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PD, 여행 일정을 짜다! 멋모르고 짠, 제주 한 달 여행 일정 :)

국립국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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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한 달 살기, 황 PD의 이야기

제주도 한달살기 프로젝트


여행에서 돌아온 다음날, 여행 계획을 짜다

얼마 전 친구들과 태국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7박 8일, 꿈같고 행복한 여행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갈 생각에 너무 막막했다. 여행 다음날 출근한 나에게 은사장은 말했다.

“황PD~ 오늘은 제주도 여행 일정을 짜자!”

행복했다. 여행을 다녀온 다음날, 다음 여행 계획을 짜보았는가?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제주일정_01

한 달치 여행 일정을 어떻게 짜?

행복했지만, 동시에 막막함이 몰려왔다. 제주도에서 한 달 동안 도대체 뭘 해야 하지? 어딜 가야 하는 거지?

갑자기 몰려오는 고민들로 난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었다. 우선 태국여행을 떠날 때처럼 루트를 먼저 짜기로 했다.

달력과 제주도 지도를 펼쳐놓고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치명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난 제주도를 모른다.

제주도를 공부하기 시작하다.

지도와 달력을 덮고 제주도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제주도는 2개의 시로 구분할 수 있는데, 북부는 제주시 남부는 서귀포시이다. 관광지는 주로 서귀포시에 몰려있는데, 그중에서도 동쪽과 서쪽으로 구분을 할 수가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성산일출봉은 제주도 남동쪽에 있다. 그쪽은 주로 활동적인 체험을 위주로 구경할 수 있다. 남서쪽은 중문 관광단지가 있다. 마찬가지로 여러 체험을 할 수 있는 관광지가 몰려있다.

제주시는 요즘 핫하게 뜨고 있는 카페나 밥집 등 사진 찍기 좋은 명소가 많기로 유명하다. 이렇게 지역별 특징과 갈만한 곳을 공부하다 보니 슬슬 제주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시계방향으로 돌아보자, 제주

우리는 총 4주 중, 딸 태은이가 오기 전 2주 동안 제주를 먼저 한 바퀴 다 돌아보기로 했다.

액티비티 활동은 딸 태은이와 함께하기에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남동쪽, 성산일출봉이 있는 쪽에서부터 왼쪽으로 한 바퀴를 돌기로 했다.

그리고 태은이가 오면 자유여행을 하고, 우도로 들어가 섬살이 체험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주에는 우리에게 선물을 줄 겸 럭셔리 여행을 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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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구체적인 일정을 짜기 시작했다.

대략적인 루트를 짜고, 이제는 세세한 일정을 추가하기 시작했다. 우린 좀 특별한 여행을 하고 싶었다. 남들이 다 하는 체험도 더 재미있는 콘텐츠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

하루 종일 폭풍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하고 싶은 체험 리스트를 적고, 제주도에서 꼭 가야 할 곳들을 지역별로 적어놓았다. 너무 많았다… :)

이제 구글 지도를 열어 가야 할 곳들을 ★(저장)하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니 슬슬 세부 일정이 잡히기 시작했다. 최대한 동선을 짧게 하여 일정을 짰고, 달력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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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의 변덕으로 걱정되는 제주 일정

우리의 첫 2주는 매우 일정이 빡빡하다. 하지만 그 일정도로 될 거란 기대는 이미 내려놓은 지 오래.

제주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날씨가 변덕을 부린다고 한다. 그래서 비가 오는 날을 대비한 방안을 찾아야 하는 숙제가 주어졌다.

앞으로 제주도까지 남은 14일, 그 안에 이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비가 온다고 아무것도 안 하기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미션이 있다.

하지만 이 막막한 숙제도 난 설렘으로 다가온다.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를 한 달간의 여정이 벌써 기대된다. 내가 몇 날 며칠 밤새워 만든 이 일정이 쓸모없어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