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스턴트 라면 협회에 따르면 연간 세계 라면 소비량이 2019년 기준 1,060억 개다. 그중 라면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는 중국이지만, 1인당 소비량은 한국을 따라올 나라가 없다. 우리나라의 라면은 1960년대의 삼양 라면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수많은 변화를 겪으며 우리에 입맛에 맞게 정착되었다. 건강이 신경 쓰이지만, 이미 혀가 아는 맛! 특히나 라면국답게 매년 새로운 라면 이슈 덕분에 혀가 즐거워지고 있다.

국립국악원

만약 지나가는 100명을 붙잡고 소울푸드가 무엇이냐 물어본다면 라면이라고 답할 자가 얼마나 될까. 필자는 30%가 넘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다. 1주 1라면 정도는 기본이 된 한국인의 소울푸드 라면. 그 별별 이야기를 알아보자.

2010년~현재까지 연도별 라면 이슈 

라면

MSG가 라면계에서 퇴출된 2010년도부터 시작해보자. 2011년 농심은 ‘우골 보양식사’라는 광고와 함께 신라면 블랙을 출시했다. 기존 신라면에 비해 2배가 넘는 가격에 부정적인 시선도 많았지만 더 풍부해진 건더기와 우골의 담백한 맛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은 넓어졌다. 같은 해 대한민국은 하얀 국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능 ‘남자의 자격’에서 개발된 꼬꼬면을 시작으로 나가사키 짬뽕과 기스면까지 하얀 라면이 열풍이 불었다.


▲ 레전드 of 전설의 짜파구리 먹방 (출처: MBCentertainment)

2012년은 그야말로 라면 대작의 시작. 하얀 국물에 빠진 이들이 불꽃같은 불닭볶음면에 스며들게 된다. 얼얼한 매운맛이 혀를 자극하고, 이를 중화시키기 위해 삼각김밥과 스트링 치즈를 곁들여 먹는 등 다양한 레시피가 유행하였다. 또한 지금까지 이슈 되는 짜파구리 또한 붐이었는데, 보통 ‘아빠! 어디가?’에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겠지만 90년대부터 장병들이 즐겨 먹던 레시피로 ‘아빠! 어디가?’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졌다. 이로 인해 각 라면의 판매량이 치솟았고 너구리와 짜파게티를 묶어서 파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선보였다. 

라면

2015년 일반 짜장 라면보다 널찍하고 굵은 면발의 짜왕이 등장한다. 중국집 짜장면과 같은 비주얼에 소스의 단맛이 덜하고 춘장 맛을 높여 인기를 끌었다. 짜장을 먹으면 짬뽕 국물이 생각나는 법. 진짬뽕을 시작으로 다양한 짬뽕 라면 또한 트렌드 경쟁에 참전하였다.

2018년에는 봉지 라면으로 출시된 더 왕뚜껑, 카레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오뚜기에서 내놓은 오뚜기 카레면, 농심 새우탕면 등 신상이 많았지만 대박을 터트린 히트작은 없었다. 이 외에도 스리라차 볶음면, CU의 갈릭버터볶음면 등 국물 없는 볶음 라면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라면

2019년에는 영화 ‘기생충’이 개봉하며 짜파구리가 한 번 더 성행하였고, 건강을 위해 튀기지 않은 논프라잉 면이 또 한 번 급부상했다. 또한 20년에는 19년에 출시된 팔도의 ‘괄도네넴띤’ 마케팅이 성공하며 이를 따라잡기 위한 비빔면 전쟁이 있었다. 올해는 다양하고 색다른 조합의 콜라보를 통해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쩝쩝 박사들의 꿀조합이색 라면 레시피 소개

라면 좀 먹는다는 쩝쩝 박사들은 자신만의 라면 조리에 신념이 있다. 필자 또한 계란을 풀지 않고 덩어리로 익히며, 항상 끓는 물에 수프를 먼저 넣어야 한다. 또한 치즈를 즐겨 먹기 때문에 완성된 라면에 슬라이스 치즈는 필수다! 이 정도는 평범한 수준에 속하지만 땅콩버터를 넣거나, 우유와 콜라를 넣는 등이 취향 존중이 필요한 레시피도 많다. 아래는 여러 레시피 중 보장된 맛을 자랑하는 것들을 모아보았다.

