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 20여 년간 증권업계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며 수많은 부자들을 지켜보았다. 벼락부자가 된 사람부터 사업으로 성공한 자수성가형 부자, 부동산 투자나 주식 투자로 돈을 번 자산관리형 부자 등 수없이 많은 부자의 탄생을 가까이서 보았다. 한편으로 있는 돈 없는 돈 모두 끌어모아 투자했다가 하루아침에 가난해지는 사람들도 보았다. 나 역시 돈을 모으고 불리는 과정에서 잦은 실패를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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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주식 시장이 상승장이든 하락장이든 그에 상관없이 통하는 나만의 투자 원칙들을 가지게 되었다. 이 원칙들을 안다면 돈 때문에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1. 배고플 땐 매수매도 버튼을 누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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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하든 코인을 하든, 매수/매도 버튼을 누를 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배가 고프거나 피곤할 때 매수 매도/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피곤하거나 급한 마음에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잘 이용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다. 몇 해 전 후배가 회사를 차렸는데, 코인을 트레이딩하는 일을 하는 그의 트레이딩 전략 중 하나가, 코인을 새벽 2시에 사서 아침 9시에 매도한다는 것이었다.

“새벽 2시에는 사람들이 다들 졸려서 못 견디고 팔기 때문에 싼 가격에 살 수 있어요. 그리고 보통 사람들이 매수 주문을 출근해서 9시~9시 반 사이에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그 시간대가 되면 다시 코인 가격이 올라가요. 그래서 새벽 2시에 사서 아침 9시에 파는 전략을 자동 매매로 돌려 봤는데 성과가 괜찮았어요.”

그의 말에 따르면 수익률이 높은 베테랑 투자자들은 모두가 잠든 새벽 2시에 코인을 사들인다는 것이었다. 부자들은 빨리 자고 싶은 마음에 코인을 싸게 팔아 버리는 대다수 사람들의 심리 패턴을 일찍이 알아차리고, 남들이 잠든 시간에 조용히 돈을 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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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스코틀랜드 던디대학교의 연구에서, 공복 상태의 사람들과 적절히 식사를 하고 난 사람들을 비교했을 때, 공복의 상태의 사람들이 의사 결정을 할 때 인내력이 정상에 비해 10배 가까이 떨어지는 결과가 나왔다. 이것이 배가 고플 때는 매수/매도 버튼을 누르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2. 손절 기준을 명확히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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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사실이지만, 사람은 만 원을 벌었을 때의 기쁨보다 만 원을 잃었을 때의 고통을 더 크게 느낀다. 같은 금액이라도 이익보다 손실을 더 크게 평가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주식의 세계에서도 사람들은 손실 회피 성향으로 인해 오른 주식은 빨리 팔아 수익을 맛보고, 떨어진 주식은 손실이 확정되는 게 두려워 팔지 않고 붙드는 경향을 보인다.

“머리가 좋은 사람의 투자 성과는 원칙을 지키는 사람의 성과에 미치지 못한다.”
투자 이론가인 윌리엄 번스타인의 말인데, 내가 무척 공감하는 말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부자들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드러난다. 2022년 하나은행의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대한민국 부자들의 금융 행태를 분석한 <2022 코리아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금융자산을 10억 이상 가지고 있는 부자들은 평균적으로 주가가 15퍼센트 하락하면 매도를 하고, 23퍼센트가 오르면 매도를 했다. 중요한 것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 규칙을 지킨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투자를 할 때 가치투자나 장기투자가 목적이 아니라면 처음부터 ‘나는 몇 퍼센트 이상 오르면 거기서 물러날 거야’라는 상한선을 정해 놓고 시작하길 바란다. 목표와 규칙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실행해야 주식 시장의 변화무쌍한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이길 수 있다.

3. 지출에도 법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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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을 통제하는 것도 재산을 키우는 데 중요한 방법 중 하나다. 사람에게는 일정 금액 이상을 소비하면 심리적으로 불안해지는 저마다의 ‘선’이 있다. 그 선이 무너지지 않도록 한 아이템에 대한 지출이 월급의 5퍼센트를 넘어가지 않게 해야 한다.

왜 하필 5퍼센트일까? 예를 들어 95가 100이 되려면 5.3퍼센트만 수익을 내면 된다. 하지만 90이 100이 되려면 11.1퍼센트의 수익을 내야 하고, 80이 100이 되려면 25퍼센트의 수익을 내야 한다. 경제 성장률이나 물가 상승률, 월급 인상률이 3~5퍼센트 정도라는 점을 감안해 보면, 월급에서 5퍼센트 정도는 사라져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메꿀 수 있는 수준이다.

예를 들어 큰맘 먹고 명품 시계를 하나 샀는데 12개월 할부라면 월급의 5퍼센트 정도 지출되는 것은 감내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지출해서 매달 10퍼센트씩 할부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지출이든 5퍼센트를 초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이 법칙이 자꾸 무너지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점검해 보길 바란다.

4. 생각보다 마흔은 빨리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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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마흔이 되면 가장 크게 후회하는 것은 바로 ‘자산’을 만들어 놓지 않은 것이다. 결혼을 했든 안 했든, 여자들은 마흔 무렵이 되면 그동안 돈을 제대로 모으지 못한 것을 사무치게 후회한다.

마흔은 일 하나만 놓고 보면 가장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시기다. 금전적으로도 안정되어 있고, 회사에서도 내 손을 거치면 모든 것이 원활해지는, 일적으로 자신감이 넘치는 시기다. 그러나 동시에 그 시기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나도 마흔이 됐을 때 나에게 남아 있는 ‘좋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피부로 확 느껴졌다. 더 이상 젊지 않으며, 위로 올라가는 문은 점점 좁아지는데 밑으로는 나를 대체할 후배들이 무섭게 덤벼 왔다. 조만간 경제적으로 수입이 더 이상 증가하기 어려운 시점이 오겠구나 하는 사실도 비로소 실감하게 되었다.

마흔은 생각보다 정말 빨리 온다. 어떤 형태로든 자산을 모아 둔 사람과 자산을 모아 두지 않은 사람의 마흔은 생활 전반에 걸쳐 질적으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그러니 마흔이 되어 후회하고 싶지 않다면 하루라도 빨리 돈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지금 무엇인가를 하지 않는다면 5년 뒤의 상황은 지금과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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