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이탈리아 풀리아(Puglia) 지방의 해안 도시 폴리냐노 아 마레(Polignano a Mare). 하얀 절벽 위에 올려진 마을과 짙푸른 바다가 그림처럼 어우러진 이곳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여행객을 매료시킵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 제 마음을 사로잡은 건 풍경만이 아니었습니다. ‘판제로티(Panzerotti)’라는 길거리 음식 덕분이었죠.

튀긴 피자, 판제로티의 매력

판제로티는 한마디로 튀겨서 만든 반달 모양의 피자입니다. 겉모습은 칼조네(calzone)와 비슷하지만 조리 방식이 다릅니다. 칼조네가 오븐에서 구워지는 반면, 판제로티는 뜨거운 기름에 튀겨져 나옵니다. 이 덕분에 겉은 바삭하게 터지면서도 속은 치즈와 토마토 소스가 촉촉하고 진하게 흘러나오는 풍미를 자랑합니다.

바로 튀겨주는 곳들도 많은데 엄청나게 뜨겁다

제가 먹은 기본 버전에는 토마토 소스와 모짜렐라 치즈만 들어 있었는데, 그 맛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한 입 베어 물면 고소한 반죽 사이로 토마토의 산미와 치즈의 진득한 감칠맛이 어우러져 마치 ‘이탈리아 남부의 소울푸드’ 같았어요. 현지인들은 종종 햄, 살라미, 버섯, 해산물(새우 등) 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 변주하지만, 역시 기본이 가장 완벽한 조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폴리냐노 아 마레, 그리고 남부 해안도시들

판제로티의 본고장은 풀리아 지방의 바리(Bari)입니다. 하지만 폴리냐노 아 마레에서도 아주 쉽게 판제로티 전문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좁은 골목을 걷다 보면 기름에 막 튀겨져 나온 뜨거운 판제로티를 종이봉지에 담아주는 작은 가게들이 있습니다.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아서 피자 한 판보다 훨씬 저렴하게 남부 이탈리아의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여행 루트를 짜신다면 바리, 폴리냐노 아 마레, 레체(Lecce), 오트란토(Otranto) 같은 풀리아 해안 도시들을 묶어 돌아보길 추천합니다. 각각의 도시는 바다를 끼고 있어 풍경이 다채롭고, 음식 또한 지역 특색이 강해 미식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됩니다.

폴리냐노 아 마레 / 사진: Unsplash의Vincenzo De Simone

판제로티는 식사라기보다 간식으로 즐기기에 딱 좋은 음식입니다. 크기가 크지 않아 길을 걸으며 먹기도 편하고, 갓 튀긴 것을 바로 먹으면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해안 절벽 전망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한 입 베어 무는 판제로티는 그 어떤 고급 레스토랑 요리보다 만족스러울지도 모릅니다.

판제로티 먹방 영상으로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v6Ig6GN6f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