[냉라면]

백종원 레시피로 유명한 냉라면. 여름밤 하루쯤은 다이어트 접어두고 야식으로 먹어보자! 

▲ 출처: 백종원의 요리비책 Paik’s Cuisine

재료 : 라면 1개, 양파 1/4콩나물 한 줌, 청양고추 1개, 쪽파 2개

냉라면 소스 : 라면 수프 1봉지, 간장 2큰 술, 물 1컵, 식초 2큰 술, 설탕 2큰 술

1. 콩나물은 씻어두고, 양파는 채 썬다.

2. 냉라면 소스를 섞고 입맛에 따라 물이나 얼음으로 간을 조절한다.

3. 냄비에 물이 끓으면 콩나물과 면을 넣는다.

면이 다 익기 전에 양파도 넣은 뒤 쫄깃하게 끓여낸다.

4. 전분 없이 시원하게 헹군 라면 사리에 육수를 붓고

청양고추와 쪽파로 마무리한다.

냉장고 사정에 따라 오이나 깻잎 등을 추가해도 좋다. 

[불 짬뽕면]

여름엔 이열치열이라고 했던가. 청양고추도 추가해 주면 땀을 쭉쭉 뺄 불 맛 짬뽕이 완성된다.

▲ 출처: 백종원의 요리비책 Paik’s Cuisine

재료 : 대패 삼겹 5장, 대파 반 개, 양파 1/4개, 양배추 2장, 진간장, 고춧가루

1. 대파와 양파, 양배추는 채 썬다. 

2. 냄비에 기름을 붓고 썰어 둔 대파, 양파를 볶다가 삼겹살도 함께 볶는다.

3. 반 정도 익으면 양배추 채를 넣고 진간장 1T, 고춧가루 2T를 넣고

끓는 물을 붓는다. 

4. 라면과 분말, 후레이크를 넣고 남은 대파를 넣어준다. 

5. 간장이 들어가기 때문에 국물 양은 기호에 따라 조절하도록 하자. 

[양파게티]

양파 농가 응원을 위해 시작한 레시피가 짜장의 감칠맛을 상승시켜 한 번쯤 도전해 볼 만하다!

▲ 출처: 백종원의 요리비책 Paik’s Cuisine

재료 : 만능 양파 45g (1블록), 짜장 라면 1개, 물 600ml (종이컵 3컵), 고추장 5g (1작은 술) 

*만능 양파 레시피: https://www.youtube.com/watch?v=0hYm1QOJZeo

1. 냄비에 물과 건더기 수프를 넣고 끓인다. 

2. 물이 끓으면 짜장 라면을 넣고 부드럽게 푼다. 

3. 물은 100ml인 반 컵 정도를 남기고 버린다. 

4. 약 불에서 고추장, 만능 양파를 넣고 풀어주다가 짜장 수프를 넣고 섞는다. 

5. 접시에 담고 올리브유를 뿌려 마무리한다. 

[청양고추면]

깔끔하면서 얼큰한 라면이 당길 때 추천하는 레시피!

재료 : 라면, 콩나물 한 줌, 계란 1개, 청양고추 3개, 대파 반 개, 고춧가루 1큰 술

1. 끓는 물에 면과 분말, 건더기 수프를 넣고 콩나물 한 줌을 넣는다.

2. 계란 하나를 넣고 면을 꼬들꼬들하게 익힌다.

이때 깔끔함을 위해 계란은 풀지 않는다.

3. 마지막에 파와 청양고추를 쫑쫑 썰어 넣고 고춧가루 1큰 술로 마무리한다.

[컵라면 계란찜]

라면만 먹으면 영양 불균형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들을 위한 든든한 단백질 레시피! 영양은 물론이고 맛까지 좋으니 라면에 계란 추가는 필수다.

▲ 출처: 쿡피아 Cookpia

재료 : 기호에 따른 컵라면(종이 재질), 계란 2개

1. 컵라면을 끓여 맛있게 먹는다.

2. 남은 국물에 계란을 푼다. 국물의 양이 적다면 하나만 넣기

3. 전자레인지에서 2분 정도 돌려준다. 익은 상태에 따라 추가로 익혀도 된다. 

4. 부드럽게 익은 계란은 수프에 따라 맛이 달라지니 다양한 라면을 섭렵해보자.

필자가 직접 먹어보고 쓰는 신상품 리뷰!

