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급격히 오르는 초여름 날씨가 시작되면서 식중독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많은 이들이 음식을 냉장고 에 넣어두기만 하면 안전할 것이라 믿지만, 전문가들은 "냉장고는 세균의 번식을 늦출 뿐, 완벽한 박멸 장소가 아니다"라고 경고한다. 냉장고를 '식품 금고'처럼 맹신하다간 자칫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위치가 신선도를 결정한다: '냉장고 명당자리'

냉장고 내부 온도는 모든 칸이 동일하지 않다. 문을 여닫을 때마다 온도 변화가 심한 곳과 냉기가 깊게 머무는 곳을 구분해 식재료를 배치해야 한다.

상단 칸: 비교적 온도가 일정하므로 조리된 반찬이나 곧 먹을 음식을 두기에 적합하다.

하단 칸: 냉기가 강한 구역으로, 신선도가 중요한 육류나 어패류를 보관한다. 이때 육즙이 아래로 떨어져 다른 음식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도어(문) 쪽: 온도 변화가 가장 크다. 달걀이나 금방 상하는 유제품보다는 소스류, 음료 등을 보관하는 것이 좋다.

해동을 할 때는?

냉동된 식재료를 요리하기 위해 상온에 내놓는 행위는 세균에게 '번식 파티'를 열어주는 것과 같다. 상온 해동 시 식재료의 겉면 온도가 먼저 올라가며 미생물이 폭발적으로 증식하기 때문이다.

추천 해동법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루 전날 냉장실로 옮겨 해동하는 '냉장 해동'이 가장 안전 하다. 급한 경우에는 비닐에 밀봉하여 '흐르는 찬물'에 담가두는 방식을 권장한다. 뜨거운 물을 사용하면 고기의 단백질 구조가 변하고 맛이 떨어질 뿐 아니라 위생상으로도 위험하다.

냉장고의 효율을 높이는 70/90 법칙

냉장고를 무조건 비우거나 무조건 채우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냉장실과 냉동실의 특성에 맞는 수납 비율이 존재한다. 냉장실은 전체 용량의 70% 이하만 채우는 것이 좋다. 냉기가 원활하게 순환되어야 설정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냉동실은 90% 이상 가득 채우는 것이 유리하다. 꽁꽁 얼어있는 식재료들이 서로 냉기를 전달하는 '아이스팩' 역할을 하여 온도 유지를 돕기 때문이다. 빈 공간이 많다면 빈 페트병에 물을 담아 얼려 채워두는 것도 방법이다.

냉장고가 싫어하는 의외의 식재료

다음 식재료들은 냉장 보관 시 사소한 문제점들이 있다.

토마토는 숙성이 멈추고 세포막이 파괴되어 특유의 풍미가 사라진다. 감자는 전분이 당분으로 변해 식감이 나빠지고, 조리 시 발암물질 생성이 촉진될 수 있다. 마늘/양파 또한 습기를 흡수하여 쉽게 물러지고 곰팡이가 번식하기 쉽다. 빵은 수분이 빠르게 증발해 딱딱해지므로, 장기 보관 시 냉동실이 낫다.

결국 냉장고 관리의 핵심은 '순환'과 '구분'이다. 유통기한뿐 아니라 실제 먹을 수 있는 기간인 '소비기한'을 꼼꼼히 확인하고, 정기적인 청소를 통해 보이지 않는 세균까지 관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