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연료는 매우 다양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휘발유와 경유, LPG가 전부였는데 이제는 전기, 수소, CNG 등의 친환경연료까지 그 폭이 넓어져 다양한 연료로 구동이 가능한 자동차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휘발유와 경유가 가장 대표적이고 흔하게 쓰이는 연료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이 둘의 차이 가장 큰 비중은 성능적인 측면보다 가격에 좀 더 치우치고 있습니다. 기존까지는 경유가 원래 휘발유보다 저렴하다는 메리트가 존재했었습니다만 최근 경유값의 고공행진으로 인해 경유차 운전자들의 심기가 불편해졌습니다. 이에 오늘은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진 이유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경유와 휘발유 무엇이 다른걸까?
주유소 입구에도 여전히 경유와 휘발유, 고급 휘발유 가격만 쓰여있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휘발유는 엔진에서 스파크를 일으켜 점화된 에너지를 이용해 동력을 얻게 되는 시스템인데요. 가볍고 높은 출력을 낼 수 있는 데다 소음과 진동이 적어서 승차감이 좋습니다. 이런 장점들 때문에 승용차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연료이죠. 다만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으나 아직은 대형 세단, 스포츠카들이 가솔린을 주연료로 하고 있습니다.
고급 휘발유라 함은 옥탄가를 높여 만들어진 휘발유입니다. 옥탄가는 휘발유의 노킹 전도를 측정하는 값으로서 연료가 연소할 때 이상 폭발을 일으키지 않는 정도를 나타낸 수치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91~93Ron을 일반 휘발유, 94Ron 이상을 고급 휘발유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높은 압축비를 가진 자동차는 노킹 현상이 일어나기 쉬우므로 고급 휘발유를 사용하는 것이 이 현상을 막고 장기적으로 엔진 부품을 지키는 길입니다.
한편 경유, 디젤연료는 공기 압축이 아닌 고온에서 디젤을 분사해서 스스로 불이 붙게 하여 엔진이 가동되는 원리이므로 소음과 진동이 큰 편입니다. 엔진의 힘이 강하며 높은 열효율을 갖고 있어 연비가 휘발유보다 높다는 장점이 있는 한편 엔진 소음과 배기가스가 상대적으로 더 배출된다는 단점이 있죠.
주로 화물차, 트럭, SUV 등에 많이 쓰이고 있는데 최근 환경 문제의 규제로 디젤차의 입지가 많이 줄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연료비까지 높아져서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역전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의 경유가 더 저렴하다는 고정관념마저 깨져버린 것이죠.
경유값이 휘발유 값보다 비싼 이유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입니다. 경유를 중심으로 석유제품 수급 차질이 빚어지면서 14년 만에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섰습니다. 이에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쪽은 운송업 종사자들입니다. 지난해 요소수 품귀현상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는데 이번에는 경유값 폭등이니 디젤차 특히 화물차 운전자들의 시름이 한층 깊어진 것입니다.
국내에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역전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8년 6월 이후 14년 만의 일인데요. 지금까지는 국내 주유소에서 경유 판매 가격이 휘발유보다 ℓ당 200 원가량 저렴했었습니다. 그런데 전쟁으로 말미암아 러시아산 경유의 수입 물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보다도 유럽연합(EU)의 피해는 더 큽니다. 2019년 기준으로 연료 판매량 3/4이 경유일 정도로 경유 사용량이 높기 때문이죠. 승용차 역시 40% 이상이 디젤(경유) 차량입니다. 그런데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시작하면서 경유 수입이 급감할 수밖에 없어 우리보다 더 타격이 크며 가격 또한 더욱 급등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총체적 난국에 직면한 것이죠.
경유 가격이 비싸진 두 번째 이유는 휘발유의 유류세 인하 폭이 컸기 때문입니다. 현재 휘발유, 경유 모두 30% 수준의 유류세 인하를 하고 있는데요. 다만 휘발유의 가격이 더 높아서 가격 할인 효과를 더 크게 보고 있는 셈이며 이 때문에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이 역전된 것입니다.
이러한 추세는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전기차의 인기가 더 치솟을 것이고 겨울에 난방유로 등유를 사용하는 곳이나 경유차량 운전자에게는 더욱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이유를 살펴보았는데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도 크며 앞으로도 쉽게 진정될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자동차 및 난방 기구를 바꾸거나 절약하는 길밖에는 없는 것인지, 정부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경유와 휘발유 가격을 조정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안이 나올 때까지 더 기다려야 하는지 걱정이 되는 시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