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는 지금의 시대에 진정으로 올드패션드(old-fashioned)한 레코드 가게가 있다.
무려 46년간 최장수 음반 가게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뮤즈들의 오아시스, “서울음악사”를 소개한다.

예전에 동네마다 하나씩 있던 음반가게는 LP, 테이프, CD의 시대를 지나 인터넷을 이용한 스트리밍 서비스의 시대로 들어서면서 점점 주위에서 볼 수 없게 되었다. 그 가운데 지하도상가 한 자리에서 46년째 음반을 팔고 있는 전국에서 제일 오래된 음반가게 ‘서울음악사’의 존재는 사막에서 만나는 ‘오아시스’처럼 단연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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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음악사는 어떤 점포인지 소개 좀 해주시겠어요?

저희 점포는 이곳 시청광장 지하도상가에서 46년째 음반을 팔고 있는 음반가게입니다.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카세트테이프, CD, DVD, USB 등을 팔면서 옛날 오디오, 비디오를 복원해주거나 PAL방식 DVD를 NTSC방식으로 전환해주는 일 등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카이 녹음기 두 대, 카세트 테이프 16개, 도매상에서 조달한 LP 100개로 시작했어요. 좋아하는 음악도 실컷 들을 겸 이 일을 하게 된거지요.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음반가게라고 들었는데…

네. 그렇습니다.(웃음) 제가 1994년에 사단법인 음반소매상연합회를 조직해서 초대회장을 한 적이 있어요. 그 때 전국의 음반 소매상 중에서 저보다 장사를 오래 한 분들이 딱 두 분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 분들이 연세가 드셔서 현역에서 물러났어요. 그러니까 지금은 저희 점포가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곳이라고 할 수 있겠죠.

 

원래부터 음악에 관심이 있으셨나봐요?

친구 덕분이죠. 대구에서 중앙초등학교를 다닐 때, 바이올린을 공부하는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가 바로 세종솔로이스츠를 창단하고 미국 줄리어드 음악대학, 예일대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강 효 교수였어요.

참 좋은 친구인데, 그 친구랑 어울려 다니면서 그 친구가 다니는 성당에도 나가고 클래식 음악도 많이 듣게 됐어요. 지금도 한국 오면 가끔 이 곳에 들려서 인사 나누곤 하지요. 유명한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바로 그 친구 제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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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은 어떤 장르의 음악과 어떤 음악가를 좋아하세요?

가요와 팝을 좋아합니다. 나훈아, 비틀즈, 플래터스를 특히 좋아했어요. 60년대부터 70년대 초까지 나온 가요와 팝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을 정도니까요. 사실 음반 가게 하려면 머리가 좋아야 합니다.(웃음) 어떤 곡이 언제 어디서 나오는지 알고 있어야 하거든요. 흘러간 곡들도 다 알고 있어야 하니 경륜도 있어야 하죠.

 

46년 동안 오래 운영해오셨는 데 추억하고 싶은 때가 있나요?

지난 세월을 회상해 보면 음반가게가 호황이었던 70년도에 신나게 일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에는 패티김 음반이 제일 잘나갔어요. 패티김의 ‘이별’이란 노래가 담긴 테이프는 일본 관광객들이 많이 사가서 정말 불티나게 팔렸었죠.

그 때 음반 가게가 너무 잘되니까 제가 직접 음반을 제작하기도 했었어요. 클래식 편집음반이랑 복음성가 음반이었는데, 디자인부터 제작, 판매, 수금까지 제가 혼자 다 했지요. 이쪽 계통에서 저처럼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한 사람은 아주 드물 걸요?

또, 인근에 있던 은행 여직원들이 점심때만 되면 밥을 후딱 먹어치우고는 여기로 우르르 몰려와서는 음악을 틀어달라고 졸랐던 것도 기억나요. 그러면 저도 덩달아 신이 나서 당시 최고로 유행하는 음반들을 줄줄이 틀어주며 그 음반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줬지요. 그때가 참 소박하고 좋았습니다.

 

앞으로의 꿈이 있으시다면요?

저는 음악과 함께 하는 삶이 좋고, 여기서 다양한 손님들을 만나 그들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행복합니다. 그래서, 음반가게들이 다 불황이라고 해도 저는 죽을 때까지 이 일을 해보려고 합니다. 그게 제 꿈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서울음악사’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음반은 클래식 음반이다. “클래식을 좋아하세요?”나 “장한나의 첼로음반” 등은 꾸준히 판매가 되고 있다고 한다.
송대표는 오늘도 지하철을 타고 출근해 아침 10시부터 저녁 9시까지 자신의 점포를 지킨다. 그 곳에는 송대표의 46년 인생이 녹아있고, 손님들의 행복이 숨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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