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과거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아마 미래에도 인류가 고민하고 있을 난제가 아닐까 싶다. 

해결책으로 여러 학습 음악들이 양산되어 왔지만 주로 유치원생이나 초등생 타겟이었으며, 누가 들어도 학습 음악인 게 느껴질 만큼 정직한 멜로디였다.

그렇다면 요즘 전세계적으로 각광 받고 있는 K-POP 장르는 어떨까? 대중가요의 트렌디한 비트에 과학 주기율표 가사를 끼워넣으면,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하는 중고등학생들의 흥미를 일깨울 수 있을까? 

그 모험 끝에 열공뮤직이 탄생되었다. 가요계에서 굵직한 커리어를 쌓아온 프로듀서들은 이제 음악으로 가치 있는 정보를 전하는 세상을 꿈꾼다.

노래만 듣는다고…. 공부가 될까?

열공뮤직에서 제작된 음원은 여느 가요들과 다를 것 없이 멜론, 벅스와 같은 음원사이트에 공개된다. 현재 80여곡 정도 발표된 상황이다. 시청각적인 방법을 총동원할 수 있도록 타이포그래피를 가미한 뮤비도 제작하여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모든 공부의 암기 이전에는 개념이 선행되어야 한다. 3분 이내의 노래 안에 모든 내용과 개념을 다 담는다는 것은 역부족이다. 실제로 노래만 듣고는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뮤직비디오 내용을 토대로 기본적인 이해를 돕는 인터넷 강의도 제작 및 공급한다.

이렇게 개념 정리를 마쳤다면, 이제 귀에 이어폰을 꽂고 등하굣길, 학원 가는 길에 흥얼흥얼 노래를 듣기만 하면 된다. 

열공뮤직의 프로듀서들은 현재 열공뮤직에서 지향하는 결에 맞게 대중가요들을 활발히 제작하던 사람들로 결성되었다. 기현석 열공뮤직 대표 프로듀서는 케이윌 ‘사귀어볼래’, 정은지 ‘그대란 정원’(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 OST), 정업 ‘그 애’(SBS 드라마 닥터스 OST) 등 다양한 가요와 드라마 OST들을 제작했다. 

대중가요를 제작하던 프로듀서들이 학습음악을 만든다는 것, 어떤 특이점들이 있었을까?

우선 가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조금 독특하다. 열공뮤직 내부 직원들끼리 스터디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외부 학원 강사나 학교 교사, 심지어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기도 한다.

학습 음악은 가사 내용의 정확성이 생명이기 때문에 가사가 어느정도 구성이 된 후에도 학교 교사나 관련 과목의 강사들에게 검수를 받고 있다.

암기의 지름길은 반복이잖아요

음악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반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반복해 들을 수 있는 좋은 노래를 만들기 위해 더욱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역사나 지리 같은 암기 과목들은 물론이고 개념 이해가 중요한 과학 과목도 열공뮤직 노래를 기반으로, 이후 심화과정까지 진도가 나갈 수 있게끔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리스너들의 반응을 가장 많이 엿볼 수 있는 공간은 단연 유튜브 댓글이다.

-과포자(과학을 포기한 사람)인데 시험 이틀 전에 노래만 듣고 80점 맞았어요

실제 수기와 함께 감사함을 표하는 댓글들을 볼 때마다 우리가 만든 노래들이 정말 도움이 되는구나 싶어 반신반의함을 떨쳐낼 수 있었다고 한다.

음악과 영상 콘텐츠로 경계 없는 학습자료를 제공하던 열공뮤직에게 현재의 코로나 시국은 또 다른 기회가 되기도 했다. 온라인 개학의 활성화로 학생들에게 추천할 학습 콘텐츠를 찾아 헤매던 교사들에게 열공뮤직은 단비와도 같은 존재였을 터, 그 수요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한계를 두지 않고 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대중가요뿐만 아니라 레게, 보사노바 등 폭넓은 장르까지 개척해보고 싶다는 기현석 프로듀서.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듣는 요즘 중고등학생들의 개방적인 사고를 반영한 것이라고.

향후에는 어플을 개발하여 콘텐츠를 제공하고 나아가 학생들이 직접 작사를 해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싶다는데. 중고등학생 학습에서 더 나아가 외국인들을 위한 한국어 노래를 제작하는 등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도 꿈꾸고 있다고 한다.

음악을 통해 가치 있는 정보를 전하고 싶다는 또렷한 비전을 바탕으로 학습의 패러다임뿐만 아니라 음악계에도 한 획을 그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