라면

필자는 항상 먹는 것만 먹는 스타일이다. 가장 좋아하는 라면을 꼽자면 ‘진짬뽕’과 ‘까르보나라 불닭’인데 한번 꽂히게 되면 일주일 동안 같은 라면만 먹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로 다른 제품들이 콜라보를 하면서 새로운 라면에도 관심이 갔다. 두 가지를 합쳐 하나의 상품이 된 콜라보 제품들은 과연 그만큼의 만족을 줄 수 있을까? 궁금했던 필자는 직접 편의점에 들러 세 가지의 라면을 골라왔다. 

* 아래 후기는 필자의 주관적은 평가임을 참고하자.

오뚜기 순후추 라면

라면

집에서도 자주 쓰던 그 후추 통! 수많은 후추 중에서 가장 눈에 익은 오뚜기 순후추와 라면이 만났다. 순후추 라면의 종류는 ‘매운맛’과 ‘사골 곰탕 맛’으로 나뉘는데 재미있는 점은 매운맛은 ‘이마트 24’, 사골 곰탕 맛은 ‘GS25’에서 판매된다. (CU는 불참인가?) 순후추 라면이 생겨난 배경은 평소 음식에 후추를 자주 뿌려먹던 이마트 24의 라면 바이어가 오뚜기 측에 제안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필자 또한 후추를 잔뜩 뿌려먹는 후추파에 속하는데 그래서인지 다른 라면보다 더욱 기대가 됐다. 

라면

순후추 라면의 맛은 가장 비슷한 사리곰탕과 비교하였을 때 확실히 후추 맛이 많이 난다. 이는 ‘후첨 수프’가 한 몫 한 듯하다. 후추 맛이 강하다 보니 구수함은 잘 느껴지지 않으나 자극적인 맛이 입맛을 돋우어 어느새 한 그릇 뚝딱 비워냈다. 결론적으로 순후추 라면은 뜨끈한 국밥이 당길 때 가성비 좋게 한 그릇 하기 좋은 라면이다. 맑은 국물이다 보니 순대나 만두를 넣어 먹거나, 대패 삼겹살을 서 너 장 구워 올려 일본 라멘의 느낌을 내도 좋다.

두껍 라면

라면

CU와 두꺼비가 ‘혼술상’ 차리기에 푹 빠졌다. 두꺼비 진로를 기준으로 소주와 잘 어울리는 냉장 안주 2종과 시원한 두껍 컵 라면이 그것이다. 두껍 컵 라면은 안주는 물론이고 해장용으로도 잘 맞다. 콩나물 엑기스가 들어가 시원하고, 건더기 수프에 김치를 추가해 칼칼함을 더했기 때문이다. 

라면

두껍 라면은 다른 라면에 비해 면이 얇아 쫄깃함이 살아있었다. 안주용으로 먹을 때 술 한 잔 기울이고 이야기하다 보면 면이 불게 되는데 이러한 특성은 장점이 된다. 천천히 먹어도 잘 불지 않기 때문이다. 두껍 라면의 국물 맛은 처음과 시간이 지났을 때 차이가 있었다. 그것은 아마도 김치 때문인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김치 건더기에서 깊은 맛이 우러나오는 듯하다. 대표적은 김치 라면인 아오모리와 비교했을 때 김치의 신맛은 약하고 맑은 국물이 청량하게 느껴졌다. 이 라면은 깔끔함이 생명이기 때문에 도수가 높은 소주가 최적의 궁합이라 생각된다. 

꽃게랑 라면

라면

빙그레와 오뚜기가 만나 탄생한 꽃게랑 라면. 꽃게랑 라면의 비장의 무기는 기본 분말수프 밑에 숨어있는 비법 수프이다. 거기에 꽃게 모양 어묵 조각을 넣어 눈으로 보는 재미까지 더했다. 얼마 전 막을 내린 ‘어쩌다 사장’에서 조인성이 끓인 대게 라면을 볼 때마다 티브이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라면과 게의 조합은 어찌 맛이 없을 수 있겠는가. 그러한 연장선에서 꽃게랑도 무척 기대가 되었다. 

