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만들고 미디어를 통해 공유하면서 소비자들의 신체와 정신 능력 향상을 독려하는 태도를 지니고 있어요.

이렇게 친밀도를 높인 덕에 소비자들은 레드불이라는 에너지 음료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읽고 돈으로 측정할 수 없는 가치를 얻죠. 레드불 캔 뚜껑을 따는 것만으로 즐거움을 연상하고 기대하게 만든 것이죠.

전 세계 에너지 음료 시장 30% 점유율!

그 결과 레드불은 전 세계 에너지 음료시장에서 30%를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며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잡았어요. 2019년 한 해에만 판매된 음료가 75억개를 넘었죠. 이미 제조법을 시장에 공개했지만, 코카콜라처럼 비밀 레시피를 보유한 대형 브랜드도 에너지 음료시장에서만큼은 레드불을 쫓아가지 못하는 판국이에요.

일각에서는 레드불이 다방면으로 시도한 마케팅은 에너지 음료 브랜드가 지니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희석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으나 운 좋게 성공한 경우로 보기도 해요.

사실 창업 초기 레드불의 해외 진출을 가로막은 큰 장애물이 카페인 등 각성효과를 내는 성분 함량이 다른 제품보다 매우 높다는 점이기도 했죠. 국내에서 시판되는 레드불 250㎖ 한 캔에 든 카페인 함량은 62.5㎎으로 국내 기준에 맞춰 낮췄지만, 해외 오리지널 제품은 국내판 제품보다 카페인 함량이 2배를 훌쩍 넘길 정도였으니까요. 또한 타우린 성분도 많이 들어가서 물처럼 자주 마시는 마니아들에게는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어요.

정면돌파로 브랜드 지위 상승!

그런데 레드불은 이러한 인식을 정면으로 돌파했어요. 카페인 성분이 각성효과를 통해 활력을 높인다는 소비자들의 경험적 인식에 근거해 ‘에너지 보충’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미시킨 것이죠.

가령 ‘코로나’ 브랜드의 맥주를 마실 때마다 맥주병 주둥이에 라임 한 조각을 꽂아야 진정한 코로나 맥주라고 인식하게 한 마케팅과도 비슷하다. 라임의 신선한 풍미가 다른 맥주와 차별화된 코로나 맥주만의 이미지를 온몸으로 경험하게 하는 감각적인 요소로 작용한 셈이다.

토키 가라사대, 브랜드의 본질은 뭘까?

레드불에 소비자와의 관계 맺기는 이제 브랜드의 본질이 되었어요. 어찌 보면 에너지 음료는 단순히 수단에 불과할 수 있어요. 레드불은 소비자와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이야기를 만들고 다양한 접점에서 일관되게 이를 전파하는 브랜드죠. 이러한 일관성은 신뢰를 낳고, 신뢰는 다시 더 많은 매출과 더 많은 고객과의 관계 맺기로 확대되죠. 이것이 바로 레드불의 본질이 아닐까요?

작년 7월이었나요? 레드불의 공동 창업자인 고 찰레오 유비디야의 손자인 오라윳 유위티야가 음주운전 중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하고도 8년간 처벌받지 않은 사건이 재논란이 되었어요. 오라윳은 사고 발생 5년 뒤인 2017년 전용기를 타고 국외 도피를 했죠. 오라윳 일가의 재산은 6조원 이상으로 태국 내 세 번째 부호라는 점에서 경찰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래선 안되겠죠? 레드불 아웃 되는 것도 순식간일겁니다!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시리즈.
모리오카 서점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15
마블스튜디오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14
레드불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13
에어 조던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12
맥도날드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11
루이비통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10
디앤디파트먼트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9
보잉 747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8
구찌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7
블루보틀 커피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6
룰루레몬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5
스타벅스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4
이솝 (AESOP)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3
파타고니아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2
도쿄R 부동산 – 좋은 브랜드는 필요해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