라면

꽃게랑 라면의 첫 한 입은 조금 달달했다. 또한 참깨 라면처럼 고소함이 입안을 감쌌다. 게의 향과 맛은 은은하게 나는데 라면보다는 과자에 가깝다는 느낌이 강했다. 기대를 너무 많이 한 탓인지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온전히 게의 맛 + 라면의 조합이 궁금하다면 한 번쯤 먹어 볼 만하다. 꽃게랑 라면에 추천하고 싶은 조합은 싱싱한 회다. 소주에 회를 잔뜩 먹고 꽃게랑 라면으로 마무리하면 매운탕 부럽지 않은 해산물 파티가 될 것 같다.

한 번 먹어보고 싶은, 역수입 필요한 라면들 

시중엔 다양한 입맛과 취향을 저격할 라면들이 존재하는 가운데 라면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크게 두 분류로 나눌 수 있다. 늘 먹던 익숙한 것을 찾는 이들과 도전적인 성향으로 신상 라면까지 섭렵하는 이들이다. 이처럼 라면을 고르는 취향은 다르지만 전자와 후자 모두에게 관심을 받는 라면이 있다. 그것은 해외에서만 먹을 수 있는 한국의 라면이다. 비건 라면에서부터 마요네즈가 추가된 라면까지. 해외여행도 못 가는 판국인데 한국에서의 출시를 고대해 본다. 

>> 러시아 팔도 도시락

▲ 러시아에서 국민 라면이라고 불리는 만큼 다양한 맛이 판매된다.

러시아인들은 ‘다쉬락’이라 부르는 팔도 도시락 라면. ‘팔도 도시락’이 러시아의 효자 상품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장거리 기차를 많이 타는 러시아인들이 수납하기에 팔도 도시락의 사각 디자인이 알맞은 모양과 사이즈였다는 이유로 인기가 시작되었다. 또한 다른 라면에 비해 순한 맵기도 인기의 이유 중 하나다.

러시아에서는 취향에 따라 도시락에 마요네즈나 소시지 등을 넣어먹기는 다양한 파생 레시피가 생겨났다. 현재는 현지 공장을 차려 생산, 수출하고 있으며 그들의 입맛에 맞게 매운맛을 더 줄여 로컬화가 완료되었다. 현지 생산품 중에서는 쇠고기 맛, 닭고기 맛, 버섯 맛이 가장 흔한데 러시아에 가게 된다면 우리나라에 없는 다양한 맛의 도시락을 먹어보자!

>> 농심 순라면

라면

▲ 해외 구매로 맛볼 수 있는 농심 순라면

국내에서도 비건 시장은 꾸준히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비건 라면은 고기뿐 아니라 수산물, 우유, 계란 등 동물성 재료를 엄격하게 제외해서 만드는데 그중 농심의 ‘순라면’은 국내에서는 살 수 없는 해외 전용 상품이다. 이러한 이유로 비건들 사이에서는 외국에 여행 갔던 친구에게 선물로 순라면을 받기도 한다. 순라면의 실제 맛은 끓였을 때 비주얼이 묽어 보이는데 의외로 깊은 맛이 난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인의 입맛에는 살짝 싱겁게 느껴질 수 있으니 청양고추나 마늘 등을 첨가하면 완벽한 맛을 찾을 수 있다. 

>> 대박라면 

라면

▲ 이미 유튜브에서 콘텐츠로 자리 잡은 대박라면. 면이 검은색이다 ㄷㄷㄷ

신세계 푸드에서 만든 대박 라면은 할랄 푸드 시장을 공략해 해외에서 판매 중이며 꾸준히 판매량이 상승하고 있다. 맛도 맛이지만 대박라면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코로나19로 간편식 수요가 늘어남과 동시에 각종 SNS에 후기가 올라오면서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대박 라면은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중독적인 매운맛을 자랑하는데 매운맛 하면 빠지지 않는 한국인들은 국내 출시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 농심 닭개장 사발면

라면

▲ 어떤 맛인지 궁금한 닭개장 라면

수출용이라 싱거울 거라는 생각은 금지! 오히려 신라면과 비슷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매운맛을 가진 라면이다. 국내 라면들과 다른 점은 수프에서 우러난 국물 맛인데 은은하게 카레 향 또는 향신료 맛이 나기도 한다. 수출용의 경우 양이 많다는 의혹도 있는데 농심 닭개장의 경우 면이나 후레이크 등이 국내 제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육개장만 먹어본 우리는 닭개장의 맛이 궁금하다. 

기획, 편집 / 다나와 김명신
글, 사진 / 